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20대 여성들에게도 다르지 않을? 30대 아재에게 스타벅스란?

in #kr-pen6 years ago (edited)

솔직히 말하면 커피맛으로 가는 건 아니고,
자유가 느껴지는 스타벅스의 미묘한 공간의 힘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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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스타벅스를 처음으로 알게된 건 2007년입니다. 시골촌뜨기 사회 초년생이었는데, 회사 대표님이 거기서 보자고 했습니다. 커피가 밥도 아닌데, 커다란 커피에 탁 트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앉아서 대화를 하다니 뭔가 외국분위기도 났고 신기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스타벅스를 자주 찾는 매니아가 되었습니다. 일할 때 늘 스타벅스 책상에 앉아서 라떼 한잔은 놓고 하는게 버릇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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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커피가 맛있어서 가는 곳은 아닙니다. 커피 맛은 제 입맛에는 안 맞습니다. 가격도 너무 비싸고요. 게다가 저는 벤티사이즈를 즐겨 시키는데, 어지간하면 한잔에 6~7,000원이 훌쩍 넘습니다. 테이크아웃으로 이걸 사먹을일은 아마도 없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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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비싼 돈을 주고 제가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공간'때문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이유로 비싼 스타벅스를 이용하실테죠. 넉넉한 공간, 충분한 콘센트, 그리고 깨끗한 화장실.. 랩탑을 들고 일을 하기엔 최적의 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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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커피숍은 랩탑을 들고가서 30분만 작업을 해도 눈치가 보입니다. 자영업 사장님들이 운영하는 가게에서는 오랫동안 자리를 깔고 있기가 정말 미안합니다. 그런데 스타벅스는 100% 직영점이고 모두가 신세계의 직원들이기 때문에 눈치를 볼 일도 없고, 재벌한테 자리 좀 빌려 쓴다는 생각에 별 심리적 부담도, 눈치도 보이지 않아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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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사실 도서관은 아닌데도 책을 펴놓고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백색 소음이 집중에 도움이 된다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스타벅스에 조금 더 어울리는건 시험용 수험서가 아니라 맥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ㅎㅎ).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면서 음악을 틀어놓고 맥북으로 개발하면 개발력이 +상승합니다. 그래서 스타트업 중 많은 숫자가 스타벅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디캠프나 마루180과 같은 곳을 빌려쓰는 곳도 많지만 많은 1인 개발자나 스타트업은 스타벅스에서 프로덕트 개발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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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스타벅스는 맥북을 들고 코드를 짜는 스타트업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실리콘밸리 스타벅스 개발자 모임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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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스타벅스는 많은 스타트업을 배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스타벅스에서 시작해서 크게 성공한 사례가 많습니다. Retrica(레트리카)도 그 중 한 곳 입니다. 스타벅스는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니라, 공간, 문화 그리고 창업자들의 꿈까지 키워주는 장소가 된지 오래입니다. 신세계에선 이걸 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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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를 이용한지 11년째인 저는 전업투자를 시작 하고나서는 스타벅스를 더욱 자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1년에 스타벅스에 쓰는 돈만 100만 원이 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대료에 비하면 엄청 저렴합니다. 게다가 커피도 공짜로 한잔 준다고 생각하면.. 또, 전국 어디에나 집무실이 있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니 너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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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없을 때 선배 창업자들은 공간 비용을 엄청나게 지불했을 것 같습니다. 지점이 많아서 어디서나 편안하게 쉴 수 있고, 친구들과 만나서 수다도 떨 수 있고, 일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는 스타벅스에 너무나 감사합니다. 30대 아재들에게도, 20대 아가씨들 만큼이나 스타벅스는 완소 공간입니다. 스타벅스라는 존재 자체가 있어서 너무 든든하고 감사합니다.

1971년에 만들어진 스타벅스 1호 매장(The Pike Place Starbucks store)
(c) seattlem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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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진 않지만 갈때마다 젊은 자유로움이 느껴집니다. 다만 커피값이 너무 비싸죠. 하지만 스타벅스에서 불태울 열정만 있다면 그정도 가격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열정을 태울 최고의 장소니까요.

커피값의 절반이 자릿값일거에요. 그러니까 테이크아웃으로 스타벅스를 사먹는건 너무너무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봅니다. 열정을 태우기에는 정말 최고의 장소인 건 맞습니다^^

여기에 플러스 하나, 외부 음식의 자유로움 까지요 ㅎㅎ 물론 냄새가 나는 음식을 시켜먹진 않지만 저희 지역 스타X스 바로 옆 엔젤리X스에서는 외부음식은 물론 1인 1음료 부터 1인은 테이블 차지 불가,, 사람 많아지면 임의 테이블 재배정..

저도 흡연자지만 관리가 되지 않아 썩은내가 진동하는 흡연실...
최악의 서비스 때문에 방문하지 않아요. 그에 반해 24시간은 없다하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에 반해 갑니다. 넘들 말따라 맥북 자랑하러 스벅 가진 않죠 ㅋㅋㅋ

그렇네요. 냄새만 안나면 외부음식 사서 들어가는 것도 좋네요. 흡연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곳인 것도 너무 좋네요. 흡연자 프리존 ㅋㅋ

전 흡연자라 사실 쪼오금 아쉽기는 해요 ㅠㅠ 흡연실이 있는 별도의 층 하나만 있으면 너무 좋겠다는 ㅠㅠㅎㅎ

아 그러시군요~ 우리나라에 흡연자가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점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외부 음식의 자유로움 공감합니다. 햄버거 사가지고 와서 스벅에서 먹는 경우를 봤었는데 그건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ㅎㅎ

저도 비슷한 맥락에서 스타벅스를 좋아해요ㅎ
공간디자인도 좋고, 공간이 열려있죠!
1년에 백만원이면 VVIP 겠는데요?ㅎㅎ

넵 몇년째 유지중인데 아직 별다른 혜택은 못 누리고 있네요 ㅎㅎ 무료 커피 나오는것만 꼬박꼬박 받아 먹는 중^^;;;;
열려있는 공간, 자유로운 분위기 정말 너무 좋습니다. 디자이너 경아님과도 잘 어울리는 공간이죠~

스타벅스에서 이런 글을 읽으니 느낌이 또 다른데요~
저도 애정하는 곳이에요 ㅎㅎㅎ
1호점 답게 서툴고 또 정겹기까지 하네요!

오~ 지금 스벅에 계시는군요. 저도 하루중 대부분을 스벅에서 소비하는데 반갑네요. 1호점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랍니다. 스벅 매니아라면 아마 누구나 그렇겠지요~?^^

40대 여성에게도 다르지 않을...
한국에 스타벅스가 상륙했을때 정말 환호햇던 기억이 나네요.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맛난 커피집이 흔하지 않았고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문화 여가 공간이라는 인식이 별로 없었기에 매우 특별했던 기억이 나네요.
20대에게도, 30대에게도 40대에게도 역시 스타벅스는 특별한 공간이네요.

40대 선배님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타벅스와 같은 퍼블릭한 공간이 있어서 너무 좋네요. 특정 연령에 대해서만 작성했지만 말씀하신대로 모든 연령에게 의미있는거 같아요~

맞아요 스타벅스를 이용하는건 커피이외에 다른 부수적인이유들이 많이 작용하는것같아요~

맞아요~ 근데 부수적인 것에 와이파이를 빼 먹었네요^^;

종식님 자주 가시는 스벅에 저도 좀 앉아있으면 싶네요. 물론 저는 물만 떠 다 놓고..

스벅에 오시면 커피를 드셔야죠 ㅎㅎ 근처에 계시면 종종 뵐텐데요~

스타벅스의 활용예가 저런 것이 있었군요~
제 성격 같아서는 커피 한잔 먹고는 후다닥 나올 것 같아요~ 왠지 민폐 끼치는 것 같아서요. 안 그래도 되려나요? ㅎㅎ

스벅은 랩탑으로 작업하는 분위기를 장려하는 곳이라서 좀 더 마음편하게 할 수 있어요~ 저도 개인 사장님들이 운영하는 곳에서는 노트북은 물론이고 책도 안 펼친다는^^;;;;

저도요 저도요 ㅋㅋㅋ 가면 맘이 편해지는

우린 스벅 없은 어찌 사나 몰라요 ㅎㅎ

스타벅스는 공간을 판다는 말에 공감해요. 근데 너무 도서관 같은 분위기가 나는곳들은 좀 별로더군요. 자유롭게 차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오히려 눈치보일때가 있습니다.

저도 너무 도서관 같은 곳은 좀 그렇더라구요. 도서관도 아닌데 수다 떠는 사람들에게 눈치주고.. 그런 분들은 도서관으로 가셔야겠죠~ ^^ 누구나 자유롭게 쉬거나 자기 할일 하는 곳이 맞는데 도서관처럼 만드는 분들은 좀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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