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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돈돈돈

in #kr6 years ago (edited)

저는 등쳐먹을 부모님도 없어서 대학 입학과 동시에 거의 독립한 것 같아요 가끔 학비가 부족하거나 생활비가 부족해서 얻어 쓴 적은 있지만. 저에게는 쌍둥이 오빠가 봄님의 동생이었어요. 학비는 커녕 아무 도움도 안주면서ㅜ오빠는 지가 공부 못하고 안해서 그렇지 유학 간다 했으면 몸이라도 팔아서 대주셨을거에여. 결혼할 때도 전 예식장 비용도 안 대주겼으면서 오빠는 집사주고ㅜ 어쨌든 대학 졸업하고 취업 하면서부터는 제가 부자가 된거 같았어요. 4년 내내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으니 정식으로 직장에 들어가서도 일도 잘했고, 그렇게 허덕이며 공부하고 일하던 터라 따박따박 월급받는 생활이 너무 행복했어요. 경혼하니까 내 인생이 이제는 여유롭기ㅜ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남편을 등쳐먹기 시작했네요 ㅎㅎ그래도 한국에서는 열심히 일했으니까 여기서 남편 돈으로 대학원 나오고, 저예요 그 명품 가방 사모으는 ㅋ 주재원의 아내로 6년 살면서 정말 돈걱정 안하고 하고싶은거 사고싶은거 사면서 부자오 살았어요(진짜 부자가 보면 웃겠어요. 제 마음에 그랬다구요. 결핍으로 점철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혹독하게 겪은 제게는 그만큼의 사치와 여유가 부자였어요) 극심한 우울증이 찾아왔어요. 이제껏 인정하기 싫어 말은 안했지만 저의 이유도 ‘돈’이었어요. 주재원 생활을 정리하고 사업에 뛰어들 때, 저는 이제 남편이 버는 돈이 회사로 안가고 우리집으로 올거란 생각을 했어요ㅋ 그런데 사업초기의 엄청난 자금유입이 있고, 비용 ㅜㅜ 제일 비싼 동네에 비싼 집에 살면서 매야 하는 집값, 아이들 학비, 생활비, 주재원으로 보조되던 모든 비용을 직접 처리해야 하는 입장이 되고 나니 하루종일 돈 생각만 했던것 같아요. 그러면서 두렵기 시작했어요. 가난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가난이 두렵지 않아요. 결핍의 중심에서 세상의 모든 영역에서 나의 필요를 온몸으로 만들어내던 사람이 아니면 결코 갖을 수 없는 공포. 다시 가난해질지도 모른다는 그런 공포가 제 삶에 찾아왔어요. 그때는 몰랐어요: 하루종일 가슴이 두근거리는 공황장애와 극심한 우울감... 한 1-2년을 그렇게 보내다보니 그게 생활이 되었더라구요. 경제적으로 조금씩 회복이 되면서부터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보니 그 모든 것은 돈으로부터 시작되었더군요. 그러면서 현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기 시작했어요.... 리스팀 할라ㅋ 이제 그만 쓸께요. 결론은 가방을 사모으고 옷을 사모으는 짓을 이젠 하지도 않지만 하고싶지도 않고 아이들이랑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고싶은게 제 꿈이에요. 그리고 이제껏 긴 시간 남편 등쳐먹으며 살았으니 일도 해보려고 하는데 잘 안되서 좀 슬프지만, 처음 스티밋 시작할 때 글조다 지금의 글이 훨씬 밝아진걸 느껴요. 여전히 돈은 많지 않지만, 경아님 말씀처럼 그 돈의 가치를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저의 자세가 많이 변한것 같아요. 곧 일을 하시기를 바래요 봄님. 다른 누구도 아닌 더 행복한 나를 위해서. 저도 여기서 가끔 통역도 하고 번역도 하는데 하고나면 드러눕는다는ㅜ
오타가 많아요 이해해주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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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인데 오빠이고, 북키퍼님 예식장 비용은 안되고 오빠 집은 사주셨다니. 부모님은 모르실 지도 모르겠지만, 북키퍼님이 긴 세월 비교당하며 느끼셨을 설움이 얼마나 깊을 지... 그게 얼마나 상처와 한이 되었을까요. ㅜㅜ 천만다행인 것은, 북키퍼님이 원망과 피해의식 속에 무너져 앉은뱅이가 된 것이 아니라, 꿋꿋하게 공부하고 일하며 독립하고 가정도 이루셨다는 것! 또 한번 물개박수를 칩니다!!

북키퍼님 말씀대로 성인이 되었을 때나 목표를 설정할 때, 과거의 결핍을 채우려는 욕망이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 로보트 장난감이 무척 갖고 싶었던 아이가 커서 건담이나 피규어를 모으기도 하는 것처럼요. 게다가 북키퍼님은 차별 속에 열심히 일하셨으니 그 보상심리가 얼마나 크셨겠어요.

가난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가난이 두렵지 않다는 말씀이 참 와닿아요. 모르기에 더 두려운 것도 있지만, 알기에 더 무서운 것도 있지요. 게다가 돈이 주는 여유로움을 이미 알아버렸는데, 다시 힘들었던 시절로 돌아가는 건 생각만으로도 너무나 괴롭고 불안하죠.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같을 거예요..

돈 때문에 고생도 해보셨고, 마음껏 써보시기도 했으니 돈과 북키퍼님이 서로 어떤 사이인지, 어떻게 가야 이상적인 관계인지도 알게 되셨으리라 믿어요. 가방이나 옷 쇼핑을 더는 안해도 될 정도로 과거의 결핍이 채워지신 것일 수도 있고, 뭣이 중한지 :) 이제는 더 잘 알게 되신 게 아닐까요. 우리는 겨우 지나온 암담한 터널에 다시 들어가게 될까 두려울 때가 있지만, 내가 그 곳에 살아나온 승리자이며 그런 능력을 정신과 신체 속에 여전히 품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해요.

곧 일을 하시기를 바래요 봄님. 다른 누구도 아닌 더 행복한 나를 위해서.

오늘도 수영을 하며 내내, 제가 행복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려면 저의 일상을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야 하고요. 사랑으로 묶인 호구가 나를 지원해준다면 그것도 큰 기회이니 이용하지 않으면 바보 ㅎㅎㅎ 지만 그걸로 만족하지 못하겠거나 그럴 상황이 아니라면. 네. 곧 일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당장은 못구해도 판이라도 벌려야지요. 어질러놓는 건 제 전문이니까요 :D

이번 포스팅은 댓글 배틀인가요.......뭐가 포스팅이고 어떤게 댓글인지........노올라워라...

포스팅이 포스팅을 낳고 그 포스팅이 포스팅을... ㅋㅋㅋㅋㅋ 야야님 쪼인하시죠 ㅋㅋㅋ

다산 포스팅 ㅋㅋㅋㅋㅋ쪼인!!!굿굿!!!ㅋㅋㅋㅋ봄등판! 어서 위치를.....투척하시죠 ㅋㅋㅋ

앗. 다산이면 오남매..? 쪼인이면 쪼야..?

다산 정약용이 오남매 부러워하겠다...밀려서...

정약용께는 정해인이 있으니...

정해인과 함께라면 한끼 하십시다...(점심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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