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판관의 협상론 서문(2/3) - 왜 협상론이 필요한가?
- 지난번 쓴 내용을 3 part로 나누어 내용을 추가한 것입니다.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맥이 아니라 공부다. 물론 꼭 공부가 아니라 예체능이 될 수도 있고,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을 키우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무엇이든 전술한 바와 같이 먼저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묵묵히 자기 실력을 쌓지 않은 사람은 남에게 줄 것이 없기 때문에, 애시당초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가 없다. 마원이 서른 이후의 빈곤은 본인 책임이라고 말한 것은 단순히 그 시점에 얼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느냐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자신을 세일즈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냐를 확인한 것이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이 자기 역량을 쌓는 것이라면 어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맥이다. 하수는 이윤을 남기지만 고수는 사람을 남긴다는 것은, 뻔질나게 술을 마시며 음담패설이나 정치인 욕이나 할 사람을 남기라는 뜻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바로 유통망을 남기라는 의미다. 아무리 실력 있는 변호사라도 사건을 많이 수임할 수 있는 변호사의 상대가 될 수는 없다. 자기 판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가장 많은 것을 가져 간다. 모든 분야가 그렇다.
그리고 그 인맥을 유지하며 결정적 상황에 상대가 자신을 선택하게 만드는 것은 모두 협상의 문제로 귀결된다. 즉 먼저 실력을 쌓는 것을 링에 오르기 위한 훈련으로 본다면, 어떻게 협상하는가는 링 위에서 어떻게 싸우는가에 대한 방법론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어린 아이로서의 원형과 철저하게 구분된다. 어린 아이의 행동에는 목적이 없다. 상대의 반응과 무관하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이 어린 아이의 특징이다. 반면 모든 협상론 서적은 공통적으로 먼저 목적을 분명히 하라고 가르친다. 즉, 모든 관계를 그 순간의 현상이 아니라, 목적을 가진 협상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야 말로 어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협상하는 자에게는 최종 목적을 달성하기 전까지 마음먹은대로 움직일 자유가 없다. 일견 그것은 불행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피카소처럼 태어나 내키는대로 붓을 흔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큰 그림 속에 인내심을 가지고 작은 퍼즐 조각을 맞추어가야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란 본질적으로 괴로운 것이다.
물론 대안도 있다. 처음부터 포기하고 맛있는 밥을 먹거나, 이웃과 웃으며 인사하거나 등등 큰 노력 없이도 늘 할 수 있는 것들 속에서 소소한 만족감을 느끼며 사는 것이다.
또는 깨지지 않을 믿음을 가지고 사는 법도 있다. 종교가 없는 미국 동부의 고소득 미국인들보다 남부 저소득층 기독교인들의 행복도 수치가 훨씬 높다. 이는 자신의 모든 불행과 사회의 불평등을 전생의 업보로 생각하는 힌두교도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게 사는 것도 분명 방법이다.
단 무언가 갈망하는 것이 있다면 두 가지 다 대안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장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만 읽어보아도 사람은 늘 주어진 것들에서 만족할 만큼 단순하게 설계되지 않았다.
또한 나는 철야 기도를 하는 사람이 그 목적하는 바를 끝내 이루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두 손을 놀리고 있는데 산이 저절로 움직일 리 없지 않은가. 기도로 기적을 본 이들의 간증 집회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마치 서울대를 졸업하고 부자가 된 사람은 언론에서 다루지 않지만 고등학교만 졸업한 사람이 성공하면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그런 것은 일상에 흔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선택은 자유다.
다만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가령 그 과정이 괴로울지라도 시간을 두고 인내하며 협상을 해나갈 생각이며, 내 삶의 결과로서 내가 협상에 대하 연구하여 써내려갈 글들이 무용하지 않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앞으로의 협상 연구 글들이 기대되게 하시는군요^^
ㅎㅎㅎ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