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상태 생중계 - 아티스트의 공황장애 극복기
시야가 흐려온다. 금방이라도 내 몸이 안에서부터 폭발해버릴 것 같은 불안이, 한번 머리속을 스쳐지나간 후에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불안과 염려를 눈치채고 그놈이 내 머리 위를 잠식해가고 있다. 뒷골이 오싹해지는 느낌과 동시에 명치 쪽이 쪼그라드는 느낌이다. 지금 키보드를 치는 이 순간도 자꾸 눈의 초점이 흔들리고, 붕 떠 있는 상태가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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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동시에 나는 알고 있다. 내 머리와 심장과 명치 등 내 몸의 내부 기관은 아주 정상적이라는 것을. 다만 내 안의 근거없는 두려움이 눈덩이처럼 커져서 내 자신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입시키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심호흡을 하고, 눈을 똑바로 뜨려고 하며, 뒷골에 들어간 힘을 풀어본다. 지금의 글쓰기는 내 몸에 찾아온 공황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두서도 없고, 오로지 그냥 쓴다. 쓴다. 너는 지금 글자로 번역되고 있다. 너는 점점 내 글자에 갇혀가고 있을 뿐이다. 왜냐하면 나는 너를 가둬 둘 문장과 단어와 쉼표와 마침표를 만들고 있거든. 모니터가 이렇게 밝았나 싶을 정도로 과다한 빛 노출에 순간순간 집중이 되지 않지만, 나는 오타 따윈 없이 널 완벽하게 써내려갈 거거든. 내 생각을 완벽하게 글자로 전송하고 있는 중이거든. 생각에서 탄생한 너는 다시 생각으로 낱낱이 분해되고 분석되어 다시 허공으로 흩날려질 거거든. 시야는 좀 흐리지만 절대로 글을 쓰지 못할 상황은 오지 않을 거거든. 넌 기껏해야 내 글쓰기와 그리기의 재료밖에 되지 않을 거거든. 재료 이상의 의미를 내 안에서 결코 야망할 수는 없을 거거든. 난 심지어 여태까지 썼던 글을 다시 읽으면서 마음에 들지 않은 문장까지 한번 고쳐주는 여유까지 부렸거든. 넌 점점 결국 사그라들고 말 거거든. 그리고 난 오늘 밤에 푹 잘 거거든. 그리고 내일 아침에 별일없이 일어날 거거든. 더 이상 쓸 말이 없지만 이렇게 한 문장 괜히 한번 더 써 봤거든. 왜냐하면 그건 내 마음이거든. 내가 이 글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기 전에 넌 달아날 거거든. 이미 승기는 내가 잡은거 같거든. 난 오늘도 이긴거 같거든. 짜샤. 오늘도 그림과 글쓰기 재료가 되어줘서 땡큐.
반갑습니다 글 잘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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