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춤, 최고의 자기표현-작은 습관의 힘(#101)
‘혼밥’, ‘혼술’에 이어 드디어 ‘혼설’이란 말도 나온다. 설을 혼자 쇤다는 뜻이다.
이럴 때 혼자는 ‘외롭다’는 뜻이 포함되는 거 같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삶이란 결국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것이리라.
그 적극적인 의미로 ‘혼자 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자신의 감정에 가장 충실할 수 있는 몸짓.
그렇다고 내가 춤에 대해 잘 안다거나 잘 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희노애락을 포함한 모든 감정을 가장 잘 녹일 수 있는 표현 수단으로써 춤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춤은 크게 보자면 틀이나 격식이 있는 춤과 특별한 틀이 없는 자유 춤으로 나눌 수 있겠다. 발레나 탱고 같은 틀이 있는 춤은 상당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상대가 있는 춤은 서로 호흡을 잘 맞추어야한다.
여기 견주어 자유 춤은 그야말로 자유롭다. 일단 막춤을 들 수 있다. 편한 사람들과 어울릴 때 흥이 나면 그저 리듬에 따라 몸을 흔들면 된다.
막춤에서 조금 더 나아간, 내가 자유 춤으로 배운 걸 몇 가지 들어보자. 먼저 ‘명상 춤’이다. 또는 ‘춤 명상’이라고도 한다. 말 그대로 춤으로 명상을 한다. 박태이님한테 배웠다. 그이는 명상을 하던 가운데 춤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명상 춤은 몸의 호흡, 몸의 리듬을 자연스럽게 따르는 춤이다. 그이에게 춤은 삶 전체라 하겠다. 여럿이 배우는 과정에서 그이는 명상 춤이라는 걸 안내만 할 뿐 각자가 추는 춤은 그저 자기만의 춤이면 된다.
그리고 몇 해 뒤에 지인한테 배운 게 ‘춤 테라피’. 아래와 같은, 가브리엘 로스의 5리듬을 따른다.
1 Flowing 흐름
2 Staccato 스타카토
3 Chaos 혼돈
4 Lyrical 영혼의 노래
5 Stillness 침묵의 춤
그렇다고 복잡하거나 어려워할 게 없다. 각각에 맞는 음악에 맞추어 그저 몸 가는 대로 추면 된다. 가브리엘 로스는 책을 내기도 했다. 『뉴욕의 춤꾼 가브리엘 로스의 춤 테라피』
끝으로 손님한테 배운 춤으로 ‘컨택트 임프로비제이션(Contact Improvisation)’. 우리말로 하면 '접속 즉흥춤'이라 하겠다. 이 부분은 두어 번 해본 거라 길게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상당히 신비롭고 감동적이다. 유튜브 영상을 하나 링크한다. 그때그때 흐름에 따라 혼자서 또는 둘 또는 수십 명하고도 가능하다. 나는 어린 아기랑 가끔 춘다.
Freiburg 2018 - Contact Improvisation Festival
이런저런 춤을 배우고 추면서 느낀 점은 혼자 추는 춤이야말로 가장 온전한 춤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보통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언어를 비롯하여 노래, 그림들이 있다. 그런데 감정이란 언어보다 한결 더 폭이 넓고 깊다. 언어로 다 담아내기가 어렵다. 물론 그림으로도. 그런 점에서 춤은 인간의 감정을 몸과 마음을 다해 담아내는 표현방식이라 하겠다. 언어를 뛰어넘는다.
내가 말하고 싶은 ‘혼춤’은 음악없이도 가능한 춤이다. 자신한테서 올라오는 감정과 리듬 그리고 에너지 그 자체 집중하는 춤이다. 춤을 추다보면 때로는 음악조차 방해가 되지 않는가. 음악을 따르는 춤이 아니라 내 몸이 음악이다. 그 음악은 곧 자신만의 음악이 된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나 자신에게 다시 다짐해본다. 춤이 일상이 되는 삶. 감정이 일어날 때면 억누르지 말고 춤을 추자. 술로 자신을 속이지 말고, 몸으로 풀자. 온몸으로 감정의 파도, 에너지 흐름을 잘 다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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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혼설 너무 슬플 것 같아요.
그러게요
저야말로 혼설 혼추석 입니다. 전 일하고 가족은 처가에 가거든요.. 얼쑤~~
쑤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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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보여주는 독무는 본 적이 있지만
생활속에서 혼자 추는 혼춤은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시도 저도 한 번 도전하고 싶습니다.
물론 춤을 전혀 못 추는 제겐 배우는 게 먼저겠지만^^
그저 혼자 있는 시간에
몸과 마음 가는대로 해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저도 어젯밤 거실에서 혼자 춰보았거든요
저는 학춤과 고릴라 춤을 잘 춥니다.
이번 설에 조카에게 트로트에 적합한 춤도 배웠어요 ㅋㅋㅋㅋㅋ
학춤 고릴라 춤을 한번 보여주세요
ㅋㅋㅋㅋㅋ즐거우면 어떤 춤이던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