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일기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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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줏간 같아 보이는 이곳은 그림을 그리는 지인의 작업실입니다. 볼일이 있어 잠깐 들렀어요. 카메라로 가리니 왠지 제가 예뻐 보여 찍어보았습니다. (부끄러워서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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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이 앨범을 알게 되었어요. 가뜩이나 음악도 좋은데, 좋은 스피커로 크게 들으니 좋아서 죽을 뻔했습니다. 최근 들었던 앨범 중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는 수작이에요. 앨범을 기억하기 위해 찍어온 사진.

< Mort garson - Plantasia >


음악을 듣는 동안 지인은 저를 그려줬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캐리커처도 그려본 적 없는데요. 저를 그린 그림을 받으니 기분이 이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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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달라길래 올해 찍은 프로필 사진을 보내주었어요. 사진을 찍은 날은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았습니다. 그 모습을 카메라로 담고, 포토샵까지 한 사진을 그림으로 옮기니 삼단 미화가 돼버렸어요.

마지막 사진은 지인이 맘대로 배경을 추가했어요. 그림 속 저를 보는데, 모든 게 다 낯설었어요. 그림을 뽑아 액자에 넣어준다는 걸 JPG 파일로만 받아왔어요. 정 주고 싶으면 물감으로 그려 달랬다가 혼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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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글에선 여행을 짤막하게만 정리했는데요. 둘째 날 아침 저희는 숙소 근처에 있는 산을 가볍게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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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카메라를 들자마자 자세를 취해주더라고요(!) 찍고도 놀랐어요. 너무 귀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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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올라가진 않고, 중간 지점에서 잠깐 목을 축이고 돌아왔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돌아와 사진을 보니 참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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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때 묵었던 곳에는 수영장이 있었어요. 자유시간에 저희는 수영장에 와서 뛰놀았습니다. 저는 마땅한 옷이 없어 발만 담그고 사람들을 구경했어요. 평화로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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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친한 지인의 작업실에 들렀습니다. 이 사람은 라디오헤드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역시나 작업실에서 계속 라디오헤드 음악만 나오더라고요. 이 영상은 전부터 몇 번 봤는데, 크게 음악을 틀고 보니 정말 좋았습니다.

시원한 방에서 함께 음악을 듣는 순간이 좋아 공연히 화면을 찍어보았습니다. 원래 음악을 크게 듣지 않는데, 요즘은 저도 작업실을 구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들어요. 음악을 왕창 크게 틀고 싶어집니다.

< Radiohead - Present Ten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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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연락들이 몇 있습니다. 다시 연락 준다 하고선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버렸던 일들. 연락을 해야 했던 분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이럴 땐 '안 그래도 연락드리려 했는데'라는 말을 꺼내기도 송구스럽습니다.

평화로운 며칠을 보내면서, 다시 공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과 결부 짓지 않는다면, 제게는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무척 많습니다. 이것도 복이겠지요? 한동안 들어오는 일만 했는데, 제 곡을 사람들에게 다시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생각지 못하게 제주에 가게 될 것 같습니다. 제주에서 몇 번 공연 할 일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여러 사정으로 취소되곤 했어요. 이번엔 마음을 비우고 훌쩍 떠나볼까 합니다.

스스로 인디의 길을 걷고 싶어 하는 건지, 작곡가의 길을 걷고 싶어 하는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다시 노래하고, 피아노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앨범도 천천히, 느리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떤 곡이 나올지는, 써봐야 알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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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분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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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자신은 깨닫지 못하지만 무대에 섰을때 가장 행복해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위에 그런 사람들을 겪다보면 그들은 피에 흐르는 타고난 빛이 무대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구나 싶어서 참 부럽습니다.
제주도에 스케줄이 생기셨다니 부럽네요. 가신 김에 한 일주일 푹 쉬고오세요 ^^
누군가 당신의 일상을 부러워 한다는 것 잊지마시고. ^^. ㅋㅋㅋㅋ

무대는 무서운 곳이라 섰을 때 가장 행복했나 돌아보면 선뜻 대답하기 어려워요. 오히려 혼자 연습에 집중할 때가 더 행복했던 것 같기도 한데, 제가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지요.

피에 흐르는 타고난 빛이 무대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난다.

무지 멋진 말이네요. 스케줄이 생겼다기보단, 스케줄을 만들어보려 하는 중이에요:) 간 김에 일주일 푹 쉬고 오면 좋은데, 그 정도론 시간이 나지 않겠네요. 잘 짜보겠습니다+_+

그렇죠. 많이 무서운 곳이죠. 하지만 분명히 뭔가 반짝이는 것이 있어서 오르게 만들잖아요. ㅋㅋㅋ 하루 이틀이라도... 더위 피해서 잘 쉬다 오셔요.... ^^ 바다 보이는 카페 옥상에 해먹 있는 카페들이 많더라구요... 내집인양 누워있으면..천국이 다로 없으니... 쉬실때 한번 시도해 보셔요 . ㅋㅋ

지금은 수영장 안이라 시끄러워서 음악을 들을 수 없네요. ㅠㅠ 이따가 집에 와서 들어볼께요.

왠지 수영장 안에서 들으면 잘 어울렸을 것 같아요. 수영장 다녀오신 글 읽고 오니까 괜히 더 반가워요! 피곤했을진 모르겠지만, 즐거운 시간이었길 바랍니다:)

저는 곡을 들어보고 물 흐르는 느낌을 받았어요. 수영장에서 들으면 잘 어울린다는 뜻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우와 대충봐도 엄청 미인이시네요. ㅎㅎ 우왕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민망하네요. 감사합니다!

초상화 궁금하네요.ㅎㅎ

이제 보니 저건 초상화군요(!) 초상화라는 생각은 미처 못했네요. 어떤 건 못생기게 그려주고, 어떤 건 예쁘게 그려주고, 이러나저러나 저 같지는 않습니다. ㅎㅎ

하고싶은대로 하는 삶 응원해요!! 이것저것 재다보니 뭘 시작할 수 조차 없더라고요.
들려주신 음악은 편하면서도 왠지 게임음악, 애니음악 같아요 ㅋ 신기한 장르네요.

하고 싶은 대로 살다가 맘 편히 망해버릴까봐요. ㅎㅎ 2018년은 막나가는 해로 정했습니다.

음악이 재밌죠? 앨범을 통째로 듣고 있으면 청량해져요!

캬아 나루님이 올려주신 음악을 들으며 글을 주욱 읽어나갔는데, 정말 앨범 자켓 사진처럼 식물이 무럭무럭 자라날 것 같은 음악이네요! ㅎㅎㅎㅎ 다람쥐 사진에 무척 잘 어울리고요! 얼굴을 지우신 프로필 사진도 예술 사진의 일부인듯 멋지게 다가옵니당 :) 초상화도 무지 궁금해요! 헤헤

가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음에 꼭 드는 곡을 만나면 신나서 난리가 나는데, 그때 무슨 음악인지 알아내지 못하면 한동안 고생이죠 ㅠㅠㅠ 사진으로 잘 담아오셔서 다행입니다!! :-)))

이런 음악을 배경으로 하는 오래된 게임이 있을 것만 같아요. :-)
예를 들면, 프린세스 메이커??! ㅎㅎㅎㅎㅎㅎ

아, 이러니까 몹시 궁금해지는 얼굴이네요 ㅎㅎㅎ

좋은 음악을 좋은 기기로 등어서 좋아죽겠다는 느낌이 정말 궁금해요. 아마도 저는 이해할 수 없는 나루님의 행복감일지도 모르겠어요. 오늘은 집에 아무도 없으니 저도 노래를 크게 들어봐야겠습니다!

좋은 기기로 들어서 좋은 것도 있겠지만, 크게 들으니까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요. 음악을 크게 듣는다는 것 자체가 자유롭게 느껴져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아마 피기펫님도 일상에서 느끼고 있는 행복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무도 없는 자유를 조금 즐기셨는지 궁금하네요:)

plantasia 연주음악과 앨범자켓이 맘에 쏙드네요. 수풀세상은 보는것 만으로 마음을 푸르게하지요. 그러나 그속에서 농사 노가다뛰면 으이구 힘들어요. 그렇지만 아주 더웠다가 소나기온뒤 야생초 베어낼때 빗방울에 젖은 수풀과 함께 묻어나오는 흙냄새는 오묘한 오르가즘을 느끼게하지요. 진한 노동의 땀과 함께말이죠. 물기 머금은 풀에 젖은 차가운 촉감도 좋지요.

왠지 이음악이 떠올라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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