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it] 거상 임상옥에게 배우는 스티밋 - Part 1: 사람을 남겨라

in #kr-writing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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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지입니다.
스티밋의 세계에 들어온지 벌써 두 달이 흘렀네요.

요 며칠 간은 포스팅을 좀 쉬었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에게 질문을 두 가지 던졌습니다.

질문 #1: '난 왜 스티밋을 할까?'
질문 #2: '난 어떻게 스티밋을 해야할까?'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19세기의 거상 임상옥에게서 찾아보았기에, 3회에 걸쳐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가포(稼圃) 임상옥(林尙沃)은 1779년, 평안북도 의주(義州)에서 출생했다.

당시 의주는 對중국 무역이 가장 활발한 도시였는데, 비단, 모시, 금은, 종이, 가죽, 인삼 등을 주로 수출하였다. 그 중에서도 인삼은 희소가치가 크고 부피가 적으며 여러 의학서적을 통해 그 효능이 널리 알려졌으므로 유통 마진이 매우 컸다.

임상옥은 바로 인삼 무역을 통해 조선 최대 갑부가 되었다. 아래의 에피소드에서 임상옥이 얼마나 거부였는지를 엿볼 수 있다.

『임상옥이 중국에 인삼을 팔고 와서 은괴를 쌓으면 마이산만하고 비단을 쌓으면 남문루(南門樓)만 할 것이라고 전해진다. 회계를 맡은 사람만 70명이 넘었고, 그의 집에 고위관리일행 700여 명이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왔을 때 700명의 요리상을 일시에 각기 상을 차려 대접할 수 있었다.』

어마어마한 부를 당대에 이룬 데에는 인간관계를 무엇보다 중시하며 사람을 평등하게 바라보았던 그의 철학이 자리잡고 있었다. 오늘의 main episode를 소개한다.


『보따리 장수였던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남긴 빚더미를 떠맡아 온갖 고생을 하던 임상옥은 3년 만에 문상(門商), 요즘으로 치면 子회사 사장이 되어 중국으로 첫 출장을 갔다.

북경 시내를 구경하러 나갔다가 '만금루'라는 기생집에 붙은 광고를 보았다. 광고 내용인즉, 새로 온 기생이 있는데 절세미인이라, 하룻밤에 1만금을 내라는 것. 당시 1만금은 대략 상인들의 10년치 소득에 해당한다.

너무 큰 돈이라 중국 사람들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

잠시 생각에 잠겼던 임상옥은 기생집에 들어가 1만금을 던져주고 방에 들어갔다. 그러나 덜덜 떨고 있던 그 여자의 몸에 손도 대지 않고 술잔만 기울이다가 다음날 아침이 되어 떠나려는데, 그 여자가 눈물을 글썽이며 임상옥을 붙들고 "자신은 망한 귀족집 자제이며, 몸값을 치뤄야만 풀려나는데 이렇게 살려주셔서 감사하다, 존함만이라도 알려달라"고 청하였다.

이에 '의주상인 임상옥'이라는 7글자만 알려주고 귀국했다.
이 일로 인해 허랑방탕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힌 임상옥은 지독한 고생 끝에 절간에 들어가 승려가 된다. 그러나 상인의 길을 잊지 못하던 임상옥이 환속을 결심하던 즈음, 중국 북경에서 가장 장사를 크게 하는 갑부가 임상옥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하여 북경에 가서 그 갑부를 찾아가니, 10년 전 그 기생집에서 만났던 절세미인이 머리를 조아려 공손히 절하며 말했다.

“대인께선 소녀를 기억하시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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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는 그날 이후 임상옥 덕분에 자유의 몸이 되어 기생집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지금의 갑부를 만나 그의 소실이 되었다가 아들을 낳아 정실 부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때 임상옥이 치뤘던 돈의 10배의 돈을 그에게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갑부와 독점 거래를 트게 해주었다. 이로 인해 아무런 자본금이 없던 임상옥은 거상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


임상옥이 소녀를 도와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그의 이후 행적과 어록을 보면 알 수 있다.

"재물은 흐르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

실제로 임상옥은 빈민구제와 자선사업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바로 사람을 평등하게 보는 인간관계에서의 철학 때문이었다.

사람이 재물의 힘을 빌어 비단옷을 입는다해도 그 옷을 벗으면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잘사는 사람이나 못사는 사람이나 평등하게 사람이라는 것.

누구라도 그 소녀처럼 집안이 망하면 그러한 처지를 당할 수 있으며, 이는 임상옥 본인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점. 소녀 역시 그 처지를 벗어나기만 하면 평등해진다는 점.

임상옥이 만약 소녀의 입장이었다면? 값을 지불하고 들어온 남자로부터 긍휼을 간절히 바라지 않았을까?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방에게 행하는 것 - 이것이 황금률이다.

임상옥이 과연 10년 뒤에 그 소녀로부터 도움받을 것을 예상하고 도와주었을까? 결코 아니다. 다만 임상옥은 그 소녀에 대해 측은지심을 가지고 있었고, 또 도울 수 있는 환경에 있었기에 댓가를 바라지 않고 도왔을 뿐.


스티밋에는 고래도 있고 뉴비도 있다.
언뜻 보면 고래와 친해져야 이득이 될 것 같고, 뉴비와는 친해져도 별 이득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고래들과 친해지기 위해 고래들 위주로 팔로우와 댓글을 하는 게 좋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고래도 뉴비도 평등하게 스티미언이다.
고래도 파워다운을 하면 뉴비와 다를 바 없고, 뉴비도 파워업을 하면 고래가 된다.
그래서 고래에게 잘보이려고 할 필요도, 뉴비라고 무시할 필요도 없다.
고래냐 뉴비냐는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의 사귐이다.
매일같이 연락하고 지낼 필요는 없다. 그러나 평등하게 사귀어야 한다. 그래야만 진심으로 사귈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옥과 같이 긍휼을 베풀 줄 알며, 또한 겸손한 고래.
소녀와 같이 은혜를 갚을 줄 알며, 또한 당당한 뉴비.
이런 사람들과 사귀고 싶어서 스티밋을 한다.

"이익을 남기는 것은 작은 장사요, 사람을 남기는 것은 큰 장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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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입니다! 보팅꾹~

감사합니다!

멋진 글이네요 ^^

감사합니다^^

고래는 아무나 되는게 아닌가 보네요!!!
교훈을 남기는 글에는 그냥 지나칠 수 없죠!

루나츄님, 항상 들러주셔서 감사해요! 요즘 올려주시는 포스팅들 잘 보고 있답니다^^

세상살이도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이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게 너무 어려워요;;; 스티밋에서도 관계를 위해 노력해도 쉬운일이 아니네요. 임상옥에게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쿠나님 오랜만에 방문해주셨네요~ 감사해요^^
맞아요, 결국 남는 건 사람이지만, 사람을 남기는 것처럼 어려운일도 드물다고 생각해요. 오죽하면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겠어요. 저도 인간관계에서 마음을 다친 적이 꽤 있다 보니..

댓글상인 저스틴수

감사합니다!

와... 임상옥. 기억하겠나이다.
우린 사람이기 때문에 소중하고,
그 소중함을 나눌줄 알기에 사람입니다.

수지님... 뭐라 써야하지 이거...
이미 팬이 됬으니, 이러지마세요ㅋㅋㅋㅋ

마지막 말... 해보니 저게 진리입니다.
사람이 중요해요, 짧게 나마 보육원에서 그 주제로
이야기 나누었던거 저 기억해요.
오늘도 배우고 갑니다...

에잇 받아랏! 나의 0.02달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쿤다니님ㅋㅋㅋㅋㅋㅋ 0.02달러 감사히 받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짧게나마 나누었던 이야기를 기억하신다니, 뭔가 뭉클하네요. 말씀하신대로 우린 사람이기에 소중한 존재들이죠. 전 정말 사람을 얻고 싶거든요. 쿤다니님을 이미 얻어서(?) 기쁘네요^^

인정. 이제 같은 편.

아놔.... 이런건 대체 어디서 알아오는거야.....
나도 이런글 써야하는데....쥬륵...누나...오늘글도 진지해...ㅋㅋㅋㅋ

장금님은 워낙 좋은 글들을 많이 포스팅 해주셨잖아요~
최근엔 예술 영역에까지 포스팅을 확장하시는 능력자! 더더욱 응원합니당! ^^

고래도 있고 뉴비도 있어야 이 생태계가 돌아가는것 같습니다.
결국은 사람사는 공간이 다 그렇네요 ㅎㅎ 어떤 공간도 다 그런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woogie1018님, 방문 및 댓글 감사해요^^
맞아요, 밀림에도 보면 사자도 살고 코끼리도 살고 토끼도 살고 다람쥐도 살아서 생태계를 이루는 것처럼 사람이 사는 공간도 역시 그런 것 같아요^^ 사자만 소중하고 다람쥐는 하찮은 게 아니겠죠~
자주 뵈어요^^

이익보다 사람을 남겨야한다.
좋은말이네요^^
항상 명심하겠습니다.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프사의 강아지가 귀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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