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oza] 마이클 포터의 5 세력(Forces) 모형으로 본 스팀잇의 경쟁력은?

in #kr-series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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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곰돌이(글로리?)입니다. 이 글에서는, 컨설팅이나 경영 분석 등에서 고전으로 쓰이는 마이클 포터의 5 세력 모형을 활용하여 스팀잇의 경쟁력을 분석하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스팀잇은 신규 경쟁 사이트의 위협이나 기존 유저들의 이탈 가능성 등에서는 취약하나, "스파업" 이란 개념으로 충성도 높은 유저들을 확보하면서 "컨텐츠 생산자가 소비자들의 직접적 행동(보팅)에 비례하여 댓가를 받는 플랫폼" 이란 새 서비스를 선점하고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었다는 것이 경쟁력입니다.

개인적인 의견, 아니 느낌은, 어떤 산업에서건 먼저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심지어 "열성" 장기 지지자들 (스파업 많이 하신 분들이죠) 의 존재만으로도 스팀이나 스팀잇은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이걸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꾸준히 (소량이지만) 스팀 현질 후 스파업을 하면서, 맥주를 마시며 게임 중계를 보는 대신 나름 정성을 들여서 글을 쓰고 있는 제 모습이겠죠.

구체적으로 5세력 모형을 적용한 분석은 아래 정리해 두었습니다. 너무 학술적이거나 딱딱하다고 느끼시면, 바로 Part 2로 넘어가세요!




Part 1. 5 세력 모형의 적용


마이클 포터의 5 forces model (5 세력 모형) 은 1979년에 발표된 산업 경쟁력 분석 모델입니다. 경쟁 강도가 5가지 세력(force)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보고, 따라서 어떤 산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또는, 얼마나 이익이 잘 나는지) 를 5가지 세력을 분석함으로서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 이 5가지 세력은 무엇일까요?

  1. 신규 진입자의 위협, 2. 대체품의 위협, 3. 구매자의 교섭력, 4. 공급자의 교섭력, 5. 산업 경쟁자 입니다.

이제 이 5가지 세력이 스팀잇의 경우에 어떻게 적용될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1) 신규 진입자의 위협(약간 높음): 진입 장벽도 없거나 낮고, 필요 자본이나 규모의 경제 효과도 딱히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 진입 장벽(낮음): 스팀잇이 어떤 특허나 법 등으로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지는 않습니다. 블록체인의 특성상, 전통적인 산업과는 오히려 반대로 진입 장벽은 매우 낮다고 봐야겠지요.
  • 필요 자본(중간): 조금 애매하지만, 자본이 부족해서 유사 스팀잇이 개발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규모의 경제 효과(중간): 스팀잇이 백만 가입자를 넘기기는 했으나, 페이스북 등의 타 SNS 유저 수를 생각할 때, 규모의 경제가 크다고 말하기는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2) 대체품의 위협(약간 높음): 이런 서비스의 경우 대체품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으나, 그냥 편의상 타 SNS와, 코인 투자자 두 경우에 대해서 보겠습니다.

  • 유사품의 존재(높음): SNS, 코인 매우 많은 유사품들이 있지요.

  • 타 제품으로 전환 비용(중간): 스팀잇으로 옮겨오시는 타 블로그 유저분들도 많이 있으시지요. 반면, 어느 정도 특정 사이트에서 인지도를 쌓고 지인들이 생기면, 같이 옮기지 않는 이상 터전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제가 블로그나 SNS를 스팀잇 전에 거의 한 적이 없어서 정확한 판단은 쉽지 않습니다.) 코인 투자의 경우, 스팀에서 다른 코인으로 갈아타는 것은 매우 쉽죠.


(3) 구매자의 교섭력(높음, 다만 스파업은 매우 낮음): 스팀잇에서 "구매자" 란 스팀잇 컨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 즉 글을 읽고 보팅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경우와의 차이는, "구매자" 가 "독자", "스팀 투자자", "스팀 파워업" 의 세 종류로 나뉜다는 것이겠죠.

  • 구매자의 교체 비용(낮음): 글을 읽는 것 자체는, 다른 플랫폼 (블로그 등) 에서 비슷한 것을 제공할 경우 0에 가깝습니다 - 인터넷 주소만 바꿔 치거나 구글/네이버 등의 검색만 하면 되니까요.
  • 구매자의 가격 민감도(높음, 스파업은 매우 낮음): 독자나 스팀 투자자의 경우,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이 매우 민감합니다. 이건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나 암호화폐 투자자에게 해당하겠죠. 특이점은 파워다운에 긴 기간이 걸리는 "스팀 파워업" 입니다 - 스팀 파워업이란 행위는, 강제적인 "장기" 투자에 동의함으로써 민감도가 매우 낮음을 공표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4) 공급자의 교섭력(높음): 스팀잇에서 "공급자"란 스팀잇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 즉 글을 쓰고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지요.

  • 공급자의 교체 비용(낮음): 글을 쓰는 것은, 타 블로그 등의 플랫폼에 그냥 붙여넣기 하면 되니, 추가적인 수고나 노력은 크게 들지 않습니다.
  • 공급자의 가격 민감도 (중간): 물론 보팅액이나 보팅수에 따라 동기 부여의 정도가 달라질 수는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글을 쓰는 데 드는 시간 대비 실제 수익을 고려하면, 최저임금도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5) 산업 경쟁자(매우 낮음): 글에 대해서 보팅으로 보상을 주는 사이트는, 그냥 대체품이랄게 ... 없는 상황입니다. 이게 사실 (아직까지의) 스팀잇 경쟁력의 핵심이죠.

  • 예를 들어서, 아마존 알렉사를 통해 유사 사이트를 찾으면 아래와 같이 코인 사이트들만 나오지요.

  • 다른 사이트인 SimilarWeb 에서도 아래와 같이 유사 사이트를 찾지 못한다고 나옵니다.




Part 2. 스팀잇의 경쟁력은 "산업 경쟁자" 가 없는 선두 주자


강점: (1) 뚜렷한 경쟁자가 없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한 상태이며, (2)"스파업" 이란 개념으로 장기 투자를 강제하여 구매자의 충성도를 향상시킴

  • 위에 언급했듯이, 이런 새로운 서비스의 경우 전통적인 방법론으로 "산업" 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산업" 을 "컨텐츠 생산자가 소비자들의 직접적 행동(보팅)에 비례하여 댓가를 받는 플랫폼" 으로 정의하면, 지금 개발중이거나 초기 단계인 것들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스팀잇은 현재까지는 가장 구체적인 형태를 띄고 굴러가고 있는 유일한 모델입니다.

약점: (1) 진입 장벽도 낮아서 새로운 경쟁자들이 진입할 확률이 높으며, (2) 대체품들도 적지 않으며, (3) 구매자(스파업 제외)와 생산자 모두 딱히 이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아서 이탈 확률이 높음

  • 5 세력 중, 나머지가 거의 다 들어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게 때문에, 전통적 산업 분석의 측면에서 보면, 스팀잇은 매우 취약한 상황입니다.

결론: 5세력 모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산업 경쟁자" 인데, 보통 이는 다른 4가지 세력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스팀잇은 나머지 4개에서 그리 경쟁력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산업 경쟁자 측면에서 독보적이기에, 기계적인 판단은 어렵습니다. 결국 스팀잇이 타 경쟁자가 진입해서 어느 정도 수준을 확보하기 전에 이미 확실하게 선두 자리를 굳혀서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인가가 핵심이며, 이 가능성을 지지해 주는 것은 장기적 투자를 강제 및 공표하는 "스파업" 이란 개념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인에 입문하게 된 것도 스팀잇을 알게 되고 스파업을 하기 위해서였고, 스팀잇 활동도 한 달이 안되는 뉴비이다 보니 아직도 코인이나 스팀잇에 대한 개념이 낯선 것들이 많습니다. 스팀잇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개인적으로 투자를 더 해도 될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저에게 익숙한 전통적인 산업 경쟁 방법론들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SWOT analysis도 해보았지만, 5 세력 모형과 중복되는 것이 많아서 일단 따로 포스팅하진 않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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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듣는 경영학 모형으로 분석 잘 봤습니다^^ 퍼스트무버 효과 중요하죠. 첫 코인을 스팀으로 입문하신 점도 다사다난했던 코인 시장에서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이글을 보니 4개월전 쯤 제가 모형은 안썼으나, 셀트리온 주주들과 비교해서 스팀잇도 그만큼 열성적인 것 같다고 쓴 글이 떠오르네요. 편한 주말 보내세요^^

스팀의 향기. 스팀은 무너지지 않는다.

링크해주셔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셀트 주주들만큼 스티미언들의 단합력이나 행동력이 있다면.. 지금 당장 스파업 추가로 해야겠는데요?

가입초기글인 점 고려해주시면 좋겠네요. 맛집 포스팅도 기대가 많습니다 ㅎㅎ 제가 직접 가볼 수 있는 위치인 곳들을 잘 올려주시는 것 같아요

위치가 비슷한 것은, 왠지 lostmine27님과 저의 생활반경(?)이 비슷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요즘 먹스팀/테이스팀은 워낙 수준이 높은 글들이 많아서 경쟁도 치열하고 왠지 쓰기 더 두려워지더라구요. 그래도 투자 관련 글들 소재 좀 떨어지거나 머리 아프면 바로 먹방으로...

네 맞아요. 음식 사진 찍는게 사실 안하던 사람들에게 쉽지 않아요^^
저도 뒤늦게 테스트로 한 번 올려봤습니다.
편하게 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폰 유저들 생각이 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잘 읽었습니다.

  • UI의 개선이 더딤
  • 가입절차 어려움
  • 다양한 카테고리 없음

등의 문제가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스팀잇 파이팅입니다!

정말 UI랑 카테고리만 해줘도.. SMT 같은 것보다 저런 게 훨씬 더 와닿을 듯 합니다.

좋은글 잘봤습니다. 이렇게 정성스런글에 보팅을 안해드릴수없네요. 개인적으로 공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스팀잇 유저라면, 특히 투자를 한 유저라면 다들 공감하는 사항들이지 않을까 합니다.

You received 15.7 % upvote as a reward From round 2 on 2018.06.09. Congrats!

전문적인 글이라 저 같은 초보에게 쉽진않네요~ㅎㅎ
이해를 잘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어떤 사람이 말하길 sns의 대기업 페이스북이나 다른 어떤 대기업에서 뛰어들면 위험하다고 하더군요
후발주자라 할지라도 돈이 많기 때문에 돈으로 역전 시킬 수 있다는 이여기 였던거 같아요
이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하니까
페이스북에서 만드는게 아니라 "스팀잇"을 흡수 합병하면 오히려 가격이 올라서 더 좋을 수도 있다더군요
"인스타그램"도 흡수했다면서 말이죠~
글로리님 생각은 어떠세요~^^

이거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을 정리해서 써봐야겠네요.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이나 WhatsApp을 흡수 합병한 것 처럼 사들일 수도 있겠지만, 스팀잇의 경우는 그러기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앞의 두 사례는 페이스북의 본질적 모델을 도와주는 것이었다면, 스팀잇의 경우는 SNS 플랫폼이라는 것에 직접적으로 겹쳐서, 페이스북이 원래 하던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요.

페이스북 자체 플랫폼을 블럭체인으로 만들던가 새로운 블럭체인 sns플랫폼을 만들던가
하는 이야기는 결국 스팀잇이 얼마만큼 성장해서 페이스북을 위협하느냐 하는 이야기도 되겠군요
어쨋든 그럴려면 스팀잇 자체로 엄청 성장한 후가 될쥐
아니면 지금의 가능성을 보고 싹을 자르거나 합병할쥐~~
에고 머리아프네요 ~ㅎㅎ
전문가이신 글로리님이 정말 한번 정리해주세요~^^

스팀잇에 대한 전문적인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궁한 스팀 발전을 기원합니다!!캬캬

스팀(잇)의 발전을 위하여!

치얼스~^^

좋은글 올려주셨네요!
아주 자~알 읽고 갑니다.
제가 볼때는 Steemit 도 beta 정도가 이 정도면 뭐 그런대로...
다 좋을수는 없으니까요 ㅎㅎㅎ.
이게 좋으면 저게 나쁘고.. 다 그런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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