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km를 달려 친구에게 가다. (부제 : 우리... 후회하지 말아요...)

in #kr-newbie7 years ago (edited)

어제 오후 생각치않은 부고문자를 받았습니다.
친구 아버지께서 한동안 지병생활을 하셨지만 지난 주말 친구와의 통화에서도 이 정도는 아닌 것으로 들었는데...
받은 문자에 마음이 유난히 무거워집니다.

유독 마음이 쓰여서 그럴까요...
출발하기 전 미용실에 들려 머리를 단정히 정리했고, 두 시간을 달려 장례식장에 도착했지만 쉽사리 차 문을 열 수가 없어 펜을 꺼내 친구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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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문상 갈 일이 많아지긴 하지만 유독 마음이 쓰였던 건...

바로 2년 전에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으신 제 어머니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스티밋에서 언급하기가 다소 조심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제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부모님들께 '행동의 관심'을 가져주십사 하는 마음에서 용기를 내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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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를 회상해보면 '하늘이 무너진다.'는 표현 밖에는 달리 형용할 용어가 없는듯합니다. 제 기억에는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부모님이셨으니까요...

같은 지역에 살지 않기 때문에 병을 숨겨오시다가 당신도 놀랄 정도로 병세가 급격히 안좋아지셔서 아버지를 통해 전해들었습니다. (후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저를 제외한 아버지와 제 누님은 알고 있었더랬죠.)

부모님은 왜 자식을 위해 숨길까요?
전 아직 철이 들지 않았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도, 그리고 이해하기도 싫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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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판정을 받은 날...
담당의사선생님께서는 저를 조용히 따로 불러 말씀하시더군요.
"암 말기 환자는 완치가 없고, 수술을 하더라도 5년 내에 95%이상의 환자들이 돌아가신다"고...

부모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야 어느 자식 다르겠습니까... 끝까지 해보는 수밖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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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머니는 방사선치료를 몇 번 받으시더니 더이상 병원을 다니지 않고 "하나님이 천국으로 불러주시는 그 날까지 주어진 시간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겠노라"라며 '선전포고'를 하셨습니다.

한동안 저와의 실랑이가 계속 되었으나 부모님이 지병을 앓게되면 가족이 반전문가가 된다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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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이리저리 논문이나 자료들을 찾아보니 암환자에게는 '스트레스(걱정)가 가장 최악'이라는 내용을 보고는 결국 제 고집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어머니 몸 속이 어떠한 상태인지 전혀 알 수 없고 살도 많이 빠지셨지만 식이요법과 운동을 꾸준하게 병행하셔서 감사하게도 보기에는 그 때보다 나름 좋아보이시기는 합니다.

얼마 전 부모님 댁을 인테리어하면서 건강하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편백나무와 황토로 안방을 고쳐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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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고향집에 가고, 전화를 드리는 이유는
나의 '아직 젊은 나이'가 '이제 그런 나이'가 되고 있다는 제 자신을 인정하기 싫기


때문이겠지요.

장례식장을 나와 조금 돌아가는 길이지만 부모님댁을 잠시 들려 부모님을 뵈었습니다.
"늦은 시간에 왠 일이니?"라는 말씀에 솔직하게 대답할 수 없어 "출장 차 근처 왔다가 잠시 들렸어요."라고 답합니다.

새벽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
만져도 만져도 또 만지고 싶은 어머니의 몸이 계속 그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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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해요."

스티밋 공간에서 마음담아 크게 외쳐봅니다.

우리 스티미언 여러분들도 이번 주말은 부모님께 전화 한 통 혹은 포옹 한번 어떠신가요??
부모님 건강도 직접 한번 확인하시구요...

우리... 후회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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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감동이 느껴지네요. 저도 해외에서 근무하다 보니 몇달에 한번씩 한국에 갑니다. 일주일 정도 머무르면서 부모님을 찾아뵙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네요. 어머님께서 더 빨리 좋아지시기 기원 드립니다. 힘내십시요!

함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얘전에 해외에 있었었는데... @withyou님의 말씀처럼 답답하고 아쉬웠던 부분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귀국했음에도 뭐가 그리 바빴는지... - -;;;
@withyou님의 아이디처럼 "함께 있다"는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오늘 한번 부모님과 영상통화 어떠신가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야겠습니다. 오늘은 영상통화 해봐야겠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얼마 전에 혼자 간단한 수술을 받고 오셨다고 전화를 하셨었는데, 정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더라고요 ㅠ

렘넌트39님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어머님께서 더더 건강해지실 거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저도 @leesongyi님 말씀처럼 더 건강해지실거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감사해요~^^*

저는 사회생활 시작하고 두달도 안되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좋은 아버지가 아녔음에도 종종 그립더라구요. @remnant39님의 어머님이 건강히 오래오래 곁에 계시기 바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래도... @segyepark님을 세상에 있게해주신 아버지이시죠...^^;;; 좋은 말씀해주셔서, 그리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슨 말을 담아서 전해야하나 쉽사리 댓글이 쓰여지지 않습니다. 램넌트님의 마음이 고스라니 전해지는 글이었습니다. 힘내세요~~~

아니예요~ 함께 공감해주시는 자체만으로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개인적인 이야기를 스팀잇에서는 하고 있지 않지만 저도 렘넌트님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어요. 저도 그래서 후회하지 않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말에 부모님께 다들 연락도 드리고 그러시면 좋을 것 같네요... ^^

누군가 함께 공감해주신다는 건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요즘 들어서 부모님께서 부쩍 나이 들어 보이셔서 맘이 아팠는데, 글을 읽다가 저도 모르게 울컥했네요. remnant39님 어머님께서도 오래 오래 건강히 지내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우리의 부모님들께 마음껏 표현해요~^^
글을 읽어주셔서, 공감해주셔서, 그리고 기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부모님 당신의 아픔과 고통은 자식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참 많이 애쓰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자녀로서 더욱 아프게 다가올때가 있네요.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잘 모르고 고민스럽지만 조심스럽게 마음을 담고 싶네요. Remnant39님이 원하시는 것 처럼 부모님께서 앞으로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dmy님의 댓글에서 @dmy님의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진심으로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엄마 카톡 안읽고 있었는데 전화라도 하고 오겠습니다.....

@sinnanda2627님~ 전화하셨나요?^^
우리 후회하지마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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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머니께서 혼자 병원을 다니시면서 별일 아니시라고 하셔서
정말 별일 아닌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당뇨라고 했어요.
처음엔 많이 놀라기도 했지만 꾸준히 약도 드시고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으시니 그런데로 유지를 하십니다.
remnant39님 어머님께서도 자녀분들을 위해서라도 호전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후회 하도록 하지 않으시려고...
평안한 밤 지내세요.
팔로우&보팅합니다.

@jjy님... 찾아주셔서, 그리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회되지 않도록 함께 우리네 부모님께 잘 해드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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