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5.30 꿈과 음악 사이 어딘가]'천국이라는 곳'

in #kr-pen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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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이라는 곳'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은 관계를 맺지 않고 혼자 살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관계란 대체로 피곤한 감정노동을 동반한다.

호의로 겹겹이 포장된 마음들 속에서 나 또한 마음을 숨긴채 살아간다.

타인의 마음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부터 내 마음을 어디까지 내비췰까 하는 것까지,

산다는 건 곧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잘 살려면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마왕이 살아있을 때 한 말이 생각난다.

" 밖이 아무리 더럽고 추잡스럽고 잔인한 전쟁터, 지옥같은 곳이라도
와이프와 아이들이 있는 집, 그 곳이 천국이기 때문에 버틸 수 있어."

그 얘기를 들으면서 혼자 생각했다.

' 집이 아닌 곳에도 가족같은 사람들이 곳곳에 있다면 천국이 여러 곳에 있게 되는거 아냐? '

마왕이 세월호에서 내리지 못한 아이들을 만나러 하늘로 간 후,

그와 추억을 나눈 이들의 여러 에피소드들을 들으며 슬펐지만 한편으로 위안이 됐다.

' 형, 그래도 곳곳에 여러 천국 아지트들을 뒀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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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스트리'

인간관계에서 '케미가 맞다.'는 표현을 쓴다.

합이 잘 맞는 사람,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을 일컫는 말.

하지만 생각해보면 인간관계라는게 화학반응처럼 그렇게 명확하지가 않다.

A용액을 스포이드로 떠서 B용액에 떨어뜨린다.

화학반응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소변이 닿으면 기저귀는 정확하게 노란색에서 하늘색으로 변한다.

사귄지 1년을 갓 넘긴 A와 B 커플이 있다.

A의 고민을 들어보자.

"사계절을 보냈으면 짧게 사귄 것도 아닌데 만나기만 하면 싸우게 되요."

"저는 시간이 지나면, 제가 더 노력하면 우리 관계가 변할거라 생각했어요."

이를 A 용액의 고민으로 바꿔보자.

" 도무지 B용액과 합쳐 졌을 때 물과 기름처럼 잘 섞이지가 않았어요."

" 저는 시간이 지나면, 제가 더 노력하면 우리가 섞일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물론 시간에 따라, 첨가물을 통해 섞일 수 있는 화학반응도 있으나 여기서는 제외하자.)

물론 인간관계는 엄밀히 말해 명확한 화학반응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히 해결되는 문제가 있기도 마련이고

관계 개선을 위한 쌍방의 노력에 의해 다시 좋은 방향을 찾게되는 관계도 있다.

하지만 바뀌지 않는 관계를 붙들고 필요이상의 시간이나 자신의 노력 부족 탓을 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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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사람'

사람의 몸과 마음은 건강만 하다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가장 잘 알고 있다.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찾도록, 마음에 필요한 것들을 찾도록 설계된 우리의 몸과 마음.

균형을 잃어버린 몸과 마음은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을 잘못 찾게 된다.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 중,

만나 피로를 느끼는 사람.

몸이 먼저 반응을 한다.

몸이 베베 꼬이고 함께하는 시간이 따분해서 하품이 난다.

만나 자유를 느끼는 사람.

역시 몸이 먼저 반응을 한다.

누군가 내 표정을 봤다면 사랑에 빠진 게 아니냐고 물어봤을 것이다.

그와의 만남에서 느껴지는 상쾌함과 청량감은 흔히 느낄 수 있는건 아니니.

대략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손에 꼽아보고는 그들을 표현할 단어를 찾았다.

'투명한 사람'

오롯이 '나'인 채로 만날 수 있는 투명한 사람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지만,

가족이 아닌 누군가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다는 건 분명 축복이다.

이게 다 그들과 만나기만 하면 어제 찾은 좋은 음악을 밤새 같이 듣는다거나,

오늘은 누가 더 재치있고 웃긴 농담을 얘기하느냐 하는 대결구도를 펼치는 등,

누가 들으면 온통 돈 안되고 시시껄렁한 얘기들 때문이지만,

다시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보다 더 소중한 게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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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바뀌지 않죠! 맞는 사람끼리 만나야지 아무리 한쪽이 노력해도 그 맞지 않음이 딱 맞게 바뀌는 일은 없는거 같습니다 ㅎㅎ

그런 것 같더라구요. 30대가 넘으니 아귀가 맞지 않는 관계에는 자연히 힘이 빠지게 되는 것 같아요.ㅎㅎ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ㅎㅎ 오전부터 좋은 글 읽어서 기분이 좋네요. 읽고 제 관계도 되돌아보게되네요 억지로 섞이려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건은 아닌가 물과 기름일 뿐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외로 알게 모르게 그런 관계들이 많죠. 자유로워 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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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오치님^^

케미가 잘 맞는 사람들 만나면 즐겁죠!
바뀌지 않는 관계에 연연하는 것 보다,
잘 맞는 관계에 더 집중하는게 좋더라구요ㅎㅎ
여러 생각이 담긴 글 읽고 갑니다 :-)

맞습니다. 관계도 훈련의 일종인 것 같아요. 좋은 관계들에 집중해야겠죠. ㅎㅎ
들러 주셔서 감사해요.^^

짱짱맨 호출로 왔습니다.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좋은 말입니다. 전 어릴 적부터 혼자인게 좋은지라 사람관계 잘 맺는 사람들 보면 부럽더라구요. 그게 저한테는 안 맞는 옷인 것 같아서 그냥 가족들 한테만 집중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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