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욕심을 버리고 현실을 취하라.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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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어머님되시죠? 안녕하십니까. 학교 전공부장입니다. 사업체 현장실습 기회가 있어 연락드렸습니다.
............
예. 여기는 자동차 시트 제작하는 회사고... 표준사업장이라 회사대표님도 장애 학생에 대한 마인드가 좋으시고...

"저희 애는 사무보조나 행정직쪽으로 생각하는데...."

"어머님....... 그런 일자리는 없습니다...........

나도 안타깝다. 하지만 지적장애나 발달장애 학생들에게 누가 사무직, 사무보조를 시켜주겠나. 2018년 대한민국의 실정은 그러하지 못하다. 몇 해 동안 운이 좋아서 혹은 갑자기 예산을 풀어서, 그런 비슷한 자리가 있었다.

하지만 몇 해 지나지 않아 예산은 끝이 났고, 일자리는 사라졌다. 부모님들의 시선은 한 껏.. 그 좋은 일자리에 맞춰져 있었다. 수도권이나 간간히 대기업 혹은 공공기관에서 기간제 일자리가 나온다. 하지만 역시나 그런 일자리는 지체장애나 약간의 청각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유리하다.


사실 나는 "장애"라는 용어가 우습다. "장애?" 그게 뭘 의미할까? 나는 정상인데, 너는 비정상이다? 그럼 정상이란 무엇인가? 멀쩡한? 보통의? 평균적인? 그렇다면..... 상위 1% 영재도 비정상에 가깝다.

발도로프 관련 특수교육분야에서는 "장애"를 기준으로, 특별한 교육적 요구가 필요한 학생들을 분류하는 것을 경계한다. 우리나라에서의 교육과 복지에서도 "장애"라는 단어의 의미가 불쌍하다거나, 나보다 못하다거나, 도와주어야 한다는 식의 정의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부터 시작해야 한다.


"장애"의 정의에 대한 문제는 둘째 치고, 먼저 부모님들과 학생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희망과 희망고문의 결과는 상당히 다르다. 일반 학생들 역시도 로또, 그러니까 대박을 바라고 도박에 베팅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된다.

솔직히 툭까고 말해 공부머리도 없고, 간절함도 없는데... 한낱 자존심과 허황된 꿈만 꾸며... 플랜도 수립하지도 않고 이런시험 저런시험에 도전한다.

하물며 주변에 친구들만 하더라도.... 공무원 공부, 임용 시험 준비하다... 접은 친구들이 수두룩하다.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교사... 누구나 한 번쯤 희망할 순 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으려면 최소한 나침반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나? 무작정 신기루를 찾아가다간 목말라 죽는다. 나를 돌아보지 못하고, 나를 알지 못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나와 우리 가족의 주머니 사정도 모르고, 나에게 주어진 젊음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계산하지 못하고... 그렇게 시작하는 공무원 시험이라면..... 그 꿈 고이 접어주면 좋겠다.


세상에 로또란 없더라. 한 방에 대박을 꿈꾸던 많은 친구들은... 족박차고.. 쓸쓸히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욕심을 버리고 현실을 취해야 한다. 욕심이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는 "감정"이란 복잡미묘한 검정 잉크가 첨가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가장 먼저 나의 마음 속 깊은 곳에 "간절함"이 있느냐를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있다. 단순이 운이 좋아 성공하는 사람들은 과연 몇 %나 될까? 주식으로 대박난 사람은 주식에 투자한 시간이 얼마나 될까? 단순히 비트코인을 아무것도 모르고 사두었다가... 건물주가 되었다는 자극적인 기사를 사람들은 좋아한다. 그러니 사람들이 좋아하고, 이슈가 되는 자극적인 기사를... 기자들은 실어 나른다.... 더 자극적인 기사... 더 짜릿한 이야기가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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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 유학을 준비하는 동료 교사를 보았다. 그리고 생각해보았다. 선진국의 교사들은 도대체 뭐가 다를까? 외국만큼 우리도 이제 잘 사는 나라가 되었고, 우리 나라 교육이 그리 나쁜 결과를 가져오진 않았잖아? 도대체 다른게 뭐야?

그런다 문득... 한 장면이 생각 났다. 미국 드라마였나.... 한 교사가.. 혹은 한 의사가... 한 손에는 펜이... 다른 한 손에는 클립보드에 메모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 그것은 바로... 데이터였다. 그것이 때로 귀찮거나, 의미 없어 보이는 것일지라도.. 그들은.. 그것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 사람들은 정말 습관처럼 데이터를 작성하고 있었다.

우리가 희망고문에서 벗어나... 좀 더 현실적인 희망을 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누적된 데이터였다.


나는 실력도 별로 없는 엑셀을 켰다. 그리고 작업활동에 관한 학생들의 참여도, 협력도, 기능숙달도를 기록할 수 있도록 양식 폼을 만들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이것을 1년... 2년 누적할 것이다. 다음으로 학생들의 체력활동... 걷기와 달리기의 거리와 운동시간을 기록하고.. 근력활동의 지속성을 꾸준히 기록할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준비된 자만이... 자신을 관리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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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시점에 난 과연 무엇을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되나?
여러 생각이 머리를 맴돕니다. 현실은 게임이라는 게임이론, 그리고 원숭이 이야기...,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찌보면 건방진 글이 될 수도.. 하지만 또 누가 보면 무엇인가 자극받고.. 대학생들이나 어린 학생들이 보고 먼가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에.. 욕 먹을 각오하고 글을 올렸습니다. 저나 제 친구들처럼 후회하는 사람들이 없기 바랍니다.... 보니.. 빛 나는 삶을 사실 것 같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진로 문제는 참 결정하기 어려운게 .. 부모님이나 학생이 희상하는 분야가 자리가 없다고 해도 한 번 그 시트회사에 가면 그쪽 일만 할 수 있게 되지 않겠습니까? 나이가 들면 희망하는 직종으로는 나이가 애매모호해지고 경력이 없어서 뽑아주지 않을 것이니 첫 스타트를 그렇게 끊어주고 싶은것이 부모님 마음일텐데 ...... 어느것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ㅠ

첫 스타트는 영특한 학생들과 이미 경력과 자격, 나이가 충분한 사람들이 가져갑니다.

부모님의 심정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이제 영원한 직장의 개념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정말 뛰어난 인재가 아니라면, 경력을/스팩을 쌓아야 더 좋은 일자리로 취업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경쟁이 더 치열해졌으니까요.

이제는 한 방이 아니라, 한 계단 한 계단씩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부모님의 마음이 지나치면, 잡은 기회도 놓치게 되더군요. 모두가 다 좋은 일자리 바랍니다. 내 자녀.. 내 친구의 자녀.. 수 많은 사람들의 자녀가 있습니다.

한 계단 한 계단씩 가는 것이 느리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정상에 가까워 있을겁니다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잘 적응해 살기는 정말 힘든 거 같아요.
@abcteacher님처럼 전문가가 꾸준한 노력으로 그들을 돕는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일반 사람들은 장애인에게 올바르게 접근하는 법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예,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장애인식 개선 연극도 6-7년 했습니다. 즐겁고 웃기는 연극으로.. 그러면서도.. 좀 보석의 가치를 알아봐 달라구요.. 저 혼자만은 역부족 이었습니다.. 결과는 말이죠.. 더 많은 엄마, 아빠, 대학생, 고등학생, 어르신들이 나서 주셔야 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간절함.. 기억하겠습니다.

예, 방문 감사합니다 ^^ 무엇이든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수백억대 부자가 되셔서~ 발도로프 특수학교 하나 부산에 맹그러 주십시오 ㅎㅎ :)

누구나 다 같은 길만 걸으려고 하니 그 길이 더 밀리고 복잡한 거 같습니다.
물론 모두가 다 편하게 살고 쉽고 남들보다 더 나은 생활을 꿈꾸지만 이제는 그냥 남들만큼만 사는 것도 힘든 시대네요.
부모님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더 아이들의 인생을 현실적으로 봤으면 좋겠습니다.

정답입니다. 다양성 없는 교육.. 그것이 가장 무서운것 같습니다.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선택의 폭 없는 줄서기 경쟁만이 남아 있습니다... 맞습니다.. 학생의 잘하는 분야를 빨리 찾아 돈도 벌고 직업도 가지게 해야하는것 같습니다.

맞아요. 꿈은 좋지만, 실현해야 현실이 돼죠. 감사합니다. ㅎㅎ

누적된 데이터가 참으로 중요할 것 같습니다.

스팀아 4월을 멋지게 가보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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