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임상심리전문가의 정신장애 이야기 #7] 조현병 : 조현병을 지닌 사람의 긍정적 정서 경험 part 2

in #kr-psychology6 years ago (edited)

apple-tart-2845186__340.jpg

사진 출처: pixabay.com

이전 글에서 미래의 긍정적 사건에 대한 기대에서 오는 즐거움을 예기쾌감(anticipatory pleasure)이라고 불렀습니다. 오늘은 이 예기쾌감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연구를 발견하여 자세히 다뤄보고자 합니다.

제가 알기로 심리학 저널은 보통 impact factor(인용 횟수 등에 근거한 저널의 공신력 지표) 1만 넘어도 믿고 볼 만한 저널입니다. 본 연구는 JCR Impact Factor로 4에서 5를 오가는 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에 실렸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감이 안 오시니 순위로 알려드리면, 임상심리학 저널이 2016년 현재 121개 정도 있는데 그 중 랭킹 11위입니다. 좋은 저널에 실렸다는 것은 아이디어가 좋고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연구의 논리 또한 정교하다는 것이죠. 그럼 얼마나 똑부러지는 논문인지 한 번 살펴볼까요. UC 버클리 소속 심리학자의 내공을 들여다 봅시다~

저자는 예기쾌감이 다음 네 가지 요소의 상호작용이라고 봅니다. 애플파이에 대한 예로 설명이 되고 있습니다. 애플파이 조각을 먹는 것에 대한 예기쾌감은 1. 과거에 애플파이를 먹었던 ‘기억’에 비추어 2. 애플파이를 먹게 될 미래 시점에 대한 ‘예견’을 하게 되는 과정과 3. 예견하는 과정에서 즉각적으로 얻는 즐거움(=현재 즐거움) 및 미래 시점에서 얻게 될 즐거움에 대한 예측(=예측된 즐거움)으로 구성됩니다.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예기쾌감을 경험하는 능력에서 손상이 있다는 연구들이 많은데, 저자는 예기쾌감에서의 손상을 기억, 예견, 정서라는 세 가지 차원의 상호연관된 과정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주요한 아이디어는 조현병을 지닌 사람이 예기쾌감에서 손상을 보이는 이유는 애플파이를 먹게 될 미래 시점에 대한 예견 과정에서 과거에 애플파이를 먹었던 기억을 끌어오는 데 어려움을 경험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애플파이에 관한 과거 즐거운 경험을 토대로 애플파이를 먹게 될 미래 시점을 떠올리는 것이 어렵고, 결과적으로 이는 ‘애플파이를 먹게 될 미래 시점을 떠올리고 있는 현재의 즐거움’과 ‘애플파이를 먹게 될 미래 시점에서 예측된 즐거움’의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거 즐거운 경험을 회상할 수 있게 돕는다면 조현병을 지닌 사람도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만큼 예기쾌감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러한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것이 이 연구의 주요 목적입니다. 저자의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수 있을 만한 선행 연구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없다면 너가 아직 덜 찾은 것이다’라고 말하길 저희 지도교수님은 즐기셨죠. 그만큼 세상에는 수많은 연구가 있고 내가 생각해 본 것은 남도 이미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연구를 통해 저널에 실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자의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선행연구들에 대한 개관이 논문의 서두에 이어집니다. 기억과 예견의 관계, 조현병에서의 기억, 조현병에서의 예견이라는 챕터로 구분돼 있습니다. 이걸 다 다루기엔 제 에너지가 부족한바 바로 가설로 들어가 보도록 하죠.

이 연구의 가설은 총 여섯 개입니다. 두 개는 기억과 관련되고, 두 개는 예견과, 다른 두 개는 정서, 그 중에서도 긍정적 정서와 관련됩니다.

기억(Memory)
(1a)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보다 예견을 할 때 과거 기억을 덜 참조할 것이다.
(1b) 특정한 단서에 의해 기억 인출이 촉진되는 경우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만큼 생생하게 기억을 회상할 것이다.

예견(Prospection)
(2a) 조현병 유무와 관계없이 통제 과제를 시행했을 때보다 기억 과제를 시행했을 때, 보다 생생한 예견을 하게 될 것이다.
(2b) 기억 과제 시행 유무와 관계없이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덜 생생한 예견을 할 것이다.

긍정적 정서(Positive Emotion)
(3a) 긍정적 정서 자극에 의한 기억 회상 과제를 수행한 후 실시되는 긍정적 정서 자극에 의한 예견 과제에서 조현병을 지닌 사람과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은 비슷한 수준의 현재 즐거움 및 예측된 즐거움을 보고할 것이다.
(3b) 조현병에서의 예기쾌감 손상을 시사하는 선행연구들에서와 일치되게, 통제 과제 시행 후 실시되는 예견 과제에서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보다 예기쾌감을 덜 경험할 것이다.

이 연구에서 조현병 집단이 32명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일반인 집단이 29명이었습니다. 실험 설계는 참가자 간 요인과 참가자 내 요인을 포함하는 혼합 설계입니다. 무슨 말인지 감이 안 오시죠? 참가자 간 요인이라 함은 집단 구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연구에서는 조현병 유무에 따라 집단이 나뉘어졌습니다. 참가자 내 요인은 각 집단의 참가자가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에서 참가자 내 요인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조건(기억 과제, 통제 과제)이고 다른 하나는 정서가(긍정적, 부정적, 중립)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볼까요. 조현병 집단 참가자는 기억 과제와 통제 과제를 모두 수행하게 됩니다. 연구자들이 궁금한 것은 기억이 예견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 과제를 수행하게 되는데 그 자체만으로는 예견에 미치는 영향이 큰지 작은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통제 과제도 수행하게 하여 상대적인 비교를 하게 됩니다.

자 그런데 여기서 더 복잡해지는 것은, 연구자들은 ‘정서가’(valence)에 따라서 예기쾌감의 과정이 영향을 받는지도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부차적인 연구 목적이죠. 선행연구를 개관하면서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정서가가 들어간 단서에 의해 기억을 회상할 시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덜 생생하게 기억을 회상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기억과 예견이 연관돼 있다면 정서가가 들어간 단서를 제시 받은 경우 덜 생생한 예견을 할 가능성이 있겠죠.

저도 머리가 아파오는데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오죽할까 싶습니다. working memory 과열 상태입니다. 핵심은 참가자가 수행하게 되는 기억 과제에는 긍정, 부정, 중립의 세 가지 회상 단서가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예견 과제도 마찬가지로 세 가지 정서가의 회상 단서가 주어집니다. 한 참가자가 이 세 가지 단서에 근거하여 기억 회상 과제와 예견 과제를 수행하게 됩니다.

참가자 간 요인과 참가자 내 요인을 포함하는 실험설계 내용을 표로 만들어 봤습니다. 백마디 말보다 한 장의 표가 낫죠.

각각의 조건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결과변수의 핵심은 기억이나 예견의 생생함입니다. 얼마나 생생하게 떠올리는지 보려는 것이죠. 그리고 예견에서 특히 과거 기억을 얼마나 참조했는지가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결과변수의 평가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자가 평가이고 다른 하나는 관찰자 평가입니다.

자가 평가는 감각적(시각, 청각, 후각, 미각 정보를 포함) 및 맥락적(장소의 명확성, 장소에서 물건이나 사람의 공간 배치에 관한 정보를 포함) 경험에 대한 1점(정보 없음)에서 7점(정보 매우 많음) 사이의 평가와 현재 정서, 예견된 정서, 회상에 따른 정서 경험에 대한 1점(긍정적)에서 7점(부정적) 사이의 평가를 포함합니다. 관찰자에 의한 평가는 예견을 함에 있어 과거 기억의 참조 여부(Past reference), 시간/공간에 대한 구체적 언급(Time/place), 사회적 상호작용의 정도(Sociality), 묘사의 디테일(Elaborative detail), 명쾌함(Clarity)을 포함합니다.

과제 설명도 좀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기억 과제에서 참가자들은 제시되는 단서에 따라 기억을 회상해야 합니다. 제시되는 단서는 총 다섯 개로 두 개는 긍정 두 개는 부정 한 개는 중립적 정서가를 포함합니다. 각각의 단서에 따라 과거 특정 시점에서, 제시되는 단서와 연관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도록 지시 받습니다. 예견 과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서에 따라 미래 특정 시점에서, 제시되는 단서와 연관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도록 지시 받습니다. 통제 과제에서 참가자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다섯 가지 활동을 다른 사람이 완수할 수 있게 각각의 활동마다 다섯 단계로 세분화하여 말해야 합니다. 활동의 예로 자판기에서 음식을 사는 일을 들 수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자판기에서 음식을 살 때 거쳐야 하는 과정을 다섯 단계로 세분화하여 말하게 된다는 것이죠. 기억 과제에서처럼 정신적인 시뮬레이션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개인적인 특정 기억을 회상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기억 과제와의 차이입니다.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Past Reference in Prospections
(1a)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보다 예견을 할 때 과거 기억을 덜 참조할 것이다. <-- 가설이 지지됐습니다. 통제 과제 후 예견을 하든 기억 과제 후 예견을 하든 간에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보다 과거 기억을 덜 빈번하게 참조하였습니다. 또한 조현병 유무에 관계 없이 참가자들은 통제 과제 이후보다 기억 과제 이후 예견을 할 때 과거 기억을 더 빈번하게 참조하였습니다. 조현병을 지닌 사람이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보다 예견을 함에 있어 과거 기억을 덜 빈번하게 참조하지만, 통제 과제 이후보다 기억 과제 이후에 더 빈번하게 과거 기억을 참조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Content, Clarity, and Experience in Memories
(1b) 특정한 단서에 의해 기억 인출이 촉진되는 경우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만큼 생생하게 기억을 회상할 것이다. <-- 가설이 지지됐습니다. 조현병 유무에 관계없이 통제 과제보다 단서가 제시되는 기억 과제에서 더 생생하게 기억을 회상했습니다. 다만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에 비해 기억 과제에서 덜 명쾌하게 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덜 명쾌하다는 것은(less clarity), 생생하게 회상하긴 하지만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에서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는 의미 같습니다.

이 연구는 앞서 언급했다시피 정서가에 따라서 기억이나 예견이 달라지는지를 보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모든 참가자들은 긍정적 및 중립적 자극에 의한 회상에서보다 부정적 자극에 의한 회상을 할 때 감각적 경험의 정보가가 낮아졌습니다. 감각적으로 덜 정교한 회상을 했다는 것이죠.

Content, Clarity, and Experience in Prospections
(2a) 조현병 유무와 관계없이 통제 과제를 시행했을 때보다 기억 과제를 시행했을 때, 보다 생생한 예견을 하게 될 것이다. <-- 가설이 지지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참가자는 기억 과제 후 예견의 생생함과 통제 과제 후 예견의 생생함에서 차이가 없었습니다.
(2b) 기억 과제 시행 유무와 관계없이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덜 생생한 예견을 할 것이다. <-- 가설이 지지됐습니다. 또한 정서가를 중심으로 분석을 해보니 모든 참가자는 긍정적 및 중립적 자극에 의한 예견에서보다 부정적 자극에 의한 예견에서 덜 생생한 보고를 하였습니다. 아울러 부정적 자극에 의한 예견에서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보다 덜 명쾌하게 말했습니다.

Emotion Experience and Positive Prospections
(3a) 긍정적 정서 자극에 의한 기억 회상 과제를 수행한 후 실시되는 긍정적 정서 자극에 의한 예견 과제에서 조현병을 지닌 사람과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은 비슷한 수준의 현재 즐거움 및 예측된 즐거움을 보고할 것이다. <-- 가설이 지지됐습니다.
(3b) 조현병에서의 예기쾌감 손상을 시사하는 선행연구들에서와 일치되게, 통제 과제 시행 후 실시되는 예견 과제에서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보다 예기쾌감을 덜 경험할 것이다. <-- 가설이 지지됐습니다.

아이디어가 좋고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적 배경에 대한 개관도 잘 돼 있는 편인데, 결과까지 비교적 예측한 대로 나왔습니다. 통계 결과를 보고 연구자는 지도교수와 함께 ‘임팩터 팩트 높은 저널 가즈아아~~~’를 외쳤을 법합니다.

결과 기술 후에는 본 연구의 결과를 선행 연구 결과에 비추어 해석하고 추후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논의(Discussion)가 뒤따르게 됩니다. 결과가 나오지 않은 부분에 대한 해석이 중요할 수 있는데요. 이를 잘 해석하지 못 하면 reject(저널 리뷰어가 게재를 거부하는 것) 당할 가능성이 높죠. 연구자가 제일 꺼려 하는 상황입니다.

저자는 가설 (2a)가 지지되지 않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은 통제 과제 후 예견 과제를 수행할 때도 기억 과제 후 예견 과제를 수행할 때만큼이나 과거 기억을 알아서 잘 끌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합니다. 때문에 조건(기억 과제 후 예견 vs. 통제 과제 후 예견)에 따른 결과의 차이가 없었다는 것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현병을 지닌 사람이 통제 과제 수행 후 예견을 할 때보다 기억 과제 수행 후 예견을 할 때 더 생생한 상황을 그려내지 못 했다는 것은 의문으로 남습니다. 이는 조현병을 지닌 사람이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말을 덜 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예견 상황에서 두 집단 간의 단어 수 차이는 없었습니다. 더욱이 기억 과제 시 단서가 주어졌을 때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만큼이나 생생하게 기억을 회상했습니다(가설 1b). 즉 조현병을 지닌 사람이 언어적으로 손상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저자는 조현병에서 기억과 예견의 연관성이 강하지 않고 이러한 점이 예기 쾌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모든 참가자는 긍정적 및 중립적 자극에 의한 예견에서보다 부정적 자극에 의한 예견에서 덜 생생한 보고를 하였는데, 이는 ‘회피’라고 하는 역기능적 정서 조절 전략으로 설명이 됩니다. 걱정이 회피의 주요한 예인데요. 걱정은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부정적 사건에 관한 명확한 문제 설정과 해결책 모색에 연관되는 것이 아니라 모호하고 막연하게 부정적인 미래를 예측하는 것과 관련 있는 인지적 과정입니다. 걱정은 문제해결에는 1도 도움이 안 되지만 불안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약화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도 자주 사용하는 회피적 정서 조절 전략이죠. 아울러 부정적 자극에 의한 예견에서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보다 덜 명쾌하게 말했습니다. 이는 걱정과 같은 ‘회피’에서 조현병을 지닌 사람이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에 비해 능숙하지 못 하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끝으로 조현병에서 기억과 예견의 연관성이 '생생함'의 측면에서는 강하지 않아 보이지만, 긍정적 과거 기억을 참조하는 것이 예기쾌감이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긍정적 정서 자극을 통한 기억 회상 과제 후 긍정적 정서 자극을 통한 예견 과제를 시행했을 때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만큼 현재 즐거움 및 예측된 즐거움을 보고했습니다. 기억 과제가 아닌 통제 과제 수행 후에는 예기쾌감의 손상이 나타났습니다. 현재 즐거움 및 예측된 즐거움에서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보다 유의미하게 낮았다는 것이죠.

조현병을 지닌 사람은 정신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에 비해 미래를 예견할 때 과거 기억을 참조하는 것이 어렵고, 덜 생생한 예견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사건에 대한 예견에 앞서 스스로가 경험한 긍정적 사건에 대한 회상을 돕는 일은, 긍정적 사건에 대한 예견에 수반되는 긍정적 정서를 경험하는 능력이 저해되는 것을 막습니다. 조현병을 지닌 사람이 과거 즐거웠던 일을 구체적으로 회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예기쾌감에서의 손상을 방지하고, 이 연구에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예기쾌감이 회복되면 무욕증과 같은 음성 증상에서도 개선이 뒤따를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애플파이를 먹는 것에 대한 기대에서 오는 즐거움은 실제로 애플파이를 먹는 것을 목표로 행동하게 할 가능성을 높이지 않을까요? 우리가 스달을 현금화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이 스달을 모으는 행동(글 쓰는 데 에너지를 쏟고 큐레이션 활동을 열심히 하는 등)을 강화하게 마련이니까요.

오늘의 연구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제가 이해한 만큼 전달했고 이해가 안 돼 넘어간 부분도 있습니다. 이해한 부분만이라도 잘 전달이 됐나 모르겠습니다.

사례를 언급하지 않고 정신장애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좀 어려운 면이 있어서 주로 최신 연구 소개에 그치게 되네요. 조현병에 관한 연구를 백날 보는 것보다 조현병을 지닌 환자 한 분을 직접 만나 보거나 사례와 관련된 디테일한 얘기를 듣는 것이 참학습인데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환자의 정보를 노출하지 않는 것은 직업적 윤리니까요. 앞으로 계속 글을 연재하게 될 텐데 특정 정신장애를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는 다른 방안이 없나 모색 중입니다. 연구 소개 자체도 매우 잼있긴 합니다마는.. ㅎ

ref)

  • Painter, J. M., & Kring, A. M. (2016). Toward an understanding of anticipatory pleasure deficits in schizophrenia: Memory, prospection, and emotion experience. 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 125(3), 442.

*이 글은 교차 게시물(cross-posted material)로 http://slowdive14.tistory.com/1298730 에 동시 게재됐습니다.

2018.05.03 17:10 최종 수정.

Sort:  

좋은글 감사합니다 ㅎㅎ 팔로우하고 갈게요
서로 소통하면서 잘지내봐요

되게 제가 평소 안보는 글이지만 되게 잘읽엇어요 ㅎㅎ

Coin Marketplace

STEEM 0.30
TRX 0.12
JST 0.033
BTC 64420.25
ETH 3150.23
USDT 1.00
SBD 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