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떠난 여행기 5 - 여행 첫째 날 ~ 둘째 날

in #kr-travel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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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asdiy 님 잘 지내시죠...?


저번 이야기..

여행을 갑자기 가고 싶어서 여러가진 준비를 하고,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로 떠났다. 바다를 보고 밥을 먹고 돌아다니다가 만장굴!에 갔다가.. 생각지 못한 분을 만나게 되었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아주 힘겨운 일을 겪고, 숙소에 도달했다.





갑작스럽게 떠난 여 행 기 5

다소 답답해 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실제 일어난 일입니다.

개피곤한 상태에서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일반 펜션. 게스트하우스가 저렴하고 괜찮을 것 같았는데, 아무런 터치없이 혼자 있고 싶었다. 애초에 조용히 있고 싶어서 홀로 여행도 했으니.. 물론 이와중에 사람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좀 아이러니 하긴 하다.

미리 공지되어있던데로 펜션 슈퍼로 가서 조심스럽게 예약했다고 이야기했다, 집주인으로 보이는 노부부께서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어보았다. 예약한 사람이 맞는지, 2명인줄 알았는데 왜 한명인지.. (ㅠㅠ). 의심은 금방 풀렸고, 미리 공지된 대로 현금을 꺼내 드렸다. 심플하게 키만 주시기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영수증을 달라고 했다. 왜 영수증이 필요하냐고 나에게 물었는데, 영수증 받는데 이유가 필요한가..?

어쨋든 간이영수증이라도 받아서 숙소로 올라갔다.

숙소는 깔끔했고 생각보다 넓었다.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배터리충전!!!!!! 충전을 시켜놓고, 에어컨과 선풍기를 풀파워로 틀어둔 뒤 샤워를 했다. 화장실 마저 넓네! 크...샤워샤워!!!!! 너무나 상쾌하다! 살짝 맛이간 상태로 화장실을 물바다로 만들어놓으면서 샤워했다.

덕분에 하나밖에 없는 휴지가 젖었다. 아 망함.. 나중에? 어쩌지.. ㅠㅠ

샤워를 하고 나니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출출함과 목이 너무 말랐다. 당연하겠지만 펜션안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먹을 것을 사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펜션 슈퍼가 있긴한데, 찾아보니 근처에 마트가 있어서 그쪽으로 향했다.

일단 제주 삼다수 큰 물을 하나 구입하고, 간단한 음료수와 컵라면, 그리고 과자 하나를 구입해서 돌아왔다. 맥주를 마실까 했는데, 술에 약하기도 하고, 내일도 일찍일어나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서 포기했다.

숙소로 돌아와 목을 충분히 적신 뒤, 오늘 입었던 옷들을 세탁하기 위해 세탁기를 뒤져보았다. 분명 세탁기가 있다고 했는데 안보이네.. 펜션 주인 아저씨에게 여쭤보았다.

나 "세탁기 어디에 있나요?"
주인 "세탁할께 얼마나 있는데? 그거 XX에 있어"
나 "적당히 있어요. 알겠습니다."
주인 "근데 세탁기 사용할줄 알아?"

아 너무 순하게 생겨서 그런가? (엌ㅋㅋㅋㅋ) 초고수라고 이야기하고 돌아갔다.
세탁물을 가지고 세탁실로 갔는데, 주인아저씨가 따라와서 내가 세탁기 만지는걸 지켜봤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저씨도 잘 모르는거 같은데.. 여유있게 세탁기를 돌리고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로 돌아와서 라면을 먹기 위해 물을 끓이는데 살짝 슬펐다. 내가 왜 여기까지 와서 컵라면을 먹어야 하는건가 ㅠㅠ.. 내일은 오기전에 제주도 맛난 음식들을 싸가지고 와서 먹어야지!.

처음에는 가스가 잘 안나와서 걱정했는데, 사용한지 좀 되서 그런것 같다. 물이 다 끓고, 컵라면에 물을 부으려고 했는데, 손잡이가 생각보다 뜨거워서 손가락을 아주 살짝 데었다. ㅠㅠ 아 제길.. 정말 되는일 없네.
손을 보호할 물건을 찾으면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커피포트를 발견했다. 이런곳에 숨겨두다니..

어쨋든 안전하게 컵라면에 물을 부어넣는데 성공했고, 조금 뒤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아 .. 살짝 슬픔.. 먹는거 대부분 사진찍는데 이 광경은 차마 찍기 싫어서 안찍었다. ㅠㅠ

대충 정리하고 세탁 시간이 된거 같아서 내려갔는데, 아 망할 탈수가 안됬네. 다행인건 아저씨한테 안들켰다. ㅋㅋ. 탈수를 다시 가동하고 숙소로 올라가 잠시 일정 점검을 했다. 성산일출봉 일출 시간은 대략 05:30분. 여유있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04:15분쯤 일어나는 게 좋을것 같아서, 이때 부터 10분 단위로 알람은 맞춰놨다. 이 개고생을 했는데 일출은 꼭 봐야지!

조금 뒤 세탁물을 찾아와 대충 걸어두고, 자리에 누워 오늘 하루에 대해서 생각했다. 아무런 계획없이 떠나왔고, 여러가지 괴로운 일들이 있었지만 어쨋든 재미? 있었고, 이렇게 숙소에서 편하게 누워있다. 내일은 또 즐거운 일이 있겠지? 일단.. 일찍 일어나야할텐데...

에어컨의 시원함과 침대의 포근함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제주도 1일차 끝


2일차.

몇번째 인지 모르지만 알람소리에 눈을 팍! 떴다. 다행히 해는 떠있지 않았고, 어두운 방안을 뒤져서 핸드폰을 찾았다. 현재 시각은 04:15. 내가 아침잠이 좀 많은줄 알았는데, 힘든 일정으로 인해 피곤했지만 정신력만 있으면 일찍 일어날 수 있다는 걸 깨닳게 되었다. 인간의 신비. 역시 한계란 없다.

시원하게 씻고 나와서, 살짝 고민을 하다가 일출을 보며 인증샷을 찍어야 하니 나름 샤방샤방한 옷을 입고 나왔다. 성산일출봉에 오르는 거지만 30분 밖에 안되고, 대부분 후기가 편안하게 올라갔다고 했으니 걱정되지 않았다.

04:55분 쯤 밖으로 나왔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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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일출봉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아무것도 안보임;; 그러다가 저 멀리서 희미하게 불빛이 보였고, 허겁지겁 그쪽으로 가니 성상일출봉에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보였다. 태연한척 물 흐르듯이 그 행렬에 끼어들었고, 그렇게 성산일출봉에 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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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후기대로 여유있게 올라갔다. 이정도면 뛰어서 올라갈만한 것 같다......
는 개뿔 개힘들다. 정말 개처럼 헉헉대면서 올라갔다. 네X버 후기 다시는 안믿는다. 올라가는데 등산 각도가.. 아후 끔찍. 허벅지 터질뻔했고, 내 심장도 터질뻔했다. 중간중간 다리 풀릴뻔했다. 온몸에서 땀이 비오듯 흘렀다. 나만 힘들어했으면 내문제인데, 주변 사람들 보니 다들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 휴 나만 이상한게 아니네. 아무튼 엄청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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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만에 힘겹게 정상에 올라왔다. 나보다 체력좋고 부지런한 사람들 많은지 명당에는 이미 사람들이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나마 괜찮은 곳이 보여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풍경을 보는데, 사진으로 보다시피 안개가 바람에 이끌려 우리의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바람덕분에 시원하긴 한데.. 여기 올라온 목적은 일출을 보는건데.. 안돼!

과거 한라산 정상까지 올라갔을때도 안개때문에 백록담을 내눈으로 못봤단 말이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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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시각 05:30분 해가 뜨고 있는데 가린건지. 아직 덜 뜬건지. 불안하다. 가뜩이나 불안한데 내 오른편에 있는 아저씨가 "저기 저 뻐얼~겋네 해떳다 떳어. 가려서 안보이네~" 이 말을 20번정도 중얼거렸다. 하.. 물론 이 아저씨 끝까지 안내려가셨다.

이정도 되니깐.. 그냥 나도 포기했다. 하.. 일출 못보는구나. 대신 뭐 하늘 이쁘네.. 내 아래편에 있던 어떤 사람은 아이패드로 일출 동영상 촬영하려고 시도하고 있었는데, 내 오른쪽 아저씨의 중얼거림을 들어서 그런건지, 이유는 모르지만 포기하고 하산했다. 나도 언제 내려갈까..를 생각하며 멍하니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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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 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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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분은 간다 간다 쑝간다!!!!

사진을 겁나 많이 찍었지만 중간중간 눈으로 계속 감상했다. 눈이야 말로 최고의 카메라!

참 더럽게 재수없을줄 알았는데 이렇게 일출을 보다니 앞으로의 내 일정과 삶이 잘 풀릴것 같다. 생각해보면 365일 1년 내내 있는 일출.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나는 이 광경에 기분이 좋고, 앞으로에 대해서 생각도 하고, 마냥 잘 될거라는 믿음도 생겼으니깐 말이다.

기분 좋다!

계속



요약

  1. 숙소에 도착해서 문제없이 들어옴
  2. 슬픈 간식 후 알람 맞추고 잠에듬. 1일차 끝
  3. 성산일출봉 때문에 일찍일어나서 개처럼 헉헉대며 올라감
  4. 일출이드앗!!!

사건사고

  1. 성상일출봉 = 정말 힘든 곳

갑작스럽게 떠난 여행기 1 - 여행 전날
갑작스럽게 떠난 여행기 2 - 여행 첫날 (오전)
갑작스럽게 떠난 여행기 3 - 여행 첫날 (낮)
갑작스럽게 떠난 여행기 4 - 여행 첫날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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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샤워샤워!!!!! 너무나 상쾌하다!

왜 자꾸 소설 쓰시는 거죠?? ㅎㅎㅎ
아시나요님께 진실을 요구합니다!! 아진요!! 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씻는거 너무 사랑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하는건 지옥의 스토킹 빼고는 없는것 같네요 ㅋㅋㅋㅋ 아 저 휴지 어쩔 ㅋㅋㅋㅋ
이렇게 아시나요님을 알아갑니다 ㅋㅋ

아 저의 인텔리하고 지적이면서 빈틈없었던 이미지가 이렇게 망가지네요 엌ㅋㅋㅋㅋㅋㅋ

아 저 휴지.. 하.. 저거 일화는 차마 올리기 힘듭니다..

그대의 두눈에소중한추억많이 담았길 기원합니다.
어차피 인생의 주인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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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나!! 나야나!!

저는 급여행하고 싶네요..

여건이 된다면 여행 ㄱㄱㄱㄱ!!!! 하세요!

일출 보시는데 성공하신걸 보니 공덕을 많이 쌓으신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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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여러모로 힘들게 살아왔는데. 살짝 보상받은 기분입니다. ㅎㅎㅎㅎ

제주에 오셔서 멋진 일출을 보셨군요.
매일 뜨는 해지만, 이렇게 좋은 곳에 가서 보면 색다른 느낌이 많이 들지요.

전날 드신 라면은 글만 봐도 정말 눈물의 라면이네요.ㅜㅜ

매일뜬다지만 저에게는 어쩌다 한번있는 광경이니 색다른 느낌이 맞죠 ㅎㅎㅎ

라면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짱짱맨 출석부 호출로 왔습니다.

짱짱맨 화이팅~!

하하. 오늘도 유쾌하게 잘 읽었습니다. 지금까지 본 사진중에 저 냄비사진이 가장 잘 나왔네요.ㅋㅋㅋ

엌 이럴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원한 풍경도 잘 나왔어요 엌ㅋㅋㅋㅋ

어휴 ㅋㅋㅋ 그래도 해뜬건 봤군요 ㅋㅋㅋ 불행중 다행임니다ㅋㅋㅋ
라면...거기서도 라면 ㅠㅠㅠ

다행히 일출봐서 ㅎㅎㅎㅎㅎ

라면.... ㅜㅜ

처음엔 그대가 동지인줄 알았소 허나 그대는 모든 순간 이방인었구려 그대는 적이요 아군이요?

애초에 적이었다. 빵야빵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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