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추억] 버스타고 어디까지... 부산 89번 버스와 서울 134번 버스

in #kr-writing9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플로리다 달팽이 @floridasnai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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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곳엔 대중교통이라고는 거의 없다. 한참 큰 길로 나가야 버스가 하루에 네댓번 있을 뿐이다. 타는 사람도 거의 없다. 차가 없으면 기본적인 일상생활도 안되는 지역이다. 허리케인을 준비하는 것도 주유소부터 시작하니. (허리케인 IRMA 때문에 이 동네 모든 주유소에 개솔린이 동났다. 내일이라도 다시 채워지길 바란다.)

관련 글 - [나의 일상] 허리케인 IRMA 가 플로리다에 온다네요.

누구에게나 버스에 대한 추억이 하나씩은 있겠지 싶다.
나에게도 그리운 버스가 있다.
부산의 89번 버스와 서울의 134번 버스

부산의 89번 버스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89번 버스는 부산 금정구 서동, 한 여고와 한 남고 사이에 있는 종점을 출발하여 동래, 서면, 부산역 등 부산의 주요 중심지를 모두 거치고 하물며 영도대교를 건너 청학동까지 갔다가 다시 서동 종점으로 돌아오는 장장 3시간여에 걸친 긴 노선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토요일 오후이면 이 89번 버스를 서동 종점에서 타고는, 방해받지 않는 맨 뒷자리에 앉아서 부산을 가로질러 갔다가 다시 종점으로 돌아오는 3시간이 넘는 나만의 작은 여행을 하곤 했다. 친구와 함께일 때는 함께여서 좋았고 혼자일 때는 혼자여서 좋았다.
그저 버스 차창 밖의 세상을 구경하거나 버스 안의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이 생각~ 저 생각~(한끼줍쇼 강호동 버전), 공상, 망상, 잡생각을 하는거다.
그 나이 철부지 여고생답게 우리는 왜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해 생각했겠지... 물론 여전히 그 질문은 죽을 때까지 하나보다...

대학을 위해 서울에 올라와서는 134번 버스가 나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134번, 이문동 종점에서부터 신촌까지 수년을 매일같이 타고 다녔다. 이도 그리 짧은 노선은 아니었다. 청량리, 동대문, 종로, 종각, 아현동 등 서울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다녔으니. 허나 신촌도 종점에 가까웠던지라 내게는 거의 매일 앉아서 갈 수 있는 운이 주어졌다.
주로 새벽 차나 밤차를 타고 다녔다. 청량리 시장, 경동시장, 동대문 시장의 활발한 풍경에서 많은 힘을 얻었던 것 같다.
그때 여대생의 생각은 여고생과는 조금 달랐으리라.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왜 살아야 하는 것이냐는 질문은 애초부터 답이 없다는 나만의 결론으로,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하느냐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느냐, 즉 무슨 직업을 가지고 살아야 하느냐로 질문을 바꿔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하였으리라.

이제는 생각의 호흡이 점점 짧아진다. 마치 겨우 15분 거리의 출근 운전처럼...

그래도 이렇게 뻘글이나마 조금씩 쓸 수 있는 스팀잇이 내 새로운 추억 만들기의 버스 같아서 반갑고 고맙다.
종점까지 가야겠다.


P.S. @jay4u 님의 글에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Today's Gallery (Sep 7) 산과 바다 그리고 하늘의 멋진 조화, 산복도로. BUSAN

P.S. 제 추억의 버스에 같이 타주신 스티미언 분들께 감사하는 의미로 금요일 밤에 마감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이벤트] 700 팔로워 자축 기념 - 서울 숲 스팀 파크에 이름을 올려보자 - @주사위 한번 던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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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이렇게 반가울 수가....
89번....제 고향이 영도라 매일 보고 살았네요..ㅎㅎ
지금은 다른 지역에 살고 있지만, 명절에 영도가면....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세월이 가니, 다 변해가네요.

동물원의 "변해가네"를 들으며, 버스타던 날이 생각나서 오랜만에
들어 봅니다.

반갑습니다 저랑 정 반대 지역에 사셨네요. 89번이 이어주는 인연이네요 ㅎㅎ

종점까지 함께해욤~~ > _</♡

네, 꼭이요~~^^

전 대학교 다닐 때 탔던 84번 버스... 지금은 151번 버스인데요... 여기에 대한 추억이 많습니다.

검색해보니 많은 대학들을 거쳐 가네요 ㅎㅎ

어렸을땐정말버스 징하게탔었는데 이제차가 생겨 차만타고다녔네요 글을보니 버스한번타보고싶단.생각이 스물스물 밀려드네요^^

한번쯤은 좀 느리게 사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힘은들어도 버스타고 다녔을때가 추억도 여유도 더 있었던것 같네요 나이가들어갈수록 불편했지만 옛날이 더 그리워집니다

네, 마음의 여유는 물질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닌 거 같아요^^

달팽이님은 글을 참 잘쓰시네요. 부럽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뻘글이나마 조금씩 쓸 수 있는 스팀잇이 내 새로운 추억 만들기의 버스 같아서 반갑고 고맙다.
종점까지 가야겠다.

저도 스티밋을 통해 종점을 가는 기분입니다. ^^

무슨 과찬의 말씀을~ 같은 버스를 타게 되서 기쁘구요, 같이 가요~

저는 장롱면허라서 지금도 버스를 자주 타고 다닙니다.
버스 노선도 잘 외우는 편이라 네이버 검색이 생활화되지 않았던 시절엔 친구들이 노선을 자주 물어보곤 했었어요.
저보다 더 심한 남편을 만났죠. 저희는 서로를 "교통가족" 이라 부릅니다. ㅎㅎ

개콘에 버스 노선 외우기 수다맨으로 한번 출연하심이 ㅎㅎ 아님 생활의 달인이라도 ㅎㅎ

정말 버스타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나네요...ㅎ 버스의 번호까지 기억하시고 있었군요.

가끔 버스 여행도 좋죠^^

버스 제일뒷칸에 앉아 사색하시는 모습이 그려지네요..요즈음은 휴대폰에 빠져 그럴일들이 적어지는듯하네요. 짧은 여행...꽤나 멋집니다.^^

그죠, 스마트 폰 때문에 생각의 흐름이 짧아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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