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맹덕(曹孟德)의 시를 읽고 편집하다

in #kr8 years ago (edited)

많이 힘든 날 중 문뜩 읽은 조조의 시가가 마음에 위로가 되네요.

조조는 냉혹한 소시오패스였죠. 하지만 또한 그가 대단한 용기와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점 역시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아래는 조조가 남긴 여러 시가 중 마음에 드는 구절들만 발췌해 편집한 version입니다. 툭하 첫 구절과 마지막 구절이 좋습니다. 조맹덕처럼 세상을 비웃으며 자유분방하게만 살았을 것 같은 사람조차도, 내면에는 고민이 많았나 봅니다. 그래서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괴로워하며 보낸 날이 새벽 이슬처럼 너무나도 많아, 제 아무리 기개를 드높여 다짐해보아도 지난 날의 그 아픔 도저히 잊을 길이 없네.

이무기는 안개 타고 하늘을 오르지만 끝내는 흙먼지가 되고, 사람의 삶은 너무나 짧아 마치 힘들게 날아 돌아보아도 머무를 나무가지 하나 없는 새와 같구나.

북으로 태행산에 오르니 어려워라 어찌 이리 높은고. 구절양장 굽은 기슭 울퉁불퉁 수레바퀴도 부서지는구나. 나무는 어찌 이리 쓸쓸하며 바람소리는 어찌 이리 슬프냐.

큰 곰은 나를 보고 웅크리고 호랑이는 외진 길에서 으르렁거리네. 계곡에는 사람이 적고 눈은 어찌 이리 날리는지. 머나먼 길 갈지니 걷는 것도 참 괴롭구나. 그저 앞으로 가고 싶을 뿐인데 물은 깊고 다리마저 끊어져 있다.

마음에 이는 욕심이란 저 밝은 달과 같아 손을 내밀어 따려고 해도 내 것이 될 수 없다네. 그걸 안다면 사람이 세운 뜻은 만 년이 지나도 그치지 않아. 겸양과 시련을 기뻐하는 복이 있다면 그게 아마 영원한 삶이 아닌가 싶네.

흥망성쇠의 때란 꼭 하늘이 정해주는 것만은 아니야. 힘들어도 배낭 진채 걸으며 뗄나무를 주워 얼음을 녹여 아침 죽을 끓인다. 노래를 부르며 이 뜻을 기린다.」

Sort:  

좋은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노래는 힘이 셉니다!!
바닷가의 모래알에 불과한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겸손한 마음으로 자연의 순리에 따르면 좋지요

ㅎㅎ 삼국지 13이라는 게임 노래입니다. 게임은 해보지 않았습니다만, bgm은 아주 끝내주더군요. 이 시랑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링크했습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순리를 따른다는게 참 본인한테는 힘든 일이지요... 이성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별개로요...

풍류판관님! 저 중학교때 별명이 조조였는대요 ㅋㅋ 이문열의 삼국지를 보고 냉혹한 소시오패스보다는 지략을 갖춘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제가 유비 쫌 데리고 좀 놀았거든요 ㅋㅋㅋ

ㅋㅋㅋㅋㅋ 제가 본 건 아니고 뭔가 조조 캐릭터가 단 것 같은 댓글은 아니지만 믿어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ㅎㅎㅎ 지금 보니 댓글이 허접하기 짝이 없군요. 제가 봐도 믿기어려운... 조조랑 관우랑 장비가 뭐 어쨋다고요 ㅠㅠ 부끄러워도 댓글은 살짝 수정했어요. 엎질러진 물이니 어쩔수 없지만 쥐구멍만 찾습니다.

ㅎㅎㅎㅎㅎ 아뇨 인간적인 댓글인데 왜 그러세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의외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전 고 3때 별명이 장비였습니다.

고한행 이라는 시군요. 관도 대전 후 고간치러 갈때 지은 시군요. 저도 한번 찾아봤습니다. 조조는 참 영웅인것 같아요. 한 시대를 풍미한... 문학 마저도 ㅎ 뭔가 시를 지은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잘보았습니다 !

ㅎㅎ 고한행이 베이스이긴 합니다만 다른 것도 몇 개 섞고, 사실 한 두 문장은 제가 쓴 걸 몰래 섞어 놓았습니다... ^^;

삼국지 13은 깔았다가 바로 지운 게임이네요ㅠ ㅋㅋㅋ 전 옛것이 익숙한지 11만 하게 되더군요. 전시나 난세가 아닌 다른 시대에 조조가 태어났다면 어떤 생을 살았을지 궁금해집니다. ㅎㅎ

11의 특기와 병법, 10의 아기자기한 육성, 9의 우수한 인공지능, 5의 속도감, 6의 긴박감 등등 장점만 모은 작품은 안 나오고 이상한 작품만 나오네요, 그래도 음악은 좋습니다 ㅋㅋ

능신으로 살았겠죠. 치세 능신. 유능한 임원이나 관료가 됐을 것 같습니다.

다 맞는 말씀 해주셨네요..ㅎㅎ 7과 8 이야기가 빠져 평을 더하면, 너무 쉬운 난이도의 8 , 8의 체험판 같은 7 같습니다. 다 좋았지만 가장 오래 즐긴건 11이네요. 조조같은 사람이 주변에 없기만 바랄 뿐입니다. ^^

비문학이 넘치는 요즘 세상에 좋은 시를 모아 풍류판관님께서 읽어주시니 너무 좋네요. 문득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 시를 읽으며 감상에 빠지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감사합니다 :)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옛 위인들의 시라는건 그 사람의 생애가 오버랩되서 더 감상하기 즐겁더군요 ^^;

요즘 사마의 중국 드라마 보는 중인데 거기 나오는 조조는 슬퍼하는 모습조차 정치적으로 보였는데 이런 시가를 쓰다니 그도 인간이었구나 싶네요 .

그냥 둔하기만 한 인간이면 사람의 심리를 읽어야만하는 지도자가 될 수 없었겠지요 ^^;

Coin Marketplace

STEEM 0.04
TRX 0.32
JST 0.086
BTC 59728.22
ETH 1577.34
USDT 1.00
SBD 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