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강자 下

in #kr7 years ago (edited)

[근 십년 정도 두 명의 사업가 지인을 관찰하며 이에 대한 본인의 소회를 적은 글입니다.]

https://steemit.com/kr/@admljy19/3tvphu

종종 내 글에 등장하던 사람이 있다. 군 시절 후임이다. S대 총학생회장을 하고 언론을 화려하게 장식한 졸업 파티를 열었던, 그 힘든 군대에서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책을 읽고 일병 때부터 골프를 치러 다녔다는 그 사람 말이다. 게다가 미남자에 만능 스포츠맨이라 범접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보였다.

제대 후 우연치 않게 버스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 그 후임 이야기를 하며 참 잘난 놈들이 많다는 말을 했다. 내 동창도 공감하더라. 너무 잘난 사람들이 많아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던지며 말이다.

그게 딱 8년 전 일이다. 재밌는 건 사업가로서 크게 성공한 친구는 내가 우러러보던 그 후임이 아니라, 당시 버스에서 내 말에 공감했던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사실이다. 내 군대 후임은 아직도 사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인상도 예전보다 많이 사나울 뿐더러 얼핏 후문으로는 수익도 변변치 않다고 한다.

성공했다는 이 동창 녀석도 꽤 재밌는 놈이었다. 처음 옆 자리에 앉았을 때, 자기 집이 한 달에 세금만 천 만 원을 넘게 낸다며 거들먹거리곤 했다. 공부를 잘했음에도 재미로 오토바이를 훔쳐 타다가 걸려 경찰서를 간 적도 있었다. 이것만 들으면 전형적인 부잣집 망나니 같지만 사실 나는 이 녀석이 착하고 따뜻한 놈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의외로 정말 겸손한 면도 있었고. 어린 시절 부린 객기가 그 사람의 본질은 아니니까.

아직 삼십대에 불과하니 또 어떤 다른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만, 내가 두려워하던 그 후임과, 그냥 재밌는 놈 정도로 생각했던 내 동창의 비즈니스 성패를 가른 것은 아마도 그 성품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 2017년 3월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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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품의 차이가 아닌가싶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살다보니 결국 잘난 놈이 이기는 것 같아도 착한 놈이 이기더라고요 ㅋㅋ 마냥 착한게 아니라 좀 약은 구석도 있어야겠지만...

착한놈은 사람에 대해 심사숙고하여 계산하지 않을까요..그 약음이 사람,타인을 향해 있을때는 미덕으로 발전하지만..오로지 물질,권력으로 향해있을때는 ......잘난놈만 되지 않을까요.넋두리였습니다.

그냥 뭐 그렇게 치밀한 면도 분명 있을 것이고, 사람이 어느 한 측면만 있겠냐마는... 결국 비즈니스든 뭐든 사람의 마음을 읽고 호감을 사는게 중요하다보니 결국은 마음 따뜻한 친구들이 잘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물론 마음이 따뜻한 것과 물른 것은 다르겠지만... 좀 더 말해보자면 사고는 굉장히 차가운데 행동에는 어딘가 인간미가 있는......

재미있습니다~~ 작가님 글 처음 봤을 때 글 쓰시는 분인줄.. ^^

ㅎㅎ 매번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과찬이십니다

블로그도 너무 잘 만드셨고, 취미생활이 아마 본업보다 더 큰 부를 가져다줄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 봅니다. 나중엔 그 두 지인분들이 작가님 얘기를 하게 될지도..ㅋㅋ 가즈앗!!

ㅎㅎ 당장 본업보다 큰 부는 아니고, 좀 스팀파워를 높여보고 싶은데 지금 정부에서 신규 입금을 다 막아놔서 파워업을 못하네요; 답답합니다 ㅠㅠ

조만간 풀리겠죠~ 느긋하게 기다려 보시죠.. 활기찬 월요일을 위해 가즈앗!! ^^

글 쓰시는 분 맞지요.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대게 이런 글솜씨를 가진 사람들이 그렇듯,
어쩌면 소설도 쓰고 계시지 않나 싶습니다. ㅎㅎ

ㅎㅎ 전 아마추어일 뿐인데 좋은 평가 감사드립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소설도 한번 완성해보고 싶은데 세파에 찌들어서 참 기회가 없네요 ㅠㅠ

성품이 결국 인상으로 드러난다는 말은 어쩐지 무섭습니다. ㅎㅎ 그래서인지 더 조심하게 되구요.

제 글인 줄 알고 제가 댓글달 뻔 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달아 봅니다 ㅋㅋ 반갑습니다~~ 가즈앗!!

ㅎㅎㅎ 네 반갑습니다 ㅎㅎㅎ

그래서 나이가 들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성품성품... 명심해야겠습니다 ^^

결국 성품 좋은 사람이 당장 좀 손해보는 거 같아도 길게 잘 가더라고요 ㅎㅎ

오.... 이야기가 반전이 있었군요.

그냥 더 살아봐야 알겠지만 학창시절 예상했던 것과는 결과가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더라고요 ㅎㅎ

상하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정도 글이시라면 충분히 먹히는데요. 인간에 대한 관찰이 잘 드러나는 좋은 글이어서 마음에 쏙 듭니다.

좋은 평가 감사드립니다 ^^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부지런히 포스팅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그 후배의 10년후는 또 어찌될지 참 궁금하네요.재밌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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