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성선설, 성악설 무엇을 믿는가? KBS 스페셜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를 보고

in #kr-writing6 years ago (edited)

주말이라 오랜만에 TV에 눈이 갔다. 재방송인지 본방인지 모르겠지만 KBS 스페셜 세월호 엄마들의 연극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라는 자막이 보인다.

사실 세월호가 있었던 4년전 4월 16일은 우리 첫째가 태어나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때였다. 내 인생에 가장 슬펐던 한달을 꼽으라면 단연 그 잔인했던 4월 그 한달이었다. 천안함 폭침때도 그렇게 슬프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마도 엄마가되었기때문에 자식을 잃은 슬픔이 얼마나 클지 조금은 이해가 되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세월호 가족들이 느낄 슬픔과 고통이 감정이입이 되고도 남았다. 내 아이들중 첫째가 기껏해야 여섯살이니 아무리 많은 시간을 같이 하고 추억을 쌓았어도 56개월이 고작이지만 나는 지금 내 아이가 없으면 감히 살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러할진대 꽃다운 18살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1열여덟 해만큼 긴 그 부모들의 슬픔의 깊이는 배가 되고 몇곱절이 되고도 남으리라.

가슴속 깊숙히 슬픔을 간직한 그들이 무대위에서 자신들의 상처를, 아픔을 이야기한다. 아마도 그렇게라도 계속 끄집어 내어놓지 않으면 무뎌질 수 있는 슬픔이 아니리라.

그들은 이 연극을 통해 세월호사고 이후의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직장을 그만 두었다는 말에 "세월호 희생자 가족에 10억인가 20억인가가 보상금으로 돌아갔대. 그러니 일할 이유가 있겠어?", "죽은 애만 불쌍하지", "또 세월호 얘기야! 이제 그만좀 해라! 지겹다" "저 집 세월호래.."

사람은 얼마나 악하면 이런 말을 서슴치않고 할수 있을까? 인간의 타고난 본성은 악하다는 순자의 성선설이 생각나게하는 대목이다. 수억을 준다고 자기 자식 목숨하고 바꾸겠다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싫다. 내 행복, 내 인생의 기쁨을 고작 돈 몇푼과 바꿀 생각은 추어도 없다. 라면만 먹어도 내 자식들 내가 끼고 살고 싶다. 예쁘게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그걸로 됐다 싶다. 순박하기만 한 세월호 희생자 엄마들도 그랬으리라. 그럼에도 말도 안되는 억측과 막말들은 비수가 되어 그들을 두번 죽이고도 남았으리라. 그런탓에 나는 세월호 사건 때도 그랬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꾸 성악설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살다보니 가끔씩 신이 없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신이 없지 않고서는 이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나도 이제 나이를 좀 먹으니 사람의 얼굴에서 사람의 살아온 궤적이 보일때가있다. 웃는 표정과 서글서글한 눈매, 진심어린 말투와 행동에서 "평생을 착하게 살아왔어요."라고 쓰여있는 것만 같다. 단원고 이영광 엄마의 얼굴이 꼭 그랬다. 순박하고 순하디 순한, 너무나도 선한 얼굴의 그녀가 대사를 하다 목이 메여 대사를 잇지 못한다.

따뜻한 쌀밥 한 공기만 딱 멕이고 싶은디.. 김치찌개 끓여 고기만 다 골라 묵어도 아무말 하지 않을텐디.

몇십번, 몇백번을 곱씹은 대사지만 이 대사 한마디가 어려워 오늘도 눈물로 목이 메인 엄마. 객석은 어느 새 눈물바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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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은 연극을 통해 조금씩 자신들의 상처를 내뱉으면서 조금씩 슬픔을 뭍어두려 하는 것이리라. 그녀들의 용기에, 그녀들의 행보를 응원하며 누구든 세치 혀로 남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들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간의 성선설을 믿을수있는 날이 올까? 맹자를 만나면 한번 따져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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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뉴스~ 방송을 듣고 학생들이 한가하게 배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던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정말 그런 말이 안나오지요~ 정말 가슴 절절한 그때를 누가 함부로 입밖으로 내뱉을 수 있는지.. 정말 마음이 아플뿐입니다~

입은 있고 가슴은 없냐고 묻고 싶네요.
어떻게 저런 말을..하나요 ㅠㅠ
일확천금을 줘도 자식과 바꿀 수 없는것을요 ~

맞아요..가슴은 없는것처럼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ㅜㅠ

세월호 희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합니다
이 땅에서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길 기원해 봅니다

사람은 얼마나 악하면 이런 말을 서슴치않고 할수 있을까? 인간의 타고난 본성은 악하다는 순자의 성선설이 생각나게하는 대목이다. 수억을 준다고 자기 자식 목숨하고 바꾸겠다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싫다. 내 행복, 내 인생의 기쁨을 고작 돈 몇푼과 바꿀 생각은 추어도 없다. 라면만 먹어도 내 자식들 내가 끼고 살고 싶다. 예쁘게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그걸로 됐다 싶다. 순박하기만 한 세월호 희생자 엄마들도 그랬으리라. 그럼에도 말도 안되는 억측과 막말들은 비수가 되어 그들을 두번 죽이고도 남았으리라. 그런탓에 나는 세월호 사건 때도 그랬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꾸 성악설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Life is nothing without God... Trust him... Your life depends on him... Thanks be to God to have food in your front every day. Take care of your child...

평생 가슴에 뭍겠지요
저도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더우기 지인의 딸이이가 희생자였기에
다시 떠올리기도 무섭지요 ...

지인의 딸이었다면 더더욱 잊기 힘든 기억이 될 것 같아요. 볼 때마다 솔직히 감정소비가 커서 애써 모른체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또 접하니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저도 사람이 성악설에 가깝지 않을까하고 생각합니다 이성과 생각으로 그것을 억제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무생각없이 표출하는 사람도 있는거같아요

세월호 가족들 단식하고 있을때 그 앞에서 피자랑 치킨 먹던 사람들
그들에게 두세배 이상의 고통이 가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사람들을 볼때마다 성악설이 떠오르게 되네요

다시는절대일어나지않아야할일이지요 그날의슬픔이란ㅜㅜ

바로보는 관점이야 다를 수 있겠지만
함부로 말하기에는 당사자들의 상처가 너무 크죠

저도 작은딸이 태어나고 4일후 일어난 일이라
잊을수가 없네요ㅠ 다시는 이런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랄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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