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퇴근] #4. 어떤 일이 하기 싫을 땐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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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주 어릴 때 엄마가 집안 걸레질을 시키면

그게 그렇게나 싫었고 문득 집을 나가고 싶어졌다.

대각선으로 사선으로 반복되는 작업이 크게 재미도 없고 지겨웠고,

무엇보다 손으로 걸레를 만지는 게 싫었다.

그럴 땐 소공녀 세라를 생각하곤 했다.

“네, 엄마! 열심히 할게요.”

간혹 눈물을 훔치는 시늉도 하고

입술을 아주 잘근 깨무는 연기에 몰입하면 어느새 일이 끝나 있었다.

그 버릇이 그런 딸을 낳아 키워도 될 나이가 된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기도 하는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나는 가끔씩 누가 뭘 이래라 저래라 하거나,

감 놔라 배 놔라 하면 소공녀의 세라의 대사를 읊는다.

#내나이가어때서 #가끔대답의힘은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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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예은님의 나이가 궁금해지네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뭔가 제 기억 속이 씁쓸해지는 밤이 되었습니다. 감상 잘 했습니다.

시린님 저는 ... 30대 초반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20대 있는 소모임에 가입하기가 망설여졌던 이유가 있었어요..^^

beautiful ^^

소공녀 세라를 가슴에 새기고 계시는 군요 ~^^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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