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의 자정 일기 : 엑시 인피니티 (Axie Infinity)

2~3주 전이었나? 엑시가 어떻게 하는 게임인지 보기 위해 유튜브 동영상을 하나 보다가 어차피 게임은 안 할 거라서 영상 하나를 다 못 보았었다. 오늘 우연히 다른 동영상을 보고 게임이 아닌 그 게임을 만든 회사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게임을 어차피 안 할 거면 진즉에 회사라도 먼저 찾아보고 게임이 아닌 코인 투자를 할 생각을 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어 잠깐 보니 역시 생각보다 꽤 비즈니스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 자체도 캐쥬얼게임의 전략을 제대로 잘 짠 거 같고 게임도 잘 알고 비즈니스도 잘하는 것이 내부에 게임과 게임 비즈니스 쪽으로 잘 아는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살짝 들었다.

일단 게임의 큰 기본은 잘 따라가고 있는 느낌이다. 예를 들면, 캐쥬얼게임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캐쥬얼’이라는 단어에 한정되어 그 게임의 타겟층을 거미줄처럼 퍼져나가는 (친구-친구-친구) 수평적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말 성공하는 캐쥬얼 게임은 사용자층이 수평적인 관계와 수직적인 관계 또한 전략적으로 잠식해 나가는 게임들이 많다.
엑시 게임은 그 수직적 관계를 형성한 사용자들을 상당히 전문적으로 공략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 공략적인 요소로 “채굴” 을 할 수 있게 하여 그 요소가 수직 구조를 뛰어넘게 만든 것이다. 예를 들면 손주가 할아버지에게 엑시 플레이를 알려줘서 채굴하게 하고, 손주가 학교에서 돌아와 숙제를 마치고 바로 할아버지와 바통 터치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세대 간의 갭과 경험의 갭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게임이 된 것이다.
이렇게 세대 간의 갭을 뛰어넘어 성공한 게임으로 Words With Friends 라는 글자 맞추기 게임이 있다. 온 가족 (할머니, 손자, 손녀, 엄마, 아빠)이 하루 중 쉬는 시간마다 혼자 할 수도 있고 같이 있으면 단어를 서로 내고 맞출 수 있다. 전부 다 같이 모인 시간에는 가족 간의 공통적인 대화의 일부분이 될 수도 있다. 결국 “ 단어” 라는 요소로 세대 간의 갭을 뛰어넘게 한 것이다.

엑시의 성공적인 마케팅 또한 눈에 들어온다. 물론 회사가 베트남에 있어서 지리적 위치가 필리핀과 가까워서 그럴 수도 있지만, 지리적인 타켓 또한 아주 잘 잡은 경우다. 필리핀은 대형 게임회사들이 신규 게임을 론칭하기 전에 테스트베드 마켓으로 인기가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언어적으로는 영어를 쓰고 비싸지 않은 전문 인력의 운용 장점, 트렌드에 빠른 젊은 세대들의 가족, 친구들과의 친밀성 등이 좋게 형성되어 있는 곳으로 글로벌로 나가기 전에 아는 게임 회사들은 다 거쳐 가는 테스트베드 마켓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는 게임회사들도 상당히 많다. (알지만 못 갈 수도 있고)

각자 기준이 다르기에 기본적인 부분도 다 다르겠지만 때로는 각기 다른 기준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어렵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엑시는 일단 내 기준의 게임으로서의 큰 기본은 잘 따라가고 있는 거로 보인다. 어떻든 필리핀을 성공시켰으니 다음 방향이 궁금해진다. 다양한 방법을 추구할 수 있을 텐데 어떻게 움직일지... 마케팅은 어디까지 성공으로 끌어올릴지... 게임은 어느 한계까지 뛰어넘을지... 규제는 어떻게 잘 해결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