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낙천성의 상징... 휴 헤르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좋은이웃 @chipochipo 입니다.

hugh1.jpg

오늘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어느 한 인간승리의
상징적인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전에는 Economist 잡지에까지 실린적도 있었죠.

휴 헤르 (휴 허.. Hugh Herr)라는 이 사람은 어렸을 적부터
암벽등반의 대가였습니다.
8살 때 3,000미터급 바위산을 오르기도 하고, 17살 때는 이미 미국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암벽등반가가 되었죠.

그런데 18살 되던 겨울에 일이 터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친구와 함께 깊은 산속에 있는 200미터나 되는 빙벽에 도전했죠.
성공적으로 타고 오른 것 까지는 좋았는데, 막상 올라가보니 그 위에는
따뜻한 아랫 세상과는 달리 엄청난 눈보라가 치고 있었죠.

그렇다고 온 길로 다시 내려갈 수도 없고, 내려가는
다른 길을 찾아봤지만 눈보라 때문에 길을 잃었다.
그렇게 3일 밤을 눈 속에서 보내고 겨우 구조가 되었을 때, 헤르와 친구는
이미 심각한 동상에 걸려 죽지 않은 것이 기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헤르는 종아리 밑으로 두 다리를 절단해야 했고,
친구는 왼쪽 다리와 오른손 손가락 모두를 자르고 겨우 목숨을 부지했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고의 암벽등반가였던 피 끓는 젊은이들에게
이런 운명은 너무나 가혹하기만 했습니다.
의족을 달고 겨우 걷는 연습을 하던 어느 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던 헤르가
울면서 형에게 물었죠.

“형, 내가 다시 암벽등반을 할 수 있을까?”
형 토니는 이렇게 말했다.
“Of course you can. If you want to climb, you climb.”
(당연히 할 수 있지. 니가 산 타고 싶으면 타는 거야.)

hugh2.jpg

이날 이후 정말 헤르는 다시 산으로 나가 바위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가족들도 헤르가 정신적인 고통을 이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해서
그의 재활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재기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것을 그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니, 의족을 신고 산을 타는 것은
의족을 신고 걷거나 달리는 것 보다 쉬웠죠.

평지를 달리는 일에는 비장애인을 당해낼 수 없지만, 암벽등반에서는
의족이라고 해서 크게 불리할 것도 없었습니다.
스피드보다는 근력과 경험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두 의족 위에 등산화를 신기고 연습을 계속한 결과, 불과 몇 달 만에
그는 다시 수준급 클라이머가 될수 있었습니다.
물론 다치기 전보다는 못했지만, 그래도 웬만한 동호인 수준 정도는 될수 있었죠.

하지만 그의 위대함은 이때부터 시작이였습니다.
의족으로 암벽등반을 한참 하다 보니, 처음부터 의족 위에
등산화를 신길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신발이라는 것은 물렁물렁한 사람의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는 물건인데,
발이 없는 휴가 억지로 발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신발을 신을 필요가 없죠.
보통 의족은 사람의 발처럼 보이기 위해서 발 모양대로 만들어져 있지만,
어차피 외모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꼭 그렇게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휴는 아예 암벽등반만을 위한 전문 의족을 스스로 디자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장애를 비관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장점으로
만들어버림으로써 그는 다시 한 번 정상급 클라이머가 될수 있었습니다.
이런 연구를 거듭할수록, 그는 의족이 장애인 뿐 아니라 비장애인을 위해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죠.

hugh4.jpg

결국 그는 2007년에 아예 iWalk 라는 벤처 회사를 직접 설립했습니다.
(현재는 BionX Medical Technologies)
이 회사는 단순히 쇠와 프라스틱으로 이루어진 의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압 장치와 배터리, 컴퓨터, 모터를 장착해 장애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좀 더 빠르고, 편하고, 힘들지 않게 걷는 장비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통틀어 exo-skeleton(바깥 뼈)이라고 하는데,
이를테면 영화 <<아바타>>에서 군인들이 타고 다니는
기계 모양의 로봇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헤르가 만드는 장치는 <<아바타>>의 로봇처럼 거창하지는 않지만
훨씬 더 가볍고 유용한 것들입니다.
그의 목표는, 2050년에는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고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뛰어서 출근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죠.
그가 만든 첨단 보행기구들을 달고, 홍길동이 축지법을 쓰듯이 말이죠.

그의 인생을 알게되면서 저는 미국인들의 낙천성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을 해보았다.
헤르가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나 일본, 중국같은 나라에서 태어났어도
지금과 같은 훌륭한 연구를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봅니다.

얼마든지 위대한 암벽등반가가 될 수는 있었겠죠.
하지만 위대한 생체공학자가 될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엔 YES 라는 대답이 나오긴 힘드네요.

그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낙담하지 않고 장애를 극복한 것 뿐 아니라,
자신의 조건을 최대한 이용해서 단점을 장점으로 만드는 것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낙천주의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Sort: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글 좋네요~

음 .. 미국의 낙천주의라 ^^
그래도 저런 이겨내는 정신이라면 항상 응원할만 한것 같습니다 ! ㅎ

You got a 2.04% upvote from @postpromoter courtesy of @chipochipo!

Want to promote your posts too? Check out the Steem Bot Tracker website for more info. If you would like to support the development of @postpromoter and the bot tracker please vote for @yabapmatt for witness!

아이들의 근자감을 보면서 이것이 미국의 낙천주의인가 싶네요 ㅎㅎㅎ

미국 플로리다에서 부디 좋은기운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
비록 전 떠났지만 미국은 여전히 위대한 면이 존재하는 나라입니다^^

문화와 교육의 질이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없을만치 다른 나라들이 많다보니
저는 종종 한국의 아이들이 안스럽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집 애들은 조금은 덜 한국형 아이들로 자랐지요

'뛰어서 출근하는 세상'이라니.. ㄷㄷㄷ
장애를 극복한 것도 대단하고, 상상력도 대단하네요..

헤르에 대한 얘기네요. 포스팅 많이많이 해주세요~

대단하네요. 인간 승리입니다.
시련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발전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원대한 꿈까지. 역시 성공하는 사람들은 다른 것 같습니다.ㅎㅎ

멋진 분이군요.

Coin Marketplace

STEEM 0.17
TRX 0.14
JST 0.028
BTC 58522.85
ETH 2614.85
USDT 1.00
SBD 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