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리뷰) 스타콘서트 :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with Tamas Palfalvi (2018.03.30 예당)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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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아침, 갑작스런 톡 알림음이 울리고, 오랜만에 반가운 광고 알림이 떴다.
버거킹을 제외한 내 플러스 톡 광고친구들은 그다지 영양가가 없는데,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예술의 전당 유료회원을 위한 딜 일명 SAC딜 싹딜이 갑작스럽게 뜬다며, 빨리 컴퓨터 앞으로 가서 준비하라는 거다.

머니투데이 방송 주최로 열리는 콘서트 라는데, 예당 공연 일정을 자주 스캔하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들어본다.
그리고 당일 공연인지라 더더욱 사전에 정보를 취하기 힘든 공연이었다. (마케팅이 안되기도 했겠지)

일단 딜 시작 전 30분정도 시간이 있었던 터라 예당에 접속하고 해당 공연으로 들어가 빠르게 스캔한다.
어떤 곡, 누가, 어떤 지휘자가.
여심저격 꽃미남 외국인이 트럼펫을 들고 모델 미소를 날리고 있다.
트럼펫이란다. 트펌펫 주자와 협연은 해마다 아주 많지는 않은 드문 소스다.
피아노, 바이얼린, 첼로, 플룻, 클라리넷 등 여타 인기 악기에 비해 곡도 많이 적고 지지층도 크지 않기에 잘 열리지 않는 공연이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트럼펫은 좀 다르다.
물론 클래식보다 재즈의 트럼펫을 아주 더 많이 좋아하지만, 어쨌든 트럼펫 소리가 내 취향을 늘 저격한다.
쳇베이커를 달고 살고, 특히 비오면 가장 먼저 초이스 하는 음악은 쳇 베이커 사마 앨범이다.
그의 트럼펫에선 나지막 하게 읖조리듯 던지는 악기 파열음이 본래의 악기 성향과 미끄러지며 물처럼 흘러 나온다.

각설하고, 난 어쨋든 트럼펫은 무조건이다.
트럼펫 협주라는 한 단어 만으로 주자가 잘생겼건, 실력이 어쨋건 일단 듣고 보는 거지.
보통 이정도의 할인율의 딜은 소히 박터지게 사람들이 몰려 순식간에 예매하지 않으면 놓치고 만다.
아주 잠시의 오타가, 컴퓨터의 예상치 못한 새로고침이, 나를 좌절시키고 마는 거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악기의 재야성이 작용한 듯, 삼고초려 노력도 필요없이 잠시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R석 6열의 아주 좋은 자리를 겟할 수 있었다.

하루 업무를 마치고 여유있게 예당으로 향했다.
평일은 저녁 8시 공연이기에 향하는 발걸음이 늘 여유롭다.


<프로그램>

M. Mussorgsky
Pictures at an Exhibition
무소르그스키 - 전람회의 그림

P. Sarasate
Zigeunerweisen op.20
사라사테 - 찌고이네르바이젠 작품번호20

  • Intermission -

P. I. Tchaikovsky
Capriccio Italian Op. 45
차이코프스키 - 이탈리아 기상곡 작품번호45

A. Arutunian
Trumpet Concerto Ab Major
아루투니안 - 트럼펫 협주곡 내림 가장조

지휘 - 장윤성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프라임 오케스트라?

군포 프라임 오케스트라는 처음 접해본다. 1997년에 창설된 오케스트라로 나름 오랜 시간 활동해온 것 같다.
슬프게도 단원의 연주 실력은 클래식에서 지휘자의 역량과 함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말 할 수 있다.
곡만 좋다고 해서 무조건 들으러 가면, 자칫 곡에대한 반감까지 떠 안게 되는 불쾌한 기억이 되고 만다.
작년 말 경기필의 말러 9번이 나에겐 그랬던것 처럼.

일단 곡이 아주 어려운 곡들은 아니니까, 기본은 하겠다는 생각에 그리고 오케스트라에 비중 실린 기대감을 던지기 보단 트럼펫 하나 만을 보고 선택한 갑작스런 공연이었기에 듣는 즐거움만 생각했다.
그리고 벌써 타이틀 부터 스타콘서트 아니겠는가. 연주력 보다는 스타성에 주목한 곡 선정과 캐스팅이겠지.

그래도 장윤성 지휘자의 프로필을 보아하니 국제 지휘 콩쿨에서 2번 상위 입상을 하기도 했기에 그나마 불안감은 지울 수 있었다.


<감상평>

  • 무소르그스키 - 전람회의 그림

첫 연주는 관현악 곡으로 시작했다.
오케스트라 트럼펫 주자가 4명으로 보통의 경우보다 배 이상을 편성한 트럼펫이 중요한 곡이다.
이 곡을 필두로 미지에 가려진 프라임오케스트라가 베일을 벗는다.

나쁘지 않지만 좋지도 않은, 딱히 임팩트 없는 문안한 앙상블을 보여줬다.
흠잡을 곳은 관 현 모두 음과 음사이의 명확함이 떨어져서 전체적으로 뭉그러진 소리를 들려준다.
정확히 떨어지는 음이 중요한 관악의 협주가 역시 어렵다는 것을 증명하듯 어긋난다.
악기 편성이 적어서 일수도 있지만 소심한 소리들이 아쉽지만 때론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다만,트럼본과 튜바 그리고 타악이 다른 악기들에 비해 발군이었다.
트럼본은 오히려 호른이나 오보에 클라리넷보다 명료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생각된다.
보통의 교향곡에서는 주목도가 떨어지는 악기들인데 이 오케스트라에서는 시종일관 빛났다.
타악기 주자들의 소리가 명료했고, 정확한 박자 그리고 음의 세기 등이 적절했다.

전체 공연 내내 트럼본, 튜바에 집중했던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만족도가 컷기 때문이다.
내 마음 둘 곳은 그 곳 뿐...

  • 사라사테 - 찌고이네르바이젠

아주 아주 유명한 바이얼린 곡을 트럼펫으로 소화한다?
과연..
아주 핸섬한 키큰 모델 비주얼의 영한 트럼페터는 딱 그 만큼의 소리를 들려주었다.
첫 시작의 파열음에서만 내 감정의 소름을 유발했다. 단지 트럼펫 소리라는 이유로...
그리고 연주 내내 중간중간 음이 미끄러지기도 하는 등 정확도가 미세히 흔들리는 그저그런 소리였다. 폐활량도 빠른 손놀림도 역부족이었다.
애초, 트럼펫으로 바이얼린의 애절한 현의 간드러진 소용돌이를 모사한다는 것은 무리수 였던 것.
아주 평범한 동네 서커스단 악사의 연주가 되어 버린 것이다. 나름 집시의 곡이니 어울리기도....

진정한 연주는 다음의 링크로 정화를...
사라장 연주

  • 차이코프스키 - 이탈리아 기상곡 작품번호45

경쾌한 차이코프스키의 곡은 처음 전람회의 그림보다 연주자들의 긴장과 손이 풀렸는지 나은 연주를 들려줬다.
이 오케스트라의 장점은 균형이구나 생각하게 끔 만든다.
개별 연주자의 화려한 스킬보다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이것은 지휘자의 역량이라고 본다. 그만큼 개별 연주자들의 연주력과 악기의 소리를 파악하고 조율해 냈기 때문에 가능한 감흥이다.

  • 아루투니안 - 트럼펫 협주곡 내림 가장조

애초의 기대와 다르게 두곡의 트럼펫 협연이었지만, 마지막 협주곡은 전체 연주자들이 긴장을 내려놓은 결과 가장 안정된 소리로 피날레를 맞이 했다는 것에 만족할 수 있었다.
무리하지 않는 트럼펫과 보통으로 균형된 안정의 소리의 오케스트라, 어울리는 중도의 조합이었다.
하향 평준화. 이 말을 하기에는 폄하 같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이기에 사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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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곡의 앵콜.
이렇게 많은 앵콜을 선사하는 경우는 드물다.
참고로, 정명훈 마에스트로는 절대 앵콜을 안하기로 유명하다.
유투브를 찾아보면 젊은 호기로운 시절에는 종종 했던 것 같지만, 지금은 전혀 볼 수 없는 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마에의 공연에서는 앵콜을 바라고 환호성을 지를 필요는 없다. 딱 감흥만큼만 표현하면 된다.

어쨋든 트럼펫 소리를 마음껏 들었다는 것에서는 만족한 공연이었다.
하지만, 관객들의 매너 특히 내 주위 사람들의 관람 매너 때문에 만족도는 크게 반감되었다.
클래식 공연은 다른 공연들과 다른 어느정도의 관람 매너 특수성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R석 정도를 구매해서 올 사람들이 (물론, 김영란 법을 어기고 10만원 이상되는 표들을 선물받아서 오는 클래식 공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섞여 있겠다마는)
기본적 소양도 없이 공연의 질을 떨어뜨리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자기는 그렇다 치고 주변 사람들에게 폐는 끼치지 말아야지.
가장 크게는 연주자들의 집중도를 떨어뜨려 최상의 연주를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고, 그 다음으로는 돈과 시간을 빼서 공연 관람을 하기 위해 온 주변 관람객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좀 자세히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여러모로 아쉬운 공연이었다.

(이전 리뷰) 얍 판 츠베덴 Jaap Van Zweden의 차이코프스키 No.5 _180323 예술의 전당
https://steemit.com/kr/@arteo/jaap-van-zweden-no-5-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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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간 되셨겠군요.^^

네~ 트럼펫 소리 덕분이죠 ^^

고등학교때 선생님이 방과후 혼자서 열정적으로 불던 트럼펫 소리에 트럼펫이 이렇게 좋은 악기구나 하고 알게 되었는데 저도 콘서트에 한번 가 보고 싶군요.

스팀 가즈아!

그러게요 ㅠ 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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