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스패머 퇴치 기원을 위한 스팸 이야기

in #kr-writing7 years ago (edited)

대문3-1.jpg

야야님의 작품에 감사드리며.


요즘 kr 커뮤티니는 스패머 퇴치(?)를 위한 운동이 한창이다. 스팀잇뿐만 아니라 스패머, 즉 스팸은 사실 어디에나 있었다. 인터넷이 활발히 보급되기 이전 pc통신 시절에도 스팸은 존재했다. 사용자 이용을 방해하는 스팸. 그런데 어쩌다 스팸이란 이름이 붙었을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으니 스팸의 어원부터 알아볼까 한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스팸이라는 단어는 익숙하다. 통조림 때문이다. 노릇하게 구워 상에 올리면 반찬으로도, 안주로도 최고인 식재료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스팸메일의 스팸도 이 통조림의 스팸이다. 어쩌다 이 맛 좋은 스팸이 쓰레기라는 의미의 스팸이 됐을까. 이야기는 2차 세계대전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 당시 섬나라였던 영국은 독일의 U-보트 때문에 물자 공급이 막히게 된다. 이에 영국은 심각한 식량난에 시달리게 되면서 단계적으로 배급제를 실시하게 된다. 지급된 배급 통장을 가져가 도장을 찍으면 할당된 양의 식료품을 구매하는 식이었다.
배급제가 실시됐다고 해서 모든 것이 제한적으로 구매했던 건 아니다. 햄과 같은 고기류는 제한됐지만 햄 통조림은 무한정 구매할 수 있었다. 달걀의 경우 2주에 한 개씩이었으니 햄 통조림은 군인은 물론 국민의 식량난까지 해결해주는 아주 훌륭한 식품이었다.

전쟁이 지속될수록 햄 통조림의 인기는 치솟았다. 이 시기에 미국의 햄 통조림 회사였던 호멜 사는 신제품 개발에 돌입한다. 저렴한 돼지고기 어깨살과 햄의 주재료인 허벅지 살을 조합해 새로운 통조림을 만들게 된다. 돼지고기 어깨살과 햄(Shoulder of Pork And Ham). 스팸(SPAM)이었다. 햄과 달리 대량생산이 가능했던 스팸은 영국에 무한정 공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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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홈페이지


전쟁이 끝난 뒤에도 영국의 스팸 공급은 계속됐다. 배급제를 계속 유지했기 때문이다(55년에 해제되어 10년 동안이나 유지됐다). 햄 통조림, 즉 스팸은 여전히 무한정 구매가 가능한 식재료였다. 모든 음식이 그렇듯 영국인들도 점차 스팸에 질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겨웠으면 개그의 소재로도 이용됐다. ‘몬티 파이슨(Monty Python)’이라는 프로다. ‘스팸 스케치’라는 카페를 배경으로 모든 메뉴가 스팸이라 손님이 좌절한다는 내용이다. 손님이 좌절할 때에 맞춰 합창단은 단체로 “스팸, 스팸, 스팸”하는 노래를 불렀다. 이를 계기로 ‘쓸모없이 많은 물건’, ‘쓰레기 같은 물건들’을 일컫는 은어로 쓰이게 된다. 후일 인터넷 시대가 오면서 필요도 없는 쓰레기 같은 메일이나 악성 누리꾼들에게도 붙여 사용하게 됐다.

여담으로 스팸 통조림은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꽤 고급진 대우를 받고 있다. 명절 때 선물세트로도 인기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쓰레기 같은 스팸을 선물로 준다고?’ 뭐, 이런 식 아닐까.
마지막으로 이 글은 스패머 퇴치에 전혀 도움이 안 됨을 알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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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감사합니다. :)

아아.... 스팸 먹고 싶습니다.... 츄릅

저도요.ㅠ 퇴근하다 편의점에서 하나 사가야 겠어요. :)

글을 읽으며 스패머들을 한 번 더 떠올릴 수 있으니, 아예 도움이 안 되는 건 아니랍니다. ㅎㅎ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매우 감사하지요. :) 불이님도 오늘 식사 스팸 어떠세요? ^-^

갑자기 스팸이 먹고 싶어졌어요 ㅎㅎ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갓지은 햐얀 쌀밥에 바로 구워낸 스팸요. ^^ 딱 저 사진 처럼요~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으니 더 잊지 않고 스패머퇴치에 신경을 쓸거 같아요~ “스팸, 스팸, 스팸” 노래 부르면서 가이드 독을 쓰는 거죠 ㅎㅎ 재미 있는 글 감사합니다.

오, 정말 괜찮은 생각이세요! 가이드 독을 부르면서 스팸스팸 노래도 부르고 ! ^-^
그런 기념으로다가 오늘 식사는 스팸으로 하시죠!

초코님!! 저 아침으로 스팸한조각에 김한장 올려서 먹었어요
이 조합은 정말...밥도둑...인거 같아요.... ^^....오늘도 따뜻한 차한잔으로 하루를 여셨을 초코님~ 좋은 하루 되시고 월요일~ 힘내세요^^ 감사합니다~스패머퇴치!! ㅎㅎㅎ

오! 밥과 스팸과 김이라니. 세상 완벽한 조합이죠. :)
오늘은 조금 일찍 출근해서 믹스 커피 한 잔 마시고, 지금은 메밀차 마시면서 농땡이 부리고 있습니다. 오후에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마시면서 책을 보며 농땡이를 부릴 예정입니다!! ^-^

오늘은 농땡이 타임이시군요 ^^ ㅋㅋㅋㅋㅋㅋ
맘껏 즐기시길 바랍니당 ^^ ㅋㅋㅋ

조금 나눠 드릴테니 함께 하시죠. ㅇ_ㅇ

농땡이는 언제나 환영합니다 ㅋㅋㅋ

스팸사진 시강이네요!! 아직 점심 못먹고 있는데..너무 배고파 지네요~!ㅎㅎ

헐, 어쩌다 점심도 못 드시고. 끼니를 거르시면 건강에 안 좋아요. 꼭 제때 식사 챙겨 드셔요. :)

외국은 평상시 스팸보다 더 좋은 걸 먹는 걸까요??
우리는 집에 스팸 들어오면 엄청 좋아하는데~~^ㅅ^
스팸 고급 햄 아닌거였나??ㅎㅎㅎㅎㅎㅎ

글쎄요. 그냥 많이 먹어서 질린 거 아닐가요? 저희도 소고기 매일 먹으면 질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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