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e's 소설] 함정 파던 날

in #kr-writing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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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는 양 손 가득 위태롭게 딱지를 움켜쥐고 대문을 나섰다. 저만치 재식이 자기 집 문간 앞에 앉아 있는 게 보였다. 동네가 콩알만 하고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열댓 걸음만 걸으면 바로 재식의 집이었다. 동구는 엄마가 화낼 때처럼 두 손을 허리춤에 얹어 손에 든 딱지들이 떨어지지 않게 양 옆구리에 바싹 기대어 들었다. 어제저녁 누나 잡지 겉장을 뜯어 만든 새 딱지를 멋지게 선보일 참이었다. 기대했던 것만큼 종이가 두껍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가지고 있던 다른 딱지들보다 훨씬 크고 빳빳했다.

야심 차게 재식에게 다가가던 동구의 걸음이 조금씩 느려졌다. 양철통이 없었다. 재식의 옆에도, 발치에도, 두 손으로 힘껏 뚜껑을 눌러 덮어야 할 정도로 딱지가 잔뜩 들어있는 재식의 양철통이 없었다. 동구는 무슨 일이냐고 묻는 대신 천천히 재식의 앞에 멈춰 섰다. 그 질문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재식이 눈을 빛내며 말을 꺼냈다.
"놀이터 갈래?"
손아귀에서 흘러내리려는 딱지들을 추켜올리며 동구는 멀뚱멀뚱 재식을 내려다봤다.

동네엔 놀이터가 없었다. 끝도 없이 위로 올라가는 좁은 골목들이 미로처럼 얼기설기 얽혀있고, 그나마 여럿이 딱지치기라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도 비탈길에 위치해 있었던지라 이 동네엔 놀이터 같은 것이 들어올 수가 없었다. 놀이터야 학교 운동장에도 있었지만, 거기에서 노는 것도 쉽지 않았다. 가장 인기가 많은 미끄럼틀이나 그네는 언제나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종소리가 울리면 아이들은 바람처럼 쏟아져 나와 미끄럼틀로 달려들었다. 그나마 자리가 있는 건 철봉이나 정글짐뿐이었는데, 그마저도 아이들에 치여 제대로 놀 수가 없었다. 방과 후에도 좀 놀라치면 경비 아저씨가 학교 문을 닫아야 한다고 호루라기를 불며 내쫓았다.

한 번은 재식과 함께 알음알음 물어서 아랫동네 놀이터로 원정을 갔던 적도 있다. 학교 놀이터에 없는 뱅뱅이가 있길래 신나게 뛰어갔다가 교련복을 입은 고등학생 형들이 진을 치고 담배를 피우고 있어서 기겁을 하고 돌아왔다. 그날 저녁, 놀이터에서 좀 놀고 싶다고 엄마에게 투덜댔다가 오히려 꿀밤만 먹었다.
다 큰 녀석이 무슨 놀이터야? 5학년씩이나 돼가지고. 니가 놀이터에서 놀 나이니, 지금?

동구의 반응이 시원치 않자, 재식은 턱으로 저쪽 방향을 힐끗 가리키며 다시 한번 말했다.
"재개발 아파트 말이야."
동구의 시선이 재식이 가리킨 쪽을 따라갔다. 아, 그렇지. 고개만 돌리면 이 근방 어디에서나 보이는 높디높은 재개발 아파트.

재개발 아파트가 완공됐다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다. 트럭들이 왔다 갔다 하고 먼지가 폴폴 날리는 그 앞길을 지난 몇 달 동안 하루에 두 번씩 지나치며 학교를 다녔으니까. 가림막이 없어지고, 저녁엔 건물 여기저기에 불빛이 켜져 있었으니 이제 사람들이 입주해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몰랐다. 그 안에 놀이터가 있는 줄은.

재식은 그 아파트 단지 안에 무려 두 군데의 놀이터가 있다고 했다. 한 군데는 좀 작지만 나머지 한 군데는 꽤 쓸만하다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지나치던 그 아파트 단지 안에 놀이터가 있다. 이젠 다른 동네로 원정을 떠나지 않아도 되고, 학교 쉬는 시간에 아이들을 밀치며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 동구는 잽싸게 집으로 튀어가 대문을 열고 딱지들을 방문 앞에 던져놓은 뒤, 재식을 따라 뛰어 내려갔다.

재식의 말이 맞았다. 정말로 아파트 단지 안에는 놀이터가 있었다. 십여 층 높이로 솟아오른 아파트 건물들은 마치 장승처럼 놀이터를 둘러싸고 있었고, 그 안에는 두 개의 미끄럼틀과 그네, 정글짐, 시소 등이 동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동구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놀이터를 바라봤다. 이제 막 새로 지어진 놀이터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칙칙하게 녹이 슬어가던 학교 놀이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다 선명한 색색깔로 빛나고 있어서, 마치 놀이터 전체가 무지개로 지어진 듯했다. 심지어 놀이터 담장까지도 알록달록했다.

무엇보다 동구의 눈을 잡아 끈 것은 미끄럼틀이었다. 동구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근사한 미끄럼틀은 본 적이 없었다. 그동안 가봤던 몇 안 되는 놀이터에서는 미끄럼틀이 모두 일자로 내려오는 거였다. 그런데 이 놀이터의 미끄럼틀은 타고 내려오는 부분이 둥글게 휘어져 있어서 빙빙 돌면서 내려오게 되어 있었다. 마치 TV에서 봤던 놀이동산처럼.

동구와 재식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미끄럼틀로 내달렸다. 계단을 두 칸씩 뛰어오르자 어느새 미끄럼틀 꼭대기였다. 내려가는 세 군데의 입구에는 코끼리, 토끼, 다람쥐의 얼굴이 차례로 장식되어 있었다. 미끄럼틀 자체도 빨강, 노랑, 파랑으로 다르게 칠해져 있었다. 동구는 해맑게 웃고 있는 코끼리 얼굴 밑을 지나 빨간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갔다. 귀여운 동물그림이 장식되어 있는 놀이터는 처음이었다.

빙빙 돌며 내려가게 되어 있는 미끄럼틀은 기울기 계산이 잘못되어 있는지 생각보다 잘 미끄러지지 않았다. 미끄럼틀 중간에서 몸이 멈추자, 동구는 손으로 양쪽 난간을 잡아 확 끌어당기면서 엉덩이를 앞으로 밀었다. 그 힘에 의해 끝까지 내려가길 바랬지만 아쉽게도 또 멈추어서 버렸다. 게다가 쇠로 만들어진 난간은 햇볕에 달구어져 손으로 만지기에 무척이나 뜨거웠다. 하지만 그게 대수랴. 난간이야 안 잡으면 그만이고, 잘 미끄러지지 않으면 엉덩이와 발로 구르며 내려오면 그만이다. 동구는 깔깔거리며 미끄럼을 탔다.

그렇게 대여섯 번 미끄럼을 탔을까. 같은 미끄럼틀에서 놀던 한 여자아이가 동구와 재식을 보더니 말했다.
“너희 이 아파트에 안 살지?”
자신들이 이 아파트에 안 사는 게 갑자기 왜 궁금해진 건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데, 재식이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도 이 아파트 살아.”
그 여자 아이는 팔짱을 끼며 고개를 살짝 젖히고, 야무진 입매로 다시 물었다.
“몇 동 몇 호에 사는데?”

동구는 그제야 주위를 둘러봤다. 장승처럼 서있는 높은 아파트의 벽에는 아파트의 이름인 듯한 글자와 함께 숫자들이 크게 쓰여 있었다. 이제 보니 아파트 입구에도 글자와 숫자들이 쓰여 있는 게 보였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동구의 귓가에 여기 이모가 산다는 둥, 삼촌이 산다는 둥 하는 재식의 목소리가 얼핏 들렸다. 미끄럼틀에서 놀던 다른 아이들도 하나 둘 놀던 걸 멈추고 동구와 재식을 바라봤다.

동구와 재식은 엉덩이를 털며 물러났다. 어차피 잘 미끄러지지도 않았다. 난간도 너무 뜨거웠고.



동구와 재식은 그 후로도 몇 번 더 놀이터에 놀러 갔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서두르면 텅 빈 놀이터에 도착할 수 있었고, 운이 좋으면 아파트 아이들이 몰려들기 전에 미끄럼틀을 몇 번 탈 수 있었다. 그러다 아이들이 많아지면 동구와 재식은 군소리 없이 구석으로 물러나 그네만 바라봤다. 놀이기구 주변에는 늘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애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차례가 빨리빨리 돌아오는 미끄럼틀과 달리 그네는 한 번 탄 사람이 한도 끝도 없이 탔기 때문에 오히려 기다리는 아이들이 적었다. 그 근처에서 기회만 잘 노리면 가끔 주인 없이 비어있는 그네를 탈 수 있었다.

그날도 동구와 재식은 그네 뒤쪽에서 흙장난을 하고 있었다. 말이 흙장난이지 눈은 쉴 틈 없이 그네 쪽을 훑고 있었다. 하필 오늘따라 그네도 인기가 많아서 아이들이 끊일 새가 없었다. 그때 흙장난에 지쳤는지 재식이 툭 말을 던졌다.
“우리 함정 팔래?”

함정. 순간 동구의 머릿속에는 만화에서 봤던 함정이 떠올랐다. 사람이 빠질 만큼 큰 구덩이를 파고 그 위를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잘 가려놓으면 멋모르고 지나가던 악당이 그 안으로 쏙 빠지곤 했다. 그래, 함정을 파자!

만화에서는 조금만 삽질을 하면 순식간에 구덩이가 생겼었는데, 현실은 판이하게 달랐다. 일단 삽이 없었다. 둘은 부드러운 모래를 손으로 긁어서 파내기 시작했다. 모래를 어느 정도 긁어내자 그 밑에 숨어 있던 밝은 황갈색의 흙이 보였다. 땅이 점점 딱딱해져서 이제는 손으로 파낼 수가 없었다. 맨손보다는 낫겠지 싶어 주변 땅바닥에 뒹구는 나무젓가락을 하나 주워왔다. 둘은 그걸로 번갈아가면서 땅을 쑤셔댔다. 놀이터의 아이들도 삼삼오오 빙 둘러서서 이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땅을 판 만큼 옆에 흙더미가 쌓여갔다. 한 사람이 다 빠질 정도로 큰 구덩이를 파고 싶었다. 동구는 손아귀에 힘을 주느라 이를 악물고, 콧김까지 씩씩 내뿜으며 나무젓가락으로 땅을 찔렀다. 단단하던 흙이 깨지면 그걸 손으로 다시 긁어 올렸다.
함정에 빠지면 아플까? 아프면 울까? 그 야무진 입매로 으헝 으헝하고 울까?

요령 부리지 않고 열심을 다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구덩이는 생각만큼 깊어지지 않았다. 구경하던 아이들도 흥미를 잃고 제각각 다른 놀이기구를 찾아 떠났다. 한참 땅을 파던 재식이 나무젓가락을 동구에게 넘겼다. 차례가 너무 금방 돌아오는 것 같았다. 동구는 건네받은 나무젓가락을 땅에 힘껏 내리꽂은 뒤 반대쪽 손으로 흙더미를 긁어 올렸다. 찌르고, 긁어 올리고, 찌르고, 긁어 올리고.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가 나무젓가락을 내려놓고 자기 손을 바라봤다. 오른손 바닥이 온통 시뻘게져 있었고, 손 마디마디와 손톱 사이에는 흙이 까맣게 껴있었다. 손바닥 가운데는 나무젓가락 끝부분에 눌려 움푹 들어간 자국이 생겼다. 왼손으로 슬쩍 만져보자 멍이 든 것처럼 아팠다.

손바닥이며 어깨를 살살 주무르면서 동구는 슬며시 재식을 봤다. 잠자코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재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동구가 계속 손만 만지작거리며 함정 팔 생각을 안 하고 있자, 재식이 다시 손을 뻗어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힐끗 내려다본 재식의 손은 동구보다 더 빨개져서 마치 손바닥이 빨간 목장갑을 낀 듯했다.

재식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왼팔로 바닥을 짚고 오른팔로 땅을 파냈다. 재식의 팔이 박자에 맞춰 구덩이 속으로 사라졌다 올라오기를 반복했다. 재식은 뭔가에 홀린 듯 끊임없이 흙을 퍼올렸다. 그 열정이 느껴져서 차마 말릴 수도 없었다. 이윽고 구덩이 속으로 재식의 팔꿈치가 사라질 정도가 됐다. 더이상은 무리였다.

재식은 후들거리는 손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흙이 이마에 달라붙어 검은 줄이 그어졌다.
"다리 하나는 빠질 수 있겠다."
재식이 위로하듯 말했다. 자신을 위로하는 건지, 동구에게 하는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동구는 구덩이를 빼꼼 들여다봤다. 입구만 좀 넓었지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좁아지고 있어서 발이 걸려 넘어지면 모를까, 다리도 빠지지 않을 크기였다.

이제 함정을 덮기만 하면 끝이었다. 하지만 그 위를 완벽하게 위장할 나뭇가지나 나뭇잎은 찾을 수가 없었다. 아쉬운 대로 둘은 주변에 버려진 빈 과자봉지를 주워왔다. 봉지를 넓게 펴서 구덩이 위를 가리고, 과자 봉지가 보이지 않게 다시 그 위에 흙을 살살 뿌렸다. 과자봉지는 힘이 없어서 흙을 뿌리기만 하면 그 흙과 함께 구덩이 안으로 빠져버리곤 했다. 하는 수 없이 그냥 과자봉지로 구덩이 입구를 덮고,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땅을 팠던 나무젓가락으로 눌러놨다.

어느덧 주위가 어둑해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놀이터를 가득 채웠던 아이들도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지금이 미끄럼틀을 탈 절호의 기회였지만, 그럴 기분이 안 났다. 손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기분도 이상했다. 경비원 아저씨가 호루라기를 불며 쫓아올 것 같았다.

손을 탁탁 털고 놀이터를 빠져나오면서 동구는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봤다. 얌전하게 땅 위에 놓여있는 빨간 과자 봉지는 너무나 뜬금없어서 오히려 더 눈에 띄었다.

그날 이후 둘은 한 번도 아파트 놀이터에 가지 않았다. 동구는 엄마 말씀이 맞다고 생각했다. 이제 놀이터에서 놀 나이는 지났다.


글이 좀 길긴 한데, 한번에 주르륵 읽어야 맛이 살 것 같아서 나누지 않고 그냥 올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예전 @lovehm1223 님의 글을 읽고, 비슷한 내용을 전에도 들은 바가 있어서 이와 관련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lovehm1223 님의 글 : https://steemit.com/kr/@lovehm1223/5hknhs)

소설에 영감을 주신 @lovehm1223 님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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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에 어린시절을 보냈던 저로서는,놀이터에 대한 추억이 무척 강하게 남아 있답니다.
특히 놀이터에서의 흙장난과 미끄럼틀 시이소와 그네에 대한 추억 등,,,

저도 놀이터에서 놀긴 했는데, 그것 보다는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놀았어요. 고무줄 놀이, 다방구, 별나라 달나라, 재기차기... 그땐 동네에 아이들이 많아서 하고 놀 일들이 많았네요.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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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혹시 자전적 소설인가요??

묘사가 생생히 살아있네요. :) 놀이터에 추억이 많아서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어릴적 놀이터에서 놀 때면 마음 조리며 놀았었거든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건 당연한 건데 그 아파트에 살지 않은다는 연유로 마음을 졸였던 기억.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여기저기서 들은 걸 모티브로 많이 삼고 있습니다. 요새도 그 아파트에 살지 않으면 놀지 못하게 하지요. 동네 아이들 누구나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많았으면 싶다가도, 요샌 놀이터가 있어도 노는 아이들이 없다니 또 그런가보다 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어렸을 때 있었던 일이 생각나서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합니다. 저렇게 눈치보며 놀 필요는 없었다는게 참 다행이면서도 요즘 아이들은 저렇게 눈치보고 논다는 이야기를 들어 슬프기도 합니다.

요새도 자기 아파트가 아니면 못 놀게 한다거나, 임대 아파트 아이들은 못 놀게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정말 착잡한 현실이죠.
오래 붙잡고 있었는데, 포스팅 올리고 나니까 속이 다 후련하네요. ㅎㅎ

이를 그저 입주자들의 이기심으로 보기엔 입주자들은 모든 주변 환경을 면밀히 따지고 입주한 것이며, 비용도 주변 환경을 반영하여 산정되는만큼 단지 내 놀이터 등 복지시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입주한 것이죠. 거기다 추가적으로 단지 내 시설 관리비도 계속해서 지불하고 있는만큼 독점적으로 해당 시설들을 이용할 권리는 있습니다.

그리고 입주자들이 외부인들을 경계하는 것도 처음부터 그랬던건 아니죠. 외부인들이 자신들이 비용 없이 사용하는 시설들을 함부로 다루어 시설이 망가져서 막상 입주자들이 이용하기 힘든 상황을 만들어서 이러한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이를 가진 자들의 못 가진 자들에 대한 핍박으로 해석한걸 볼 때마다 구역질이 납니다. 가진 자들과 어울려서 잘 지내던 이들까지도 경계의 대상이 된 것에는 도덕관념이 부족한 못 가진 자들의 역할도 컸으니까요.

교육...

임대 아파트의 경우는,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같은 아파트 단지입니다. 다만 해당 단지 내에 한 두 건물만 임대 아파트인 거고요. (제가 맞게 이해한 건가요?)그렇다면 같은 놀이터 시설을 이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와부인의 출입을 금하는 건 말씀하신 대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 다만 저는 가진 자들이 못가진 자들에 대한 핍박으로 보기보다 동네 아이들 누구나 와서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많이 있어야한다는 문제로 보고 있어요. 아파트에 살건, 단독주택에 살건, 이웃동네에 살건. 누구에게나 열린 놀이터요. 그냥 동네 놀이터. 이런 놀이터도 세금으로 운영된다면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다른 동네주민을 반기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말씀하신 논리대로 동네 구민에게 열려있는 도서관, 헬쓰장, 수영장 등도 다른 동네사람은 이용을 제한하고 있죠. 하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노는 공간은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맞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많아지는게 우선임에도 선행되지 않고 있다보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단지 내에서 일어나는 차별이라면 정말 심각한게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설프게 답변을 달았군요.

아닙니다. 다른 시각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런 기회가 아니면 저도 늘 같은 생각만 반복하니까요. :)

아련하네요...마치 제가 동구와 재식이가 된듯 감정이입해서 읽었습니다. 아이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 지네요. 놀이터 참 좋아했고, 좋아 하거든요. 저 어릴땐 아파트도 없었어요. 서울이 아니라서… 타임머신타고 어릴때로 돌아 갔다 온 기분이예요. :)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bree1042님~

그러고 보니 놀이터보다 다른 놀이를 하고 놀았네요. 고무줄 놀이, 다방구, 재기차기 등등.
@myhappycircle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다방구 ㅋㅋㅋ저는 사실 바로 위가 오빠라서 오빠 졸졸 따라 다니며 오빠가 하는 놀이를 더 많이 했어요. ㅋㅋ 딱지치기, 구슬치기, 사방치기, 오징어 등등. 오징어 하다 옷 찢어 먹고 엄마 한테 엄청 혼났었죠. 그뒤로 오징어는 안하게 되고요. 아...저 딱지 꽤 잘 접었어요. ㅋㅋ 오빠가 안 놀아 줄까봐 정말 열심히 접었던 기억이 나요 ㅋㅋ 이쁜 구슬도 엄청 모았었는데....아.. 추억 돋네요. ㅋㅋ

그래도 오빠가 같이 잘 놀아주셨나 봅니다. 착하네요. :) 저도 오징어 놀이 한 기억이 납니다. 고무줄놀이도 많이 했고요. 별나라 달나라도 하고. 여럿이 놀땐 가끔 깍두기도 되고 그랬답니다. ㅎㅎ

국민학교때까지는 같이 놀아 주었죠. :) 그러다가 중학교 가자 마자 말도 잘 안하기 시작 했어요 ㅋㅋ 저도 깍두기되기죠 했죠 뭐 ㅋㅋ :) bree1042님 고무줄 잘 하셨겠어요. 어릴땐 고부줄 잘 하는 친구들이 부러웠어요 ㅋ 전 고무줄을 너무 못했거든요. 사실 아주 못했죠.ㅋㅋ 그래서 잘하는 딱지에 더 집착을 했었나 봐여 ㅋㅋㅋ

전 잘하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ㅎㅎ 놀이에 껴주는 게 다행이었죠. ㅎㅎ

와나 마감해야 하는데... 선보팅 후감상..

ㅎㅎㅎ 고맙습니다. 오늘은 글이 좀 길어서.. ㅎㅎㅎ

댓글을 쭉 읽다 보니 요즘에도 일어 나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습니다. 학교에 있던 놀이터가 전부 였던 저의 어린 시절과는 다르게, 지금도 아파트에 살지 않으면 못 놀게 한다니요 ㅠㅠ 아직도 놀이를 가지고 아이들이 눈치를 보고 차별을 겪어야 한다니.. . 슬프네요 ㅠㅠ

그렇죠. 한편에서는 놀이터가 있어도 노는 아이들이 없어 문제고(아이 수가 줄었다던가, 학원 다니느라 바쁘다던가..), 또 한편에서는 놀고 싶어도 못 노는 아이들이 있어 문제고요.

뱅뱅이, 정글짐, 철봉, 그네, 시소
오랜만에 놀이터를 떠올려보네요.

끊임없이 파내려 갔던 구덩이 속에
그 놀이터에서 편하게 놀 수 없었던,
'이상한' 기분을 파묻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까지는 드미의 감상평이었고,
아래 부터는 저와 굉장히 가까운 분의 감상평입니다.
옆에 계셔서 보여드렸습니다.



아련한 마지막 문장이 가슴에 깊이 남네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겪었던 텃세가 재식이와 동구를 강제로 성장하게 만든것 같아서요. 이제 놀이터에 갈 나이는 지났다는게 어쩔수 없는 선택처럼 들려 안타까웠어요. 생생한 묘사와 섬세한 감정선이 실화의 무게를 가지고 다가왔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그렇죠. 구덩이 안에 다 파묻고 싶었을 겁니다. 그나마 제대로 된 구덩이도 아니었으니 더 안쓰럽습니다.


놀이터에 가는 게 무섭기도 하고 치사하기도 하고. 말로 할 수는 없지만 많은 감정을 느꼈을 겁니다. 읽어주시고, 감상평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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