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을 보고 오다.

in #kr6 years ago (edited)

보는 내내 몰입도가 높았다. 갸우뚱 거릴 만하거나 이 장면이 왜 들어갔을까? 하게 하는 부분도 없었다. 하나하나 꼭 필요한 ~~컷들이었다. ~~ 것들이었다.

실제로 일어났던 일에 기반 한것이라고 기반한 것이고 나의 삶의 터전이 그 위에서 지어져 있기 때문에 더 집중이 되었던 것 같다.

카페에서 기다리면서 꾸벅꾸벅 졸아서 영화를 보면서 졸면 어떻하지 어떡하지 걱정을 했는데 조금의 피로함을 느낄 틈도 없이 순식간에 엔딩까지 달렸다.

독제화된 독재화된 권력 그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희생.. 너무 쥐어짜는 스타일로 펼쳐지는 것이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차근차근 드러내 주어서 좋았다.

자칫 끝까히 끝까지 힘주어 가면 지칠 법한 주제인데 중간중간 유머코드를 넣어 주어서 긴장했다 이완했다 하면서 편안히 몰입할 수 있었다.

나라면 저 시절에 앞장서서 나설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부끄럽지만 음... 하며 멈칫거리게 된다. 저시대 저 시대 저 맥락에 나를 던져 놓았들 때는 던져 놓았을 때는 또 다른 반응이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일정한 임계점을 돌파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동기가 부여되어 밀려 나온 것일 테니 나도 그 안에서 뛰어나오지 않았을까도 생각이 든다.

기록이란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거짓 위에 세워진 성들은 하나 같이 기록을 없에려 없애려 조작하려 한다. 진실의 실마리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온전한 기록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 이전 정권에서도 노무현 정부 때던가 만들었던 기록구조들을 무너트린걸로 무너뜨린걸로 알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블록체인은 사라지지 않는 장부라는 점에서 또 역사기록 블록체인이라던지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중간에 강동원이 처음 등장하는 신에서 여기 저기에서 와 ~~ 하며 탄성이 나온다. 멋짐폭팔하며 멋짐폭발하며 등장해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아마도 감독이 이런 반응을 의도한게 아닌가 싶다.

중간에 짜장면이 나오는데 나가면 짜장면 먹어야지 계속 맴돌았다. 하정우가 제대로 먹는 장면이 나오는 것도 아님에도 그 초록색 그릇에 예쁘게 담금 담긴 검은색 면빨변발 면발들이 아른 거린다. 아른거린다.

남영동의 그들은 나름의 애국을 한다고 생각한다.자신의 상처와 트라우마에서 집착을 적개심으로 드러내서 거짓위에 거짓의 성을 쌓는다. 그리고 그것을 숨기기 위해 그 위에 거짓의 성을 또 쌓고... 랜드마크에서 늘 강조하던게 진정성이었는데 자주 나오는 비유가 "진흙 위에 생크림을 언는다고 얹는다고 생크림케익이 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 였다. 거진위에 거짓 위에 진실처럼 보이는 것들을 아무리 덧데어도 덧대어도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진실을 드러내고 인정한 뒤에 진정한 변화가 시작된다. 그와 반대라면 상처만 커질뿐이다. 국가뿐 아니라 그룹에서 개인에서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진실을 들여다보고 인정하고 용서하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함!!

마지막의 거대한 시위에서는 광화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비슷한 느낌의 광장이었는데 감독이 그 당시를 떠올리도록 하기 위해서 연출을 한건 아닐까 생각을 했다. 그 당시 촛불들고 걸으면서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기원했던 기억이 스친다.

이제 집까지 걸어갈 텐데 열려 잇는 짜장면 집이 있을지 모르겠다. 1월 1일 이 시간까지 하는 곳이 있을지. 지금 시간이 1시 30분 쯤이니..

야식.png

결국 없어서 편의점에서 간식꺼리 간식거리 가득 사들고 왔다. 짜장면은 의외로 짜장면집과 비슷한 맛을 구사해서 맛있었고 콘셀러드는 콘샐러드는 늘 좋아하므로 맛있고 젤리는 상콤하면서 젤리 특유의 식감이 좋았다.


위의 영화감상은 영화를 보고 나와서 로비에서 에버노트에 적었던 글 인데 떠오르는 생각들이 가득이지만 피로해서 글로 정리가 안될 것 같아 그대로 복사 붙여넣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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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센터링님 :D

저라도 독재 권력에 맞서 투쟁을 과연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더군다나 누구나 지켜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엄청 고민하지 않을까요.. 헉 짜장면...너무 그립습니다. 다만 여기 폴란드에서 짜파게티를 팔고 있어서 +_+ 가끔 사서 해먹습니다 ㅎㅎㅎ 그런데 수입용인지 한국 맛이랑 조금 다른 것 같아요 ㅠㅠ

  • 저시대 ㅡ> 저 시대
  • 없에려 ㅡ> 없애려
  • 예쁘게 담금 ㅡ> 예쁘게 담은
  • 아른 거린다. ㅡ> 아른거린다.
  • 언는다고 ㅡ> 얹는다고

감사합니다~! 재밌어요!!

오늘은 짜빠게티 한젓가락 하셔요 ^^ 언젠가 한국 짜장면 드실 날이 오면 좋겠네요 ^^

한국 가면 짜장면 먹어야죠! 짬뽕도 ㅠ 깐풍기... 한식들 역시 외국에서 가장 먹기 힘든 순대국도요!!!

댓글에서 오타 발견.. 오타 발견.. 짜파게티... ㅋㅋㅋ

헉 ㅋㅋㅋㅋ

저는 요즘 바빠서 영화를 못봤는데, 이 영화만큼은 봐야한다고 하더라고요. ㅎㅎ

오랜만에 오타 좀 찾아봤습니다.
기반 한것 -> 기반한 것
독제화된 -> 독재화된
자칫 끝까히 -> 자칫 끝까지
은색 면빨 -> 은색 면발
거진위에 진실처럼 - > 거짓 위에 진실처럼

오늘은 한가득 찾아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
자체의 의미적으로도 영화적으로도 좋았습니다. ^^

갸우뚱 거릴 만하거나 -> 갸우뚱거릴 만하다
의도한게 아닌가 싶다. -> 의도한 게 아닌가 싶다.
생크림케익이 되지 않는다 -> 생크림 케이크가 되지 않는다.
커질뿐이다 -> 커질 뿐이다
연출을 한건 아닐까 -> 연출을 한 건 아닐까

간만에 인사드립니다^^ 저도 1987 볼까 강철비 볼까 고민했었는데, 이 글 보고 1987로 정합니다!

가득 찾아주셨네요 고맚브니다. 저는 둘 다 보았는데 둘 중 하나라면 1987에 한표를 던지겠습니다.

요즘 보고싶은 영화중에 하나인데 주말에 한번 보러가야겠어요 ^^
센터링님은 늘 바쁘게 사시는거 같아요
보기 좋습니다 ^^

^^ 바쁜척 해보는 중입니다. 즐거운 영화 감상되세요 ^^

담금->담은
덧데어도->덧대어도
콘셀러드->콘샐러드
얼마전 영화예고편을 보던 10살 조카가 "이모 1987년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단 거야??" 해서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고민했던 기억이 나네요^^;; 나름 부드럽게 설명한다고 했더니 그럼 이제 민주주의는 잘 지켜지는 거냐고 물어 또 한참 음음음... 했던 기억이^^;;;;;
그리고.. 강동원이 나오는군요!!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필요한 컷들->필요한 것들
생크림을 언는다고-> 생크림을 얹는다고

고맙습니다. ^^

쎈타링님 화이팅~ 즐거운 날들 되셔요^^

1987영화 감상평 잘 읽었읍니다..세밀한 감성이 넘치는 분석입니다...1987이 보고 싶어지네요...

기록을 없에려-> 기록을 없애려
무너트린걸로 -> 무너뜨린걸로

^^ 의미적으로도 영화적으로도 좋아서 많은 분들이 보았으면 좋겠네요.

저번에 소개해주신 위대한 쇼맨에 대한 글을 읽고 가서 영화를 봤읍니다. 저는 원래 SF나 무협위주로 보는데....위대한 쇼맨 ...영화 엄지척입니다.....1987도 기회가 되면 봐야할거 같습니다...

마음에 드셨다니 좋네요 ^^ 저의 주관적인 경험들의 나열이니 ㅎㅎ 읽으시고 동하시면 보러가셔요 ^^ 이렇게 알려주시고 고맙습니다. ^^

저도 친구들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강동원 배우님이 나올때의 그 포스란..

폭팔 -> 폭발
간식꺼리 -> 간식거리

조용하던 극장에 술렁임이란 ㅋㅋ 배시시하고 웃었네요

천하제일 오타대회 참여해봅니다.
(위에서 3번째 문단) 졸면 어'떻'하지 > 졸면 어'떡'하지
(위에서 6번째 문단) 던져놓았'들' 때는 > 던져놓았'을' 때는

^^ 1987 좋은 후기가 많네요.. 이번에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을 거닐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영화 후기 감사드립니다.

읽어주시고 오타까지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

가득이지만>가득하지만

잉 영화.....헝.....오늘도 영화를 보고 싶게하시는군용!!!ㅠㅠㅠ
피로할땐 잠이지용!!!! 굿밤되세용^^

ㅋㅋㅋ 고맙습니다. 그리 말씀 해주셔서 푹 잠들었나봐요 ^^
어서 영화 봤다고 저를 놀리시는 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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