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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qrwerq] 자세한 글쓰기와 숫자의 노예

in #kr6 years ago

저도 나름 몇 개의 자아를 나눠서 온라인의 여러 채널을 운영하는데, 알게 모르게 지문을 남기게 되는 듯 해요. 타인은 잘 모른다 해도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격이랄까요. 다시 읽어보면 제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문장이 보입니다.

여러 페르소나를 적재적소에 맞게 다루는 게 아직 능숙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타고나길 그런 걸 못할 성향인지 여전히 분간은 안되지만.. qrwerq님처럼 한번쯤은 완벽하게 나를 드러내지 않는 글쓰기를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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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결국 자아의 반영이라고 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알지못하더라도 글을 작성한 (혹은 글 이외에 다른 어떤 것을 작성하더라도) 자신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지문의 파편들이 조합되고 나면, 얼핏 지문이 그려지기도 하니까요. 그러한 것이 완벽하게 제거된 창작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 글에서 호기롭게 온라인의 페르소나를 들고는 있지만, 제 오프라인의 페르소나가 반영되지 않는 페르소나는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부분까지만 드러내는 편입니다. 이건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의 관계에서도 해당이 되겠네요. 온라인의 장점은, 내가 원하는 페르소나를 내가 원할 때 선택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많이 조심을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에 있어서는, 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편을 선호하긴 합니다만, 제 시선이나 어투, 습관들은 온전히 담겨져 있겠지요. 다만 제 삶을 식별할 수 있는 바코드/라벨들에 대해서 조금은 드러내는 것에 조심스러운 편입니다. 역시 '적절한 거리'와 관련이 있는 이야기이겠습니다만, 적절한 거리에 놓여 있어아 상대를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게 오롯이 바라볼 수 있고, 그만큼 자유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아직 부족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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