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끄끄|| #1. 눈물은 왜 짠가

in #kr7 years ago (edited)

이제까지는 읽었던 책을 인스타에 정리 했었는데 지금부터는 스팀잇에 정리하려 합니다. 리뷰 보다는 가벼운 책 소개나 내용 소개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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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 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하며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 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 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주는 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그만 국물을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댔습니다 그러자 주인 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 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 만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_함민복, 눈물은 왜 짠가


나는 시인의 글을 읽은 걸 좋아한다. 시인의 글에는 나로서는 흉내내지 못할 묘한 감성 같은 것이 있다. 함민복 시인의 글엔 서민의 애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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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감사합니다. 팔로우했어요^^

감사합니다. 저도 팔로우 했어요. :)

함민복 시인은 저도 좋아합니다 한마디로
실감이 난다고 하죠. 팔로우하고 갑니다

네. 저도 좋아하는 시인이에요. 그래서 얼마전에 시집도 한 권 읽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그것도 소개하고 싶네요. :)

잘보고 갑니다! 눈물은 왜 짠가..... 마지막 중얼거림이 인상적이죠 ㅠㅠ
<시를 잊은 그대에게>란 책에도 소개되어있는데 참 좋더라구요
팔로우하고 갑니다!

저도 그 책 갖고 있어요. 거기서 눈물은 왜 짠가가 나와서 혼자 신나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시가 나왔어! 하면서요. :)

가슴이 먹먹해 지네요.;;
어머니의 마음이란..

어머니들 마음은 다 비슷한 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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