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맞으며 달리기-순간을 영원으로(#136)

in #kr-series5 years ago (edited)

달리기를 즐겁게 하는 요령은 달릴 때마다 새롭게 달려보는 것이리라. 지난해는 비올 때 달리기를 여러 번 한 적이 있고, 관련 글도 스팀잇에 여러 번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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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에는 눈 맞으며 달리기를 하고 싶은 데 올 겨울은 겨울 가뭄이 심하다. 눈이 거의 안 오고, 어쩌다 오더라도 조금 오고 만다. 또한 내 달리기 시간에 내려주는 행운도 따라야한다.

마침 오늘 새벽에 일어나니 눈이 온다. 역시나 많은 눈은 아니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반갑게 눈을 맞이할 겸 달리기를 했다. 눈이 반가운 이유는 또 하나 더 있다.

사실 요즘은 미세먼지 때문에 달리기조차 쉽지 않는 세상이다.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지만 굴뚝 산업을 근본에서 바꾸지 않는 한 쉽지 않다. 중국에서는 인공 강우를 내리게 하는 기술을 발달시킨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눈은 미세 먼지를 잠시지만 어느 정도 잡아주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아무도 다니지 않은 새벽. 흰 종이에 그림을 그리듯 내 발자국 도장을 찍는다. 발걸음도 가볍고, 발자국 소리도 부드럽다. 가끔 나보다 먼저 앞서 간 들고양이 발자국, 들쥐 발자국이 반갑다.

다만 내리막길은 조심해야한다. 미끄럽기에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으니까. 몸을 낮추고 엉금엉금 기듯이 내려간다. 그리고 목으로 들어오는 눈이 서늘하여 머리를 후드로 뒤집어썼다.

반환점을 돌아오는 길. 다시 내 발자국과 만난다. 반갑다. 내가 지나갔던 발자국 그 옆으로 뛰어본다. 그 보폭에 맞추면서 뛴다. 힘이 든다. 아무래도 갈 때 발자국 보폭이 더 클 수밖에 없나 보다.

내가 내 딛는 한 걸음마저 그 흔적을 남기는 눈. 삶의 흔적을 부러 남길 거야 없지만 저절로 남는 흔적이라면 이를 즐기는 것도 좋으리라. 이래저래 고마운 눈이다. 내 눈 속에 영원히 담아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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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도시에서는 흔하게 할 수 없는 '아무도 밟지 않는 눈 밟기'가 가능한 곳이 시골같아요.
눈이 많이 오면 몇날 며칠을 아무도 밟지 않은 채 있는 곳도 많은 곳이 시골이구요.
올겨울 눈이 한번도 내려 쌓이지 않은 제주도에서 아쉬운 점은 바로 그거네요...

그래도 한라산을 오르면 원없이 눈을 즐길 수 있잖아요^^

이번 겨울 마지막 눈을 제대로 즐기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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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겨울이 간다고 생각하니 아쉽네요^^
고맙습니다.

저절로 남는 흔적
아름다운 추억
내 눈 속에 영원히 . . .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걸으면
내가 정화 되는 느낌을 받게됩니다.

그런데 옆에 있는 작은 발자국은
누구건지 살짝 궁금해지네요.^^

고양이들 발자국입니다.
발자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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