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 같은 편안함, 이지 비주(Izzy Bizu)

공교롭게도 출장에서 돌아와 한 잠을 푹 잔 후에 또 다른 일로 메일을 보내야 하는 일정이 있어서 어제 저녁 6시가 다 되어서야 뒤늦게 스타벅스로 터덜터덜 출근 도장을 찍었다. 아주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었기에 애써 몇 시간만 버닝하고 가자는 마음으로 저지방 아이스 라떼에 샷을 추가해 자리에 앉았다. 교토 여행 이후엔 Moses Sumney의 음악에 빠져 그 외의 음악들은 잘 듣지 않았었는데, 이제 다른 빠짐이 있으니 빠져나올 수 있을 듯 하다.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이지 비주(Izzy Bizu)

일단 들어봐야 한다.

Fool's gold란 이 노래는 왠지 제목도 맘에 드는데 Rooftop Session 이라는 버전도 뭔가 자유롭고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준다. 이지 비주는 옥상 위에서 어쿠스틱한 세션들과 함게 이런 식의 루프탑 세션 버전을 많이 선보였다.

간단히 소개를 해보면, 94년생의 이지 비주는 영국인 아버지와 에디오피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이다. 2013년 I Luv Live라는 오픈 마이크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이름을 알렸고, 샘 스미스의 영국 투어 오프닝 공연을 하게 된 것과 그로 인해 제이미 컬럼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6년 정식 앨범을 내고 데뷔를 했다.

소울 가득한 음색과 묘하게 여러 장르가 섞여있는 듯한 음악, 거리나 루프탑에서 자유롭게 라이브를 선보이는 모습은 어떤 하나의 계열로 정의하기 힘든 느낌이 아닐까 싶다. 재즈 음악을 많이 들었고, 아델이나 에이미 와인 하우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그 여러 아티스트의 느낌들이 뒤틀려져서 이지 비주 안에서 새롭게 나오는 느낌이다. 그러나 결코 복잡하지 않게.

가장 유명한 타이틀 곡 Withe Tiger.

나른한 목소리에 경쾌한 리듬의 조합이 은근 괜찮다. 노동요로써 손색없는 적당한 템포이기도 하다. 뮤직비디오도 별 것 없다. 꾸며진 스튜디오나 화려한 편집도 없이 그저 자유롭게 거리를 걷은 이지 비주의 모습을 담아냈다.

이지 비주를 알게 해준 영상.

평소 The Colors 채널에서 녹음한 버전의 혼네(Honne)의 'Warm on a Cold Night' 를 자주 듣는 편이다. 오리지날 버전은 뭔가 모르게 자꾸 시몬스가 떠올라서 좀 더 차분한 이 버전이 좋다. 아무튼 그래서 혼네의 영상이 추천 영상으로 자주 뜨는데, 그렇게 발견한 이 노래는 Late Night Version이라는 타이틀로 올라와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노래.

스키니스키니스키니~로 시작하는 소울 그득한 가성에 잘게 쪼갠 카혼과 내가 좋아하는 어쿠스틱한 일렉기타 반주가 출장의 독을 조금씩 빼주는 기분이 들어 자꾸 눈을 감게 된다.

당분간 나의 플레이리스트는 이지 비주(Izzy Bizu)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