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사육 7. 선문답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carrotcake 께서 그려주신 그림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팔로워 이벤트로 이미지를 그려주신다기에 요청했더니 소크라테스를 그려주셨습니다. 너무 귀여워서 엄격, 근엄, 진지한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러한 엄격, 근엄, 진지는 글에서 많이 표현할 것이니 귀여운 그림 하나와 함께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림 그려주신 @carrotcake 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7. 선문답
화제의 중심에 있는 존재는 화제의 중심이기에 별칭이 필요 없다. '그 있잖아'로도 충분하며, 조금 더 명확히 지목하고 싶어도 '어제 그 사람'이다. 대명사로만 통하는건 주목도를 보여준다. 여기는 '그 곳'으로 통한다. 전날 뉴스에서 어떤 지역을 다루어도 '그 곳'은 여기만을 지칭한다. 이와 동시에 화제의 중심이기에 별칭을 얻는다. 대명사로만 불릴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곧잘 통하기에 여러 별칭이 만들어진다. 종교인들이 가장 열정적으로 별칭을 붙히고 있다. 최근 이 곳에 붙은 별칭은 악마의 아가리다.
많은 소문이 있는 이 곳에 들어가기 위한 절차는 간단했다. 가진 재산을 모두 내놓고 박사와 면담하는 것이 끝이고 한다. 박사를 만나기가 이렇게 쉽다니 나에게는 굉장한 행운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포기해야하는 것은 재산만이 아니다. 먼저 떠난 사람들은 나를 배신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죄책감을 이겨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습니까?"
이 앞을 지나간 모든 사람이 들었을 질문이다. 이미 수백번은 반복했을 질문을 하는 박사는 굉장히 의욕 없는 상담원이 교육 받은 말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친 어조와는 다르게 자세는 박사의 열정을 보여주었다. 등받이에 기대지 않고 상반신을 내민 채 팔을 책상 위에 얹고 상대를 주시하는 박사를 보면 누구도 의욕 없다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모순적인 모습을 한 박사는 내가 준비한 박사에 적개심을 표출하는 많은 말들에도 그저 고개만 끄덕이며 경청한다. 내 생각이 짧았다. 박사를 비난하는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고작 이런 것에 넘어갈 리 없었다. 처음엔 나름 맥락을 갖추고 있던 말들이 횡설수설로 변해갔다. 나는 박사에 대해 아는게 너무 없었다. 사람을 어떻게 돕는지도 모르고, 사람들이 이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감정이 앞서서 너무 섣부르게 덤볐다. 하지만 괜한 자존심에 나는 계속 그를 비난하는 것 외엔 할 수 없었다.
박사는 잠시 허공을 바라보더니,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습니까."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대답은 처음부터 정해져있었다.
"환영합니다."
오전 내내 쓰던 글을 날려버리고 이 글이라도 포스팅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문사진 너무 귀여워요 ㅎㅎ
그렇죠? ㅎㅎ
Well done post thanks for sharing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