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속상할 때는 나를 위해주던 이와 이해관계가 틀어 졌을 때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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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한 일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관계의 흐름을 겪습니다.
때론 떠나 보내기도, 때로는 붙잡기도, 또 어느 때에는 그저 마음에서 비워버리기도 하면서.
여러분들도 많이 겪어 보았다시피 사람 사이야 가까워지는 데에는 지극 정성을 쏟고 마음을 다해도 수년이 걸리는데 비해 마음 닫고 멀어지기는 한 순간이지 않습니까?.

더욱 안타까운 것은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 나를 정말 잘 알던 이, 서로가 없는 삶은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사람과 이해관계가 틀어져 떠나 보내게 되는 일이 우리에게 일어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때에 느껴지는 좌절감과 허무감, 마음이 으스러지는 듯한 느낌이 를 사로 잡을 때에 우리는 절망하고 무너지고 다시 설 수 없게 됩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라는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홀로 서있는 줄 알았더니, 사실은 그 떠나간 한 사람이 나를 지탱해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아버린 것뿐이니까요.

우리는 마음이 아플 겨를도 없이 당장에 쓰러져 버리는 나의 다리에 아 내가 이토록 연약한 존재구나, 하고 주저앉아 때론 분노하기도 하고 때론 잠깐 쉬는 거라며 지친 나를 부정하기도 하고 때론 믿을 사람 하나 없다며 더욱더 내 다리가 스스로 견고해지고 강건해지길 바라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다가 오는 이에게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고 퉁명스럽게 대하기도 하고, 반대로 나를 숨겨 놓은 채 가면을 쓰고 상대방을 일적인 대상으로만 여기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당연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내 마음속 아이가 더 상처받지 않을 거니까요. 진심을 드러내지 않으면 상처받을 일이 없어질 테니까요.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록 우리의 마음 속 상처 입은 아이는 더욱 더 자라나게 되고, 자신이 어른이 된 줄 착각하고, 어른 노릇 하기 위해 아이다움은 던져 버린 채, 위로나 격려를 바라는 마음은 꽁꽁 숨겨둔 채 어른인 줄 알지만 아이로 살아갑니다. 겉모습은 누가 봐도 어른이지만 그 안에 울고 있는 아이가 보이지 않게 감춰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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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살아가다 어느 새 주위를 둘러보면 가까운 이가 누구인지조차 모르겠고 내가 가까운 이라고 여겼던 이가 시간이라는 틈바구니에 끼어서는 어느 새 나 혼자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달려온 건 나 혼자뿐이었다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 우리의 마음은 산산조각이 나버려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빠지게 됩니다.
많은 관계에서 이렇습니다.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죽마고우도, 심지어는 사랑하는 부모 자식간의 관계에서도. 형제와 자매 사이에서도,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아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우리의 삶은 때로 이토록 허무합니다.
더욱더 절망적이고 현실적으로 상황을 묘사해 갈 수 있지만, 더는 그러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읽으시는 분들이 혹여 지쳐갈까 싶어서인데요, 저는 힐링 시켜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쓰는 것이지 지치게 하는 글을 쓰고 싶진 않기 때문입니다. 저의 목적은 쉼터가 되는 것입니다.(뜬금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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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원인

그렇다면 도대체 이런 일이 일어 나는 걸까요?
정말 소중하고 내 곁에서 나를 위해 응원해주고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던 사람과, 어째서 이렇게 떠나야만 하는 일이 발생해버린 걸까요? 중요한 사실은 누구보다도 나를 위해 조언격려를 아끼지 않던 사람이라는 겁니다. 누구보다도 나를 위하던 사람이라는 겁니다. 나의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 고 있으면서 나를 이해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나를 위해서 어쩌면 나보다도 아파했을 사람이라는 겁니다.

원인은 거기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나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인 것을 알면서도 나와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나를 위해서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잘못되는 것에 본인이 더 아프다고 느끼니까요. 내가 아파하는 것을 스스로가 더 못 견뎌 했으니까요. 내가 그릇된 길을 갈 때에 누구보다도 가슴 아파하고 속상해한 이가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자신보다 아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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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은요?

과연 해결책이란 게 존재하기는 하는지 의문입니다.(사실 답은 알고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읽고 계신 여러분 모두 다.) 관계는 깨어 졌고 가장 깊이 알던 이들이기에 감정이 격해져 어쩌다 던진 한 마디는 서로의 내면을 파고 듭니다. 깊숙한 곳을 찌릅니다. 이렇게 으스러져 가는 관계를 방치했다간 그 끝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산산조각이 납니다. 지금은 이 관계가 끊어질 수 없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한 번의 균열이 완전한 파괴로 이어지는 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도 한 번 깨어지게 되었을 때 다시 온전한 관계로 돌아가는 데는 그것보다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부모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과 같은 크기의 수고도 더해져야 하기에, (사실 그것 보다 더 힘들지도 모릅니다. 저는 더 힘든 일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이렇게 깨어진 관계에서 다가가야 하는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깨어지기 이전 ‘갑’의 위치에 있던 사람이고, ‘을’ 에게서의 원망멸시를 참아 내며 행해져야 다시 회복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렇기에 이런 수고(부모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는 사실 선행되어진다면 정말 힘든 상황은 빗겨 나갈 수 있습니다. )

미움의 감정은 붙들면 붙들수록 깊어지면 깊어졌지 그 감정이 해소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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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이라면

서양이라면 모르겠어요. 그들은 개개인이 각자 존재합니다. 부모와 자식간에도 자식이 노숙자가 되더라도 혹은 부모가 노숙자가 되더라도 ‘내 일 아니야’ 할 수 있는 게 그들입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는 낯선 풍경입니다. 우리에게는 너가 아프면 내가 아프고 너에게 침 뱉는 건 누워서 침 뱉는 것이게 하는 ‘정’이라는 문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깨어져 가는 관계의 과정에 깊이 개입하는 사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너는 내 말을 들어야 한다, 하는 작은 생각입니다. 어떤 관계에서 이런 생각이 깊이 있게 뿌리 내려질까요? 한 번 잘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모와 자식간에, 형제간에 그 것은 한 방향으로 흘러지는 일종의 흐름입니다.


끝으로

요즘 미투 운동이 전개 되고 있어요. 미투 운동의 핵심은 사실 ‘힘을 가진 자’가 ‘힘을 마음대로 휘둘러도 되는 자격’이 주어지는가에 있다고 봅니다.

‘갑’과 ‘을’의 관계에서 말이지요. 현재는 그 갑을 관계가 사회적 위치에 대한 관계로서 명목상 좁혀져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덕택인지 사회인 모두가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안타까워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 관계가 흘러 흘러 나중에는 크고 작은 개개인간의 ‘갑’ 과 ‘을’ 의 관계까지도 뻗어 나가길 바라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다음 글은 서열 구조 안에서 수직적 의사 결정이 사라지면 서열이 무너진 것일까? 에 관한 이야기를 신의 사랑과 연결 지어 풀어 보겠습니다. 혹시라도 종교적인 요소가 (심히) 거북하신 분들은 살포시 건너 뛰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다른 예도 함께 찾아볼 것이기에 마음이 넉넉하신 분들은 너그러이 읽어 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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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나눔]무조건-수동보팅 12회차 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정말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

좋은글 잘보고 갑니당👍

넵,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인간 관계 사슬의 망입니다
나는 소중한 타인의 추억이 되고 타인 또한 나의 귀한 추억이 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관계 때문에 살며 사랑하며 죽기도 하지요
바람직한 관계는 서로 신뢰와 소통을 기본으로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게
좋지요
그리고 자신이 조금 손해 보고 베푼다고 생각하면 관계에서 이보다 더 기쁠 수가 없지요

서로 신뢰와 소통을 기본으로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 마음에 와닿습니다 : )

주말에 읽기 좋은 글이에요^^;

읽고 싶으실 때 언제든지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어려운 내용인데 잘 풀어주셨네요.. 다음 글이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 ) 먹스팀 먼저 올릴지 다음 글을 먼저 올릴지 고민입니다. 내일 정하겠지요

오늘도 좋은글 잘 읽고갑니다 ㅎㅎ 요새 미투 운동이 정말 뜨거운 감자인가봐요 ㅎ 미투 운동이 악용되지 말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운동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ㅎ

감사합니다~ 정말 뜨거운 감자인 듯 합니다.

가까울 수록 가끔 거리를 두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가까운 사람과 멀어지는 아픔을 몇 번 겪으면서 터득한 것이지요~
하지만, 거리를 둘때 시간이 길면 그냥 멀어집니다..

서로 마음이 아프지 않을정도의 적당한 거리가 중요하겠군요, 의미 있는 경험이네요..

포스팅 잘보고가요^^

네, 더 좋은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

글 잘 읽었습니다.
깊은 관계일수록 '산산조각'나면 회복되기 쉽지 않죠.

저는 관계 유지에 있어서 '되받으려는 하는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보님의 말처럼 내가 너를 위해 희생했으니까, 너를 위했으니까 너는 '내 말 들어야한다'와 같은 무언가 되돌려 받으려는 마음을 품으면 나중에 빌려준 돈 못 받은 것 마냥 서로에게 섭섭하고 화나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쵸, 거기다 되받으려는 마음을 갖지 않기가 또 쉽지가 않더라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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