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셋의 페루 여행기 3편 - 황금빛 물결이 넘실거리는 곳, 잉카 제국의 수도 쿠스코(Cusco)

in #kr-travel6 years ago

안녕하세요. @jwsohn입니다. 이번 3편은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Cusco)편이 되겠습니다. 즐독하시길.~

Cusco nightview

아재 셋의 페루 여행기 3 - 잉카 제국의 수도 쿠스코(Cusco)

쿠스코(Cusco)를 소개하며

페루 여행을 다녀와서 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아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마추픽추일까요? 안데스 산맥의 멋진 풍경일까요? 아닙니다. 마추픽추도 훌륭하지만, 저는 쿠스코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쿠스코는 참으로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뭐랄까 직접 가보고 경험해 보시라는 얘기가 여행을 갔다 온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찬사가 될까요. 쿠스코에서는 모든 경험이 소중한 느낌입니다.

우선, 쿠스코는 아름다운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안데스 산맥의 분지 지형에 자리잡은 쿠스코는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산의 모습부터 아름답습니다. 도시는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걸어다니면서 중심가를 하나하나 음미해볼 수 있는 적당한 크기입니다. 또, 해발 3500미터의 고산 지대에 위치해서인지 맑은 날 햇볕은 참으로 맑은 느낌이고 하늘 역시 어떻게 저렇게 푸르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입니다.

밤이 되면 쿠스코는 마치 황금빛 같은 노오란 물결이 넘실거리는 야경을 보여 줍니다. 이 야경은 과거 잉카 제국이 정말로 황금의 나라였을까나 하는 상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예쁜 모습입니다. 낮에 돌아 다녔던 바로 그 거리는 밤이 되면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그리고, 분지 지형 바깥쪽 우리네 달동네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던 집들은 밤이되면 마치 별들이 지상에 내려온 듯한 야경을 만들어 냅니다.

쿠스코는 사람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쿠스코는 뭐랄까 관광객과 현지인이 50대 50으로 섞여 있는 느낌입니다. 한편으로 보면 이곳 쿠스코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느낄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 보면 과거 잉카의 유산과 문화가 현재까지 어떻게 전승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곳 역시 소득 수준이 관광객들보다 낮은 까닭에 쿠스코 역시 호객 행위가 있는데요, 쿠스코에서는 호객 행위가 불편하지 않습니다. 한번 적절히 물어보고 지나갑니다.

그러면서도 이곳의 인심은 여유롭습니다. 어딜가나 편안한 느낌을 받습니다. 게다가, 쿠스코는 전체적으로 조용합니다. 대도시의 번잡함도 없고, 심야의 흥청망청거리는 유흥도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쿠스코에 온 여행객들의 마음은 편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해발 3500미터의 쿠스코에서는 처음 도착했을 때 고산병이 잠깐 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고산병도 뭐랄까 신비로운 느낌입니다. 처음에야 불편하고 답답합니다. 계단만 올라가도 숨이 차고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니까요. 그러나 지금까지 급했던 마음과 행동을 조신하면서 모자라는 산소에 적응하다보면 자연히 쿠스코의 차분한 분위기가 나에게도 스며들게 됩니다. 여행을 갔다온 지금은 쿠스코의 고산병도 한번 경험해 보시라 오히려 추천(?)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쿠스코에 도착해서

사진을 보면서 잠깐씩 얘기를 해 볼까요? 아재들은 일단 리마에서 비행기편으로 쿠스코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아마 점심 때 즈음 도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비행기가 착륙을 하고 나니 뭐랄까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손 발 끝이 조금 짜릿짜릿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뭔가 기분도 붕 뜨는 게 좋은(?) 느낌이었구요. 알고보니 이것이 고산병 증세의 시작이었습니다.

Plaza de Armas
Plaza de Armas
Plaza de Armas
Hostal

공항에서 탄 택시는 아재들을 알아서 여기에 데려다 주셨습니다. 이곳은 일단 쿠스코에 들어가면 가장 처음 접하게 되는 곳인데요. Plaza de Armas, 번역하면 무기의 광장 정도가 될까나요.

무기의 광장은 페루 전역에 있습니다. 페루 어느 도시를 가나 중심부 광장 이름은 Plaza de Armas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이유는 스페인 정복자들은 일단 식민지를 점령하고 나면 항상 무기의 광장을 만들어 스페인의 국력과 무력을 과시했는데 이 광장이 후에 생활의 중심지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쿠스코의 Plaza de Armas도 크고 멋있는 정방형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광장을 둘러 싸고 오래된 스페인 양식의 상가 건물이 주욱 둘러서 있고 광장 위쪽으로는 스페인식의 쿠스코 성당(Cusco cathedral)이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침 아재들이 구한 호스텔 역시 광장 바로 근처에 있었습니다.

Plaza de Armas는 쿠스코의 중심부입니다. 구경을 하실 때는 이곳부터 지도를 참고 삼아 다니시면 되겠습니다. 중간에 길을 잘 모르겠다 싶으시면 당연히 Plaza de Armas로 돌아오면 다시 위치를 쉽게 잡을 수 있겠습니다.

Cathedral

쿠스코 성당의 전경입니다. 안타깝게도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라 성당 안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는 점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웅장한 자태에서 볼 수 있듯이 내부 또한 크고 아름답습니다.

쿠스코 성당의 주목할만한 특징은 --- 쿠스코의 모든 건물이 마찬가지입니다만 --- 잉카 시대의 건물 기초에 스페인식 건물을 올렸다는 것입니다. 원래 이곳은 잉카제국의 신전이 있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스페인 점령자들이 와서 잉카제국의 신전을 철거하고 성당을 짓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잉카제국의 건축 기술이 엄청났던 것이, 아무리 해도 건물 기반을 받치고 있던 주춧돌까지 제거할 방법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페인 사람들도 잉카의 건물 기반까지는 해체를 하지 못하고 잉카제국의 건물 기초 위에 성당을 올려 지어야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쿠스코를 돌아다니다 보면 길가 벽 커다란 돌이 쌓여 있는 모습에 자연히 신경이 쓰이게 됩니다. 잉카 시대에 건설된 건물 기초와 그 위에 올려진 스페인식 건물이 구분이 되기 때문입니다. 뭐랄까 도시 전체가 잉카의 기초 위에 스페인식 건물이 올라가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런 쿠스코의 모습은 건물 뿐만 아니라 문화에서도 발견됩니다. 성당 안의 장식이나 성화 역시 스페인 정복자들 아래서 개종한 잉카인들이 만들었는데요, 이모습이 묘하게 뭐랄까 잉카 유물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최후의 만찬 성화의 식사 테이블에 이곳의 음식인 꾸이(Cuy)가 올라와 있습니다. 일단 아래 사진 참고하시구요. 성당 벽 장식 곳곳에서 보이는 태양의 모습은 잉카 유물에서 발견되는 태양 그림과 많이 닮았구요.

최후의 만찬

전체적으로 쿠스코 성당은 참으로 멋있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보면 정복자의 강압과 피정복자의 핍박이 보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를 지켜보는 객(客)인 아재의 마음을 열어 주는 것은 잉카인들이 정성들여 만들었다는 성당 내부의 장식과 그것의 기초가 되었던 스페인 문화입니다. 이것을 절묘한 블렌딩(blending)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마침 성당 투어를 해 준 사람은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로 관광 가이드를 하는 쿠스코의 한 학부생 청년이었습니다. 이 청년도 이러한 잉카의 후예지요. 영어를 참 또박또박 잘하고 성당의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성당 투어를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혹시나 외국 경험이 있나 궁금해서 물어보니 놀랍게도 외국 경험은 전무하고 쿠스코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쿠스코에서 다니고 있다고 했습니다. 참 똑똑해 보이던 친구였는데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빕니다.

Museo
Cusco sky
Cusco sky
Cusco sky

쿠스코의 박물관 중의 하나인 Museo de Sitio de Qoricancha 방문해서 찍어본 사진입니다. 첫 사진이 박물관 내부 사진이고 나머지는 박물관 밖 전경입니다. 쿠스코의 하늘이 참 맑고 깨끗하지요? 쿠스코에서는 허름하게 챙겨 입은 아재들도 저렇게 괜찮은 모습으로 사진에 찍히게 되겠습니다. 스페인 양식의 벽돌 건축과 아치(Arch)형 구조물을 잘 보시구요.

Mercado
Mercado

이곳은 쿠스코의 시장입니다. 스페인어로 시장은 Mercado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여행을 오면 시장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지 않겠습니까. 이곳에서 아재들은 인심좋은 쿠스코 할머니들이 주신 생선 튀김, 꾸이(Cuy), 그리고 기타 요리 등등을 먹었습니다.

페루의 잉카 제국은 감자의 원산지입니다. 그러니까 감자가 유럽과 아시아로 전파된 것은 스페인 문명이 남아메리카를 식민지화 한 뒤의 얘기가 되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이곳 요리에는 감자 요리가 많습니다. 이날 시장에서 먹은 요리에도 감자가 항상 따라왔는데요. 페루식 뭐랄까 알싸한 양념에 조금 낯설기는 했지만 참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페루는 옥수수가 조금 특이합니다.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먹는 알이 작고 달달한 옥수수가 아닌, 알이 크고 달지 않아 마치 곡물처럼 느껴지는 그런 옥수수를 익혀서 줍니다.

꾸이는 글쎄요. 우리네 족발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번 시도해 볼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꾸이는 껍질이 마치 족발을 먹는 느낌인데 좀 더 질기고 쫄깃합니다.아재들이 이날 먹은 꾸이는 마치 오징어 순대처럼 페루식 양념과 이름 모를 곡물로 속을 채운 꾸이를 굵게 썰어 주는 요리였는데요. 이게 꾸이라는 것이구나 정도 느낌으로 먹기에는 괜찮았습니다.

Inca & Spain
12각돌

잉카의 건축 기술을 보여 주는 사진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잉카의 주춧돌 위에 스페인식 건물이 어떻게 올라가 있는지 구분이 되실 겁니다. 실제, 쿠스코는 좁은 길을 걷다 보면 잉카 시대에 만들어진 주춧돌들이 여전히 굳건한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다음 사진이 그 유명한 12각돌입니다. 돌의 모양이 12개의 각(角, angle)을 갖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옆에 나온 아재의 덩치와 비교해 보시면 그 크기와 중량감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신생대 제 3기 지형인 안데스 산맥에는 아무래도 강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편인데요. 스페인 건물들은 지진 때 피해가 있는 편인데 잉카 제국의 주춧돌들은 저 큰 돌들이 아귀가 딱딱 맞게 결합 되어 있어서인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신기, 혹은 미스터리한것은 잉카 문명은 문자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잉카 문명은 문자로 전해지는 지식들이 전무하다고 합니다. 모르겠습니다. 저렇게 대단한 기술을 갖고 있던 문명은 문자의 필요를 애초에 느끼지 않았던 것인지요. 그리고 보니 북아메리카의 원주민들도 문자가 없는 문명이었던가요. 그저 이 지나가는 객은 고개만 갸우뚱거려볼 따름입니다.

참, 12각돌 근처에는 조그만 기념품 가게들이 많은데 잘 찾아보시면 예쁜 물건들을 많이 고를 수 있습니다. 페루의 특산물인 알파카(alpaca) 모직물 전문점들도 몇 군데 있습니다.

cat

지나가다 만난 쿠스코의 길냥씨 되겠습니다. 아. 이 친구 정말 성격 좋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엉겨 붙지도 않으면서 또 사람 손길을 싫어하거나 무서워하지도 않았습니다. 낯선 아재가 옆에 가서 앉아도 따뜻한 햇볕 쬐던 그 자세 그대로. 만져 주니까 뭐랄까 싫다지도 좋다지도 않은 편안함을 전해주네요. 같이 가던 다른 아재들이 길을 재촉하지만 않았으면 이 친구와 오랜 시간 같이 햇볕쬐기 놀이를 할 뻔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쿠스코는 동물 인심이 좋습니다. 대강 동물 인심을 보면 사람 인심도 추측이 되는데요. 동물 인심 역시 편안하고 안정되어 있습니다. 풍족한 편은 아니에요. 길거리의 개들은 아마도 주인 없는 개들인 것 같은데 신기하게 사람의 눈치를 본다든가 경계를 한다든가 그러지를 않았습니다.

마침 시장에서 음식을 싸들고 근처 계단에 앉아 점심을 먹던 아재 옆에도 개 두마리가 왔었는데요. 이넘들 역시 성격이 참 좋았습니다. 가까이 접근해서 치근덕거리지도 않고, 혹은 호시탐탐 뺏어먹을 기회를 노리지도 않고, 그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편안히 앉아 있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나 큰 거 먹고 개들 작은 거 좀 던져 주고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런데 보통 동물들은 음식을 더 주면 더 달라붙기 마련인데 이들은 그저 주면 맛있게 잘 받아먹고 안주고 있어도 달라고 보채지 않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이런 개들의 행동이 이뻐서 음식을 더 주게 되더라는 말이지요.

이런 동물들의 성격은 아무래도 쿠스코 사람들과의 오랜 상호작용을 통해서 형성되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이곳 사람들이 이 개들을 평소에 어떻게 대하고 있을지 어느 정도 감이 오지요. 또, 이렇게 개들을 다루는 사람들이 쿠스코에 살고 있다면 쿠스코 인심이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지 감이 오겠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쿠스코의 개들을 좋아하지는 마시구요. 주인들이 신경써서 돌보는 개들은 아닌 까닭에 위생상 문제가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 개가 경계한다든가 하는데도 가까이 접근하고 그러지는 마시길.

Cusco nightview
Cusco nightview
Cusco nightview
Cusco nightview
Cusco nightview
Cusco nightview
Cusco nightview
Cusco nightview
Cusco nightview

네. 쿠스코는 야경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밤이 되면 정말로 노란 황금색의 물결이 온 도시를 휘감는 느낌입니다. 사진 잘 찍으시는 분들은 필히 좋은 카메라를 가져 오시기를 다시 한번 추천해 봅니다.

사진을 찍은 곳은 Armas 광장과 근처 골목들입니다. 쿠스코는 골목골목마다 예쁜 상점들이 많습니다.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만난 노점상 아주머니였습니다. 그 날 저녁 본 아재는 반나절 고산병이 지나가고 개운한 느낌으로 황금빛 물결이 넘실거리는 쿠스코 다운타운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다른 아재들이 맥주를 좋아들해서 아재들용 맥주를 사러 근처 수퍼마켓에 잠깐 들렀어요. 그 앞에 이 노점상 아주머니가 아마도 튀김 종류인 것 같습니다. 먹을 거리를 팔고 있었습니다. 이게 참 맛있겠다 보여서 일단 맥주 사고 더 사려고 수퍼마켓 부터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본 아재가 시간을 조금 지체했나 봅니다. 밖에 나와 보니까 9시가 좀 넘었는데 이미 이 아주머니 그 동안 노점 마감을 다 했네요. 그래도 아쉬운 아재 혹시 남은 거라도 없나 싶어서 꼬메르(comer, 먹다)에 손짓 발짓 섞어가며 얘기를 하니까 아 아주머니, 환하게 웃으면서 마냐냐 마냐냐 그러는 겁니다.

마냐냐는 그러니까 mañana. 내일 되겠습니다. 내일 또 보면 된다는 얘기겠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얘기가 이 아재한테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내일 또 와서 사먹으면 되는데 뭐가 그리 걱정이냐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그래서 이 아주머니의 튀김 요리는 못 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도 그날 뭐랄까 이 아주머니가 참 편안하게 보였고 빈손으로 맥주만 들고 오는 아재도 튀김 안주가 없다고 아쉽지가 않았어요. 쿠스코에서 계속 경험한 느낌이 이 편안함입니다. 뭐든지 순리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 이곳은 부유한 곳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가난의 고됨이 관광객들에게까지 전달되는 그런 곳이지요. 하지만 도시 전체가 주던 편안함은 지금까지도 좋은 기억으로 마음 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하여 본 아재가 사온 맥주를 한국의 술고래 아재들은 좋다고 마셨으나 --- 고산병에는 알콜이 좋지 않습니다. --- 아무래도 평소처럼 다 마시기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남은 맥주를 호스텔 카운터 아가씨에게 부탁해서 돌아와서 먹겠다며 냉장고에 재어 놓고 아재들은 그 다음날 마추픽추를 향해 출발을 했습니다.

참고: 쿠스께냐(Cusqueña) 맥주 추천

Cerveza Cusqueña

본 아재는 맥주 맛은 잘 모릅니다만 페루에 가시면 쿠스께냐(Cusqueña) 맥주를 마셔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12각돌의 모습이 병에 멋있게 박혀 있는 쿠스코산(産) 맥주인데요. 참 맛있습니다. 쓰지 않고 그렇다고 연한 느낌도 아닌 것이 라거가 시원하게 잘 넘어갑니다. 가격도 비싸지 않구요.

참 묘한 것이 이 때 쿠스께냐 맥주가 얼마나 맛있게 느껴졌는지, 아재들은 미국에 돌아와서 쿠스께냐 맥주를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돌아와서 어렵사리 구한 쿠스께냐 맥주는 그 때 그 맛이 안나는 거에요. 그냥 라거 맥주 중에 무난한 느낌이다 그 정도 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스께냐 맥주는 한번 꼭 맛보시라 추천을 하고 싶습니다. 수출용 쿠스께냐와 내수용이 차이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쿠스코에서 마셨던 쿠스께냐의 기억이 워낙에 좋아서요. 일단 쿠스께냐에 맛을 들인 뒤에는 아재들은 페루 어디를 가서나 쿠스께냐만 주문해댔습니다.

그런데 맥주만 마시지는 마시구요. 페루 역시 남미의 유명한 커피 산지 중 하나입니다. 쿠스코의 경우, 맛있는 커피만 전문으로 하는 카페 거리가 있다고 하는데 아재들은 맥주만 찾다가 커피를 맛볼 기회를 날려 버렸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러지 마시길.

참고: 고산병

앞서 말씀드렸듯이 고산병은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반나절에서 한나절 정도면 적응이 되고 오히려 적응이 되고 나면 쿠스코와 안데스 산맥의 멋진 환경 덕분에 개운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에 고산병 증세가 온다고 해서 너무 조급해 하지 마시구요. 천천히 몸과 마음을 적응시키는 시간만 잘 확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 까닭에, 마추픽추를 보러 가기 전에 쿠스코에서는 반드시 하룻밤을 보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행히, 마추픽추는 해발 3500미터에 위치한 쿠스코보다 낮은 해발 2500미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쿠스코에서 일단 고산병에 적응하고 나면 마추픽추에 가서는 고산병 염려는 전혀 하실 필요가 없겠습니다.

고산병에 여러 가지 도움을 주는 약재들이 있는데요, 가장 쉬운 방법의 하나는 호텔에 비치된 코카차가 있겠습니다. 코카(coca)차는 코카 잎을 우려 먹는데요 맛은 뭐랄까 미적지근(?)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코카의 이름이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느낌이죠? 네. 코카인의 그 코카가 맞습니다. 하지만 코카차의 경우는 코카인 성분이 미량이라 걱정 안하셔도 되구요. 이 지방 특산물이니 비치된 코카차는 꼭 맛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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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차의 떫은맛이 아직도 생각나요-
쿠스코 돌아보면 참 선명했던 여행지였던 거 같아요..
기념품도 뭔가 페루스러웠구요

네. 쿠스코가 정체성(identity)이 아주 선명하죠. 다른 데서 이만한 곳을 찾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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