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학 개론2

in #kr-pen3 years ago

#1
인간을 향한 이해란 무엇이지?

타인의 삶과 의식에 대한 공부, 끊임없는 자기 설득, 일정 부분에 대한 체념, 그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까지 있어야 이해와 비슷한 것이 가능하다. 진정한 이해? 그런 것은 없다. 100%의 자기 희생을 인간에 대한 100%의 이해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차라리 인간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촉매 역할로 봐야 타당하다. 하지만 실재하는 촉매가 그러하듯 남을 변화 시키기 위한 희생을 감수하고도 본인이 그 전과 후가 다름없이 남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어려운 일이고 사실 우리에게는 100%의 자기 희생을 할 의사도 없다.

#2
사랑한다고 여기는 사람에 대한 이해로 폭을 줄여보면,

우리는 사랑이라는 감정 아래 이해는 당연히 수반되는 것쯤으로 여긴다.

'사랑하니까 다 이해한다' 이런 식이다. 저 말을 해석해 보고 싶다.

'너는 내 기준에 얼굴도 몸매도 마음도 다 이뻐서 나랑 사귀기에 부족함이 없고 나는 너랑 교제하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너도 나를 그렇게 여긴다고 가정하면 너는 내 속을 썪이지 않고 내 마음 아프게 하지 않고 나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내 작은 실수쯤은 눈감아 줄 수 있겠지? 나도 너한테 그렇게 할 수 있어 그러니까 이건 사랑이야. 이해쯤은 우리 사이에 자연스럽고도 당연하게 그것을 따로 의식하지 않고도 이루어지는 공기 같은 것이지'

이 정도의 전제가 시작하는 연인들에게 암묵적으로 있는 것 같다. 그들의 사랑이란

춥지도 덥지도 않고 습도도 적당하여 쾌적한 날에 걷는, 경사가 거의 없어 걸어가는데 힘 하나 들지 않고 양 쪽에는 산들 바람에 벚꽃이 흩날려 어디를 바라봐도 아름답기만 한 산책 같은 것.

그건 사랑도 이해도 시작조차 되지 않은, 찰나만 허락된 완벽한 놀이 또는 휴식일 뿐이다.

#3
너는 새벽에 그녀의 폰에서 새어 나오는 빛 안에 이름이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온 '잘 지내니' 문자 하나 조차 사랑하거나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의심과 불안 할 준비만이 되어 있다. 연인에게 의리를 강조하면서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르고 실수 하나 못 본 척 넘어가지 않으면서 다 이해한다고 한다. 결국 헤어지고 나서 '내 연인에게는 고쳐지지 않고 이해할 수 없던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고 이야기 안 하려다 어쩌다 생각나 하는듯이 친구에게 하소연을 한다.

#4
아끼고 감싸주고 존중하고 배려하려고 부단히 노력하자. 그러면서 느끼는 속상함 안타까움 서운함 슬픔이 차라리 사랑이다. 공부하고 일하고 나이 먹고 돈 벌고 옷 사입고 차 사서 탄다고 사랑도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결혼을 한 후라도 그렇다. 사랑이 대수롭지 않다고 여기는 건 누군가를 정말 사랑해 보지 않아서 그런거다. 이해는 바라지도 않으니 사랑부터 해보길 바란다.

이터널 선샤인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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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2번으로 막 시작했는데 엄청 큰 장애물이 생긴 적이 있었죠. 그 장애물 때문에 엄청난 세기의 사랑으로 착각할만큼 뜨거워졌었는데, 아마도 애초부터 역할 놀이로 시작해서 그랬겠지만, 갑자기 그 열기를 견딜 수 없어져서 한 순간의 선택으로 도망쳐 나왔던 기억이...

얼마 후에 고백하게 되겠지만, 저는 옛 기억으로 사랑에 대해서 끄적이고 있을 뿐..(대충 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지금은 사랑이 뭔지 모르겠어요, 애초에 저처럼 그 것에 대해 약간이라도 특정 하는 행위 자체가 의미 없는 것 같기도 하고.. 20대가 끝나갈 무렵 대부분의 사랑 유형을 경험해 봤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전부 같은 유형은 아니었는지도 싶고.. 여튼 혼돈의 아노미 혼란의 카오스입니다. 저에게 사랑은.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사랑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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