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협상 4분면: Part 1/5 - Split the Pie

in #kr-writing6 years ago (edited)

인생은 협상의 연속이다.
국가 간의 외교적/정치적/군사적 협상에서부터 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것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협상은 끊이지 않는다. 따라서 얼마나 협상을 잘하느냐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무척 크다고 볼 수 있다.

협상을 잘하기 위해서는 ‘포지셔닝’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른바 ‘협상 4분면’을 통해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Quad_nego.png

‘협상 4분면’이란, ‘관계의 중요도’ 및 ‘결과의 중요도’의 높고 낮음에 따른 포지셔닝을 파악하고, 이에 따라 아래와 같이 네 가지 협상 스타일을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1. Split the Pie
2. Serve the Pie
3. Take the Pie
4. Expand the Pie

이번 포스팅에서는 'Split the Pie'에 대해 알아보자.


‘Split the Pie’, 곧 ‘파이를 나눠라’는 협상대상자와의 관계가 중요하지 않고, 협상의 결과도 중요하지 않을 때 쓸 수 있는 협상전략이다.

해외여행을 갔다가 길거리에서 기념품을 파는 잡상인과 흥정, 곧 가격협상을 하게 되었다고 하자. 잡상인이 처음 제시한 가격은 미화 10불. 이때, 어떻게 협상하는 것이 최선일까?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은, 협상대상자와의 관계이다.
해외여행을 갔다가 만난 잡상인을 향후 다시 만나거나 중요한 관계로 발전할 확률은 지극히 미미하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을 배제하고 단기적인 관점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다.

또한, 협상결과의 중요성 역시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밀고 당기며 아무리 협상을 잘했다 치더라도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은 10불이 채 되지 않는다. 그만한 기대수익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의 기대수익은 최대 10불에 미치지 못하므로 협상에 투입할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잡상인과의 협상에는 ‘Split the Pie’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제시가격이 10불이므로 예를 들어 5불을 역으로 제시한다. 그러면 잡상인은 8불 정도로 다시 제시한다. 그럼 6불을 역으로 제시하고, 잡상인은 8불을 고수하거나 7불을 다시 제시한다. 그럼 이 가격에 구매한다.

즉, 10불에 판매해서 잡상인이 다 가져가려 했던 파이를 나눠먹는(Split) 전략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협상에 결코 많은 시간이나 노력을 들여서는 안되며, 또한 파이를 다 줘버려서도 안된다는 점이다. 만일 잡상인이 전혀 가격을 낮추려 하지 않는다면, 구매를 포기하고 대체재 또는 다른 잡상인과의 흥정으로 바로 옮겨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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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해외출장을 갔다가 택시를 탔더니 3,000원이 나왔다.
볼일을 본 후 되돌아가려고 보니 여러 택시기사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제일 먼저 다가온 택시기사 A에게 가격을 물어보니 15,000원을 달라는 것이었다.

아니, 여기 올 때에 3,000원에 왔는데 15,000원을 달라니!

그래서 3,000원을 역제시했더니, A는 10,000원을 제시해왔다. 여전히 괴리가 컸다. 바로 포기.

우리가 흥정하는 광경을 지켜본 택시기사 B에게 가서 가격을 물었다. 눈알을 굴리던 B는 얼마를 원하냐고 되물어왔고, 나는 3,000원을 제시했다. 그러자 B는 5,000원을 역제시해왔다.

2,000원 때문에 더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쓰는 것은 낭비라고 판단했기에 5,000원을 수용했다. 택시를 타고 보니 올 때 탔던 것보다 훨씬 크고 좋기는 했다.

여기서 사용된 전략 역시 협상 4분면의 ‘Split the Pie’이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Serve the Pie’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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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값 흥정 저도 꽤 잘하는 편이에요.ㅎ
수지님, 시리즈로 컴백하시는군요.
격하게 환영할 거예요.^^

마담님 흥정하시는 실력이 궁금해요~ 언제 한번 볼 기회가 있을까요? ㅎㅎ 오랜만에 시리즈를 기획해보았습니다ㅎㅎ 격한 환영 격하게 감사합니당^^

내용도 내용이지만 수지님 정리가 설득력 있고 깔끔하네요...
리더십 강의로 전업하세요
스티븐 코비 [7습관] 강의 비슷한 냄새가 납니다. ^^

@raah님 과찬이세요~ ㅎㅎ
잘 읽어주셨다니 기쁩니다^^

협상의 4분면 재미있네요~ : )

택시의 예시.. 제대로 전략적인 선택을 하셨군요. ㅎ

@mastertri님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택시는... 외국 나가시면 특히 저런 경우가 많잖아요ㅎㅎ

수지님의 협상 시리즈 기대되네요:) 중요도 두개 다 Low 인 Split the Pie부터 중요도가 높은 순으로 올라가니 더 흥미로워요.

기대해주신다니 감사해요 보보님^^ 중요도 낮은 것부터 올라가게 되네요ㅎ

Split the Pie 흥미롭네요 ㅎㅎ

흥미로우시죠? ㅎㅎ 협상에서의 포지셔닝을 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협상 4분면이요.

거상 임상옥은 파이를 좋아했을까요?

당시에 만일 파이가 수입되었다면, 그걸 즐길 수 있는 재력을 가진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가 거상 임상옥이었겠지요~

호오.... 사업가로서의 수지님의 면모가 보이는 글입니다 :) 크으.. 멋지다!👍 꼭 사업이 아니더라도 말씀하신 것처럼 인생 자체가 협상의 연속이기에 일상 생활 및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쓸모 있는 정보가 될 것 같아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협상에 결코 많은 시간이나 노력을 들여서는 안되며, 또한 파이를 다 줘버려서도 안된다는 점이다.

가끔 협상 자체에 정신이 팔려 필요 없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결과적으로 얻은 바는 내 노력과 시간에 비해 미미할 때가 있죠. 소탐대실입니다.

쏭블리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맞아요, 일상 생활에도 사실 협상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ㅋ
말씀하신 것처럼 중요하지 않은 협상에 너무 정신 팔리면 안되겠죠~! 댓글 감사해요^^

삶의 지혜-일단 깍고 보자...ㅋㅋㅋㅋ

노노, 그건 관계의 중요도가 낮을 때에만ㅋ

수지님의 글을 오랜만에 보니 아주아주 반가워요 +_+ 그래서 신나서 읽었어요 ㅎㅎ 저도 수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협상에서는 서로의 포지셔닝에 따라 전략이 달라져야 함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협상테이블에 앉은 두 party 의 관계 뿐만 아니라 얽히고 섥힌 주변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관계 모두 고려대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협상이 어렵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와 북한과의 관계에서 두 국가 사이의 관계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 모두의 관계를 다 고려한 협상 전략을 짜야하기 때문에 골치가 아픈 거겠죠? ㅠㅠ

반갑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맞아요, 셀레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다수의 stakeholders의 이해가 얽히고 섥힌 협상 테이블이 많아서 골치가 아프죠. 그래서 사실 'Expand the Pie' 전략이 사실 가장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또 보면 국제정치에서는 꼭 그렇진 않은 것 같더라고요. 시류에 따라 합종연횡이 많아서..
정말 쉽지 않아요. 정답이란 게 없다보니까요. 댓글 감사해요^^

Split the Pie~ 표현이 아주 쏙쏙 들어오네요.
다음편 serve the pie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기대해봅니다. :)

쏙쏙 들어온다고 하시니 기쁘네요^^ Serve the Pie도 조만간 포스팅 예정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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