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계절

in #kr-pen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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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랫동안 나에게 있어서 크고 작은 모든 일은 모두 매년 4월과 5월에 일어났다. 설렘에 너무도 사랑했던 봄은 언제부터인가 보고 싶음이 쌓이고 아련해지는 계절이 되었다. 그 정점을 찍은 건 아빠를 잃어버렸을 때다. 가족을 잃는다는 것이 어떤 고통인지 난 아빠를 잃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아빠를 잃고 나는 아주 오랫동안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많은 생각으로 나를 심하게 괴롭혔다. 남은 가족들은 모두 변해야 했고, 그중에서도 엄마의 변화가 우리 가족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은 가장 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숨이 쉬어지지 않는 먹먹한 가슴을 안고 꽤 오랜 세월을 지냈던 거 같다.
기적을 바랐던 간절함... 그러나 그 기적을 기대할 틈도 없이 사라져 버린 아빠. 눈물은 언제나 마르지 않고 흘렀고, 난 그렇게 나만의 동굴 속에도 들어가 보고, 일에도 매달려 보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발악을 했었던 거 같다.

그 흔한 치료도 못 하고 물 한 모금도 넘기지 못한 채 바싹 말라가며 힘들었을 아빠는 그날, 그렇게 갑자기 가시는 그 새벽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우셨을까...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봄 햇살이 내릴 때면 그 따스한 햇볕을 뒤로하고 차디차게 가야만 했을 아빠 생각에 나는 따스한 햇볕 속에서 그저 하염없이 눈물을 삼켜야 했다. 유난히도 따뜻했던 봄 햇살이 병실 창문을 통해 가득 들어왔던 그 계절, 한걸음에 달려온 막내딸이 마냥 반가우셨던지 내 손을 잡고 어렵게 말씀하시던 아빠의 모습은 내 가슴에 콕 박혀 절대 잊을 수 없는 얼굴이 되었다.
‘너는…. 이제…
너를... 빨리 시집을 보냈어야 했는데...
너는………………………..’

그렇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아빠가 일어나실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아빠와 하고 싶었던 많은 것들이 있었는데, 그 많은 크고 작은 것들은 아빠와 함께 영원히 나에게서 사라졌다. 봄이라는 계절과 함께...

그 계절의 햇살이 제일 슬프다. 제일 슬펐다. 나에게는...

물론, 아빠는 내가 하염없이 슬프기만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 여기며 젖은 내 마음을 말리듯이 따뜻한 봄 햇살 속에서 그저 조용히 눈을 감아 본다.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매일매일 그리던 아빠를 이제는 매일매일 그리지 않게 된 나를 마주하기도 한다. 그렇게 나는 올해도 어김없이 그 계절을 보내고 있다.
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아빠는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고 계실까? 그러면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철없는 천방지축인 나를 보고 어떻게 말씀하실까?
여전히 그날처럼 걱정 가득한 얼굴이실까?

올해는 엄마까지 편찮으셔서 마음이 무겁다. 내가 가 봤자 너무 짧은 시간 밖에 함께 있지 못하니 별로 크게 도움도 안 된다. 그런데도 그 짧은 시간이라도 조금 더 웃으시고, 조금 더 행복하실 수 있기를 바라면서 무리를 해서 꾸역꾸역 가려는 나.

….


소식이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요즘 저는 말 그대로 땡 빵하느라 회사에서 온 진을 다 빼내고 있어요. 저의 안부를 궁금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꾸벅~) 일상은 너무 행복한데 정신이 없어서 정리는 하나도 못 하고, 또 이렇게 급하게 일상이 아닌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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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무언,,,,,이것은 극치의 아픔과 슬픔이예요 힘내요

승화니이임~
전 괜찮아요. ^^ 건강히 잘 지내고 있는 걸요. 처음엔 너무 힘들었는데 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많이 무뎌졌습니다.
승화님도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힘내시면 곧 좋은일이 있을겁니다. 일보다 중요한건 건강입니다 건강지키면서 일하세요

@dreamya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다행히도 아주 건강한거 같아요. ^^
행복한 주말 되세요~

건강챙기면서 일하세요! 화이팅입니다.
즐거운 금요일되세요.

@noisysky 님 안녕하세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 건강 잘 챙기고 있어요. :)
@noisysky님도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참 오랜만에 오셨네요! 해피써클님...
봄이 아버지를 보낸 계절이었군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그 먹먹함!
이제 슬픈보단 행복으로 기억되는 봄이 되길 바래봅니다! 아버지께서도 그걸 바라고 계실겁니다!
어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신건 아니죠? 빨리 건강찾으시길 바랄께요!

꺄아악!!! 독거님!!!!!!!!! 이게 얼마만인가요?
건강하시죠? 잘 지내고 계시죠? 아.. 그동안 인사도 자주 못 드리고 죄송해요.
감사합니다. ㅎㅎ 마침 어머니의 건강도 조금 좋아지시네요. 헤헤헤 정말 다행이죠.
염려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0^
행복한 주말 되세요~~

해피서클님 무엇보다 건강 잘 챙기세요!
응원의 한마디 남기고 갑니다.

애플님 감사합니다. 애플님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일요일 되세요~ :)

드디어 마이해피서클님의 글을 ㅎㅎ 무리해서 쓰신 건 아니죠?ㅠㅠ 제가 넘 보챘나요..
글이 무겁긴 한데.. 요새 바쁘셔서 그렇지 행복하시다고 했으니 기분좋게 읽었습니다. ^^ 가족이라는 주제는 참 가볍게 쓰기도 힘든거 같아요. ㅎ
저두 봄이 참 힘든 계절 중에 하나인데.. 이렇게 동질감을!!!ㅎ
한국 오려고 하시나보네요. 넘 무리는 하지 마시구..가득이나 바쁘셔서 감당하기 힘드신 거 같은데 몸 꼭 잘챙기세요~~
오랜만에 글 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ㅎㅎ

ㅎㅎㅎ 미술관님~~ 벌써 본가에 와있습니다~. ^^ 후딱~ 왔지요. ㅋㅋ
저 무리해서 모 하고 그런 사람 절대 아닙니다 ㅋㅋㅋㅋ ^^ 항상 너무 감사해요~^^~

봄이 힘드시군요.ㅠㅠ 힘든 계절도 이제 곧 여름으로 가니~ 조금 더 힘내세요~
비가 많이 내리더니 오늘은 멈추었네요.
미술관님 행복한 일요일 되세요~ ^^
감사합니다~

행복하게 숨 쉬는 글도 얼른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니임~~ 건강히 잘 지내시죠?

아무 생각없이 숨 만 쉬고 있어서 ... 고민이에요 ㅋㅋ 일상을 써 보았더니 초딩 이전의 유치원으로 가도 안 받아 줄거 같아서요. ㅠㅠ 아무래도 작가님 글쓰기 강의 다시 복습해야 겠어요. -__-;;

잘 지내고 있습니다. 너무 건강해서 탈... 제 강의 복습하지 마시고 초딩 일기를 써 주세요. 번호 일기+초딩 일기면 더 좋겠죠 :D

으아아악 ㅋㅋ 반장님 저 초딩 입학도 못하고 쫒겨나요. 헤헤

슬픔의 봄이 다시 따스한 봄으로 기억될 수 있길 바랄게요.
어머니 아프신 것도 빨리 나으시길.

브리님~
안녕하세요? 건강히 잘 지내시죠?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다행이 엄마는 조금씩 좋아지시는 거 같아요.
염려해 주셔서 감사해요~ :)

그 계절의 햇살이 제일 슬프다. 제일 슬펐다. 나에게는...

잔인하지 않은, 슬프지 않은 계절이 어디에 있겠냐만, 저에게도 유독 슬픈 계절은 봄이었습니다. 이야기로 풀어낼 날이 있을까 싶지만, 좌우지간 그래요.

방금, 저의 마음이 해피서클님의 어깨를 도닥였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당신을 아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그럴 것이라 믿어요.

...

괜찮아요. 언제고 다시 오실 거잖습니까.

괜찮아요. ;)

꺅 ^^ 퐁당님~~ 마음의 위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감동이에요. ㅜㅜ

그래도 다행이 이제는 오랜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많이 무뎌진거 같기도해요.

비가 많이오네요. 비 조심하시고, 행복한 일요일 되세요~ ;)

더 많은 비를 기대했는데, 그쳤습니다.
;)

앗! 수요일, 목요일 또 비 소식 있던데요~ 오려면 시원하게 쫘~~ 내렸으면 좋겠어요. 찔금찔금 오는 비 말고요. 헤헤 ~

?

한국에 계신가요?

헤헤 네. 새벽에 들어왔어요. ㅋㅋ

일단 좀 쉬도록 하세요. ;)

예, 감사합니다 ^0^ 퐁당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봄은 괜히 설레여지는 계절인데, 마음과 다른 일들을 많이 겪으셨군요 :'(
계절만큼이나 따뜻한 일들이 많이 찾아오시길 바래요.
그나저나, 회사가 나쁘네요.해피써클님 진을 다 빠지게 하고 :(

마법소금님 안녕하세요?
그쵸~ 그냥 설레는 계절인데.... 헤헤 그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올 봄은 비가 많이 오나봐요. 계속 비 소식이 있네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기를 바래요. ^^
그쵸 ㅋㅋ 회사가 -__-;;; ㅎㅎㅎ 회사는 늘 그런가봐여 ㅋㅋ
항상 감사합니다. 마법 소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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