변호라는것이...

in #kr7 years ago

변호라는 것이.../@cjsdns

참 재미있는 세상입니다.
이렇게 정식으로 재판하고 법정에 출두하고 하는 것이 처음이었던 저는
다부지게 마음먹고 애초에 변호사를 선임을 하여 재만에 임했는데 첫 변론에서 보니
상대방도 변호인을 선임했더군요.

첫 번째 재판이 끝나고 나오면서 우리 측 변호사에게 아니 변호사가 뭐하는 분들이죠?
아니 저런 사람도 변호를 해 줍니까?
하면서 우리 측 변호인에게 변호사를 질책하는듯한 뉘앙스의 이야기를 합니다.
그랬더니 하는 말 선배님 그런 말씀 마세요.
다툼은 재판을 해봐야 아는 것이고 변호사는 직업이지 선악을 구분해서 변호하는 직업이 아니에요 합니다.
그래서 속으로 별 희떱지 않은 소리 다하네 했습니다.

어제 보니 이유를 알겠더군요
변호사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말입니다.

초창기에 길길이 날뛰던 피고도 이제는 시간이 갈수록 재판이 진행될수록 자기들이 장담하던 대로 안 되는 것을 알게 되고 상대의 변호인도 사건의 실체를 알아가니 이것은 이기려고 할것이 아니라 손해를 줄이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피고를 설득하고 해서 변호사가 주된 권한을 가지고 조정을 간곡하게 원하는 것을 보면서 아 변호사가 이런 거구나를 실감했습니다.

의뢰인의 이익을 대변하고 재판에서 이기는 게 목적이었던 것에서 상황 판단을 하고 피해를 최소한으로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에 눈을 뜬 변호사의 노력에서 실로 직업정신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재판은 두려움으로 시작했습니다.
세상을 제법 살아온 나로서도 처음 겪는 일이라 사실 많은 걱정을 하면서 소송에 임했는데 아 이런 거라면 나 혼자 해도 되겠구나 나 홀로 소송이란 제도도 있구나 더군다나 전자 재판 아니 전자 소송이라는 제도도 있구나를 알았습니다. 재판이 똑똑한 변호사보다 성실한 당사자가 준비만 잘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재판을 길게 이어가다 보니 들더라고요.
최소한 스팀잇에서 매일 포스팅을 일 년 정도만 하면 웬만한 소송은 변호사 없이 해도 장담하건대 승률이 60 퍼센 트 이상 나올 거 같습니다. 나 역시도 이런 제도를 알았으니 앞으로 소송할 일이 있으면 직접 할거 같습니다.

그러나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도 많이 있지요.
이번 재판처럼 막무가내인 사람 변호인 없이 재판하면 백번이면 백번 다 지게 되어있습니다. 아니 패가망신하게 되어있습니다.
더군다나 자신의 잘못이 뭔지도 모르고 앞뒤기 안 맞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승률이 영 퍼센트가 아니라 상대방이 악의만 먹으면 아니 용서하는 마음이 안 생기고 측은한 생각이 없으면 완전히 망가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번 재판이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변론을 하고 뭐 저런 변호사가 다 있어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에 실체를 알고는 변론을 하는 방법을 바꾸는 것입니다.
대여섯 번 변론을 하고 나서는 조정을 주문합니다.
그때만 해도 워낙 감정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라 거절합니다.
아예 재판부에 조정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서 강력하게 내가 요구를 했습니다.
피고 측이 법을 좋아하고 법대로 하자하니 끝까지 법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왕 이렇게 시작한 거 몇 년이 걸려도 좋습니다.

사실 재판이 시작할 때는 두어 달 하면 끝나겠지 하는데 안 그렇습니다.
서너 달은 조바심으로 한 반년 지니니 체념하고 일 년이 지나니 즐기게 되더군요.
그런 와중에 이쪽에서는 하나하나 절차를 밟아 나갑니다.

그간의 토지의 적법 이용이 아니라면서 행정 당국에서 토지주에게 물린 추징금과 그간에 무단점유로 취한 이득의 반환을 임료 감정이란 절차를 밟아 청구취지 변경이란 것을 하고 재판부의 승인을 얻어서 상대방의 부동산에 가압류를 하고 그렇게 절차를 밟아 갑니다.
일단 이런 부분에서는 변호사 사무실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절차를 밟아가니 시간이 지날수록 피고 측의 배상금액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만 갑니다.
그리고 피고가 하는이야기가 신빙성이 없음을 인지하기에 이르니 변론에 방법이 바뀌는 것이라 봅니다.
변호사로서 의뢰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고 그 의지가 재판부에다 간곡하게 조정을 주문하는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백기투항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피고 측 변호인을 봐서 조정에 응했던 것입니다.

사실 이번 재판을 통해서 내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증거들은 하나도 제출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재판이 빨리 끝나면 좋지만 아예 지리한 공방전이 된다면 3심까지 끌고 간다는 생각을 했기에 처음부터 내게 유리한 증거들은 하나도 꺼내 들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의 논리에 부당함을 들어내기에는 그런 카드까지는 필요도 없었기도 하고요. 그러나 상대방의 변호인은 이쪽의 의중을 간파하고 차단에 나섰던 겁니다.

백기 투항을 해서라도 재판을 종결지어야 자신에 변호인을 보호할 수 있다는 생각 그러나 그것을 피고는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조정을 하는 자리에서도 피고의 입을 막아가며 조정에 임하는 모습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피고는 피고의 변호인이 살려 줬습니다. 이래서 변호사가 필요한 부분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애초에 왜 저런 사람을 변론을 하죠 아니 변호사는 저럼 사람도 변론을 해요? 하는 의구심이 풀리는 날이었습니다.

고향 선배라면서 최선을 다해서 변론을 해준 세중 법무법인 이정세 변호사님에게 감사드리며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 피고 측 변호사 님에게도 수고하셨다고 말씀드립니다. 막판에 내가 많이 양보한 거 우리 측 변호사님의 주문도 있었지만, 상대방 변호인이지만 정말 의뢰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진심이 보였기 때문이라고 알아주시면 되겠습니다.

저의글을 읽어주신분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기원하며
청평에서
천운

2018-02-1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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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일인지는 모르나 재판때문에 마음고생 많으셨겠습니다. 그리도 잘 된거 같아 보이니 다행입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고생 하셨습니다.

마음 고생이 많으시네요.
힘내세요 ^^

재판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재밌습니다. 보통 재판은 옳고 그름에 대한 싸움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최대한 이득을 취하고 손해를 최소화 할 것인가에 대한 싸움인듯 합니다. 상대분은 이를 이해하지 못 하고 재판에 임하시나 봅니다 ㅎㅎ

재판이란것이 사람을 꽤 피곤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재미도 있기는 하지요.
특히나 대법원까지 끌고가게 되면
변호사가 아니라 법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됩니다.
물론 그만큼 정신적으로는 피폐해지겠지만요.
잘 마무리가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설을 평안하게 보내시면 되겠네요.
행복하세요.

고생이 심하시네요. 화이팅 하십시요.

수고하셨습니다. 툴툴털고 기운내십시오~~^^

스팀잇을 하시는대 지장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뿐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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