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명칭이 아니라, 본질이다. Name of dis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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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개념을 설명할 때, 가장 좋은 단어는 쉬운 단어다. 어떤 생각을 표현할 때 가장 좋은 글은 쉬운 글이다. 하지만 이른바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들은 어려운 단어를 쓴다. 법률쪽에는 한자가 빠지지 않고, 의학쪽에도 영어는 필수다. 하지만 쉬운 단어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전문성이란 자존심 때문에 아직도 무엇인가를 어렵게 표현한다.
- 개념을 정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편리성과 더불에 이미지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바보란 단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장애인 이란 단어는?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 바보 란 이미지가 강하다. "장애"라는 것은 개인적인 손상, 사회적 참여의 불이익, 핸디캡.. 등 다양하게 그 의미가 변해왔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선 그저 장애란, 나보다 못하고, 인지적으로 떨어지는, 몸이 불편한 사람이란 이미지가 형성되어 왔다.
야! 씨! 장애인이냐?
친구들이 장난으로 실수하면, 이런 식으로 툭 내뱉는 말이 되어버렸다. 농담을 하는 두 친구 사이로... 고개를 숙이며 복도를 지나가는 한 학생이 있다. 그 아이의 어머니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다. 그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 그 아이의 어머니는 바보인가? 아니다. 그 아이의 어머니는 그저 하반신이 불편할 뿐이다.
하지만 그 학생들이 사용하는 단어는, 그 어머니를 바보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나는 이 '장애', '장애인'이란 용어가 우리 사회에 그 단어의 의미가 너무나 변질 되었음을 느꼈다. 그래서 장애인식개선 연극, 자원봉사를 수 년동안 하였다. 장애인식 개선 연극을 만들었고, 대본을 창작했고, 여러 곳에서 공연했다.
중요한 건 바로 본질이다.
하반신 마비가 있던 그 어머니는 한 아이의 소중한 어머니일 뿐이다. 거기에서 "장애인"이란 명칭은 불필요하다. 그것은 그저 다리가 불편하기 때문에 우리들이 배려하고, 지원해줘야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류 장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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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자폐성 장애야.
그 아이는 장애인이야.
어린 장애 학생들을 부를 때, 관련 전문가들 조차도 우리는 어려운 "명칭"을 사용하려 한다. 그 명칭은 어디에서 왔을까? 대부분 장애의 명칭은 미국식 분류, 서양식 정의에서 가져왔다. 그럼 그것이 정확하게 그들을 표현하는 것인가?
그 애는 ADHD야.. 내버려둬
항상 소란스럽고, 사고를 쳐.
특수교사로 근무하는 나도... 예전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명칭과 정의가 바로 그 특성을 표현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사람들은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다. 바로... 그건...
ADHD 학생에 대한 정의를 순식간에 박살내 버리는 이론적 접근이 있다. 독일의 루돌프 슈타이너의 발도로프 교육에서 접근하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보는 시각이다. 여기에선 '정상'과 '비정상'의 범주로 학생들을 정의하지 않는다.
ADHD 라고 표현하지 않고
사냥꾼 기질이 있는 아이라고 말한다.
교실에서 앉아서 수업을 해야하며, 조용히 해야 하고,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식의 생각으로 ... 그 학생들을 서양식 정의로 판단하면 ADHD 로 치부하겠지만...
우리는 불과 몇 백년 전만 해도 사냥을 하고 다녔다. 산과 들을 뛰어 다니며, 토끼를 잡는 식의 생활을 한다면... 그 아이는 아주 민감하며.. 빠르고... 체력적으로 강하며.. 민첩한 훌륭한 사냥꾼이 되는 것이다.
20년 전... 중고등학생 시절, 수업시간에 발표하던 때를 떠올려 보자.
자... 오늘이 6월 1일 이니까..
1번, 11번, 21번 ... 나와서 풀어봐
우리도 역시 분류하기 편한 번호로 불렸다. 2학년 2반 22번... 이렇게 숫자로 내가 정의된 이유는 빠르게 양산되어야 하는 일꾼이었기 때문이다. 내 이름은 어느새 없어지고.. 내가 몇 번인지? 몇 등 인지? 몇 등급인지? 그런 ... 양적인 것들이 중요한 시대였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고 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 쓰레기는 줄어들고... 다양한 제품, 나만의 소비, 소중한 개인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질적인 가치가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더이상 번호가 아니라 본인의 이름, 사람이란 주체가 중요해 지는 것이다.
- 전문가란 이름으로, 쉽게 네이밍(명칭짓기)하지 마라.
- 당신이 생각하는 그 명칭이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 당신이 만지는 것이 기둥이라 생각하지만,
그것이 코끼리 다리일 수 도 있는 것이다. - 당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지마라.
- 당신이 아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마라.
- 본질을 안다고 착각하지마라.
끝으로...
- 그 아이의 이름을 불러보라. 그리고 마음을 열어라.
몇 번이고 스스로에게, 동료들에게 전해 봅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 내가 아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게 정말 위험하죠.. 항상 겸손하게~
마음을 열겠습니다. 좋은 글 얻고 갑니다.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따뜻한 관심과 댓글로 힘이 됩니다.
@nhotaeryong 님도 즐거운 주말되세요~
팔로우 하고 자주 찾아뵐께요~
명칭이 아니라 본질을, 그리고 이름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것. 잘 배워 갑니다 선생님 :-)
핵심을 잘 요약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말씀으로 제가 더 마음이 따뜻해 지네요.
감사합니다. 미모의 @chaelinjane 님!
감사합니다.
ADHD는 예전 TV다큐에서 본 것 같은 내용인데 그것이 발도로프 교육이였나 보네요.
항상 인지하고 노력해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외국에서는 학생들이 교실에만 있지 않고
목공 교육도 많이 받고 하더군요.. ^^
응원 감사합니다.
깊은 공감의 표시로 봇댓리 3종세트 띄웁니다. 제 미력한 파워가 아쉽네요...
마음만으로도 감동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많은 호응을 받아서 학생들과.. 함께 일하는 분들과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유명한 시 구절인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가 떠오릅니다.
맞네요.. 저도 시가 생각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강의 다닐때 써 먹도록 하겠습니다 :)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짱짱맨님!!
맞아요... 진짜 공감되는 얘기네요.
직업이 특수교사세요? 와... 배울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심각하게 읽다가..
여기서 빵 터졌네요.ㅎㅎ
아... 옛날 생각이 나서ㅠㅠ
걸릴까.. 날짜부터 체크했던 옛시절...
자매품도 있습니다. ^^
크윽... 조마조마..
헉... 맞아요 ㅠㅠ
그 분단 전멸 ㅎㅎ;;;; 운 나쁘면 옆 분단까지;;;
두근두근 조마조마
장애인식에 대해 관심이 가네요. 앞으로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ㅎㅎ
그냥 지나치기 쉬운 글인데 댓글 감사합니다.
응원에 힘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팔로우해서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ㅎㅎㅎ우리 모두 관심가져야 많은게 바뀌지 않을까요?ㅎㅎㅎ저의 조그마한 관심을 보태고 싶습니다^^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데....
21번도 아니고 3분단 첫째줄도 아니고 저는 그대로 나인것을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