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너의 이름은 : 침으로 만든 술

in #kr-mindfulness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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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너의 이름을'을 보면, 흥미로운 설정이 나옵니다. 바로 무녀의 침으로 만든 술이란 설정입니다. 실제로 일본이나 북유럽, 아마존 등에서는 침으로 만든 술이 있다고 합니다. 침이 당분을 분해하고 이렇게 분해된 당분이 발효되어 알코올이 된다는 것입니다. 침에는 미생물이 많으니 놀라운 설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미생물이 당분을 분해해서 술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유럽으로 눈을 잠깐 돌리면, 신들과 반스로 알려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침을 뱉어서 아주 현명한 사나이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나이는 두 난장이에게 살해됩니다. 난장이는 그의 피를 세계의 항아리에 담고 다시 꿀을 섞어 벌꿀술로 만듭니다. 이 술을 마시는 사람은 시를 잘 짓게 되는 재능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시를 잘 짓는다는 표현에 주목해 줬으면 합니다. 즉 실을 짓는 것처럼 시를 짓는 것입니다. 언어는 이쪽과 저쪽을 넘나드는 실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언어를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침에서 생성된 발효된 술이라는 것입니다. 역시 미생물이 관련되어 있지 않나요.

'너의 이름을'에서는 이를 무스비라고 합니다. 무스비는 무속에서 쓰는 말로 시간을 뜻하며 연결을 뜻합니다.

히토하 : 이 근방의 신을 옛말로 무스비라고 한단다. 이 말엔 깊은 뜻이 있지. 실을 잇는 것도 무스비, 사람을 잇는 것도 무스비, 시간이 흐르는 것도 무스비, 전부 신의 힘이란다. 우리가 만드는 끈목도 말 그대로 신의 솜씨. 시간의 흐름 그 자체를 나타낸 거지. 더욱 모여 형태를 만들며, 뒤틀리고 얽히고, 때로는 돌아오고, 멈춰서고 또 이어지지. 그게 바로 무스비. 그게 바로 시간.

히토하 : 물이든, 쌀이든, 술이든 사람의 몸 속으로 들어간 게 영혼과 매듭지어지는 것 또한 무스비. 그러니까 오늘의 봉납은 신과 인간을 잇기 위한 소중한 관례라는 거야.

우리 존재는 미생물로 이뤄진 유전자의 끈으로 되어 있으니, 그리고 그 유전자가 개체간 점프할 수도 있다고 하니,
어쩌면 술은 그 실들의 교감을 도와주는 매개체가 아닐까요. 괜한 뇌피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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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애니 보면서 침으로 술 만드는 것 인상적인 부분이었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네요. 한 술잔으로 돌려마시는 문화도 어쩌면 조금은 침 때문이란 생각이 들게 하네요^^ 사우나 같이하면 친해지는 것도 넓게보면 조금 비슷한 기분일 수도 있겠네요. 주말 편히 보내세요.

ㅎㅎㅎ 서로 미생물을 나눠서 몸을 공유(?)하는.. ^

너의 이름은 너무 재밌게 봤어요^^
자기가 씹어 뱉어 만든 술을 타키가 먹어서 변태라고 하는게
뭔가 영혼?까지 들어있을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둘을 잇는 실 이겠네요^^

ㅎㅎㅎ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동학에서는 하늘이 하늘을 먹는다는 말이 있더군요.

재밌게본 기억이 나네요^-^

저도 보고 아련합니다.

실제로 침을 이용해서 만드는 술이 있군요...
미생물로 이어진 우리의 시간들이... 불교의 윤회사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네요...
그 작디 작은 생명체가 이 거대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힘이라고 생각하니... 신비하기만 합니다...

저도 마침 미생물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가 본 애니여서,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침이란 참 신비로운 거 같아요.
때로는 약이 되고
때로는 독이 되고.

요리에도 어머니 침이
좋은 발효제가 된다는 이야기도 있는 거 같아요.

침술?
신비한 미생물의 세계입니다.

ㅎㅎㅎ 그러게요, 예수님은 침으로 진흙을 만들어 눈을 낫게 해 주셨죠. ^^

뇌피셜이라고 하신 말씀에서 억제나 억압이 풀린 그야말로 그냥 놓아둔 상태에서의 이야기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여튼 가만 둬야 흘러가는 모양입니다.

ㅎㅎㅎㅎㅎ 오늘 하루 놓아주는, 비워주는 하루로 삼겠습니다.

저는 이 세상 모든 것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에 한번도 의심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인연으로 영혼으로 기로 다양한 것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늘은 미생물로 연관되어 있다는 새로운 이야기를 듣네요.^^
새롭고 설득력도 있습니다.

ㅎㅎㅎ 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사는 것도 사실은, 세포 내에 동거때문이잖아요. 미트콘드리아와 동거.

코카콜라도 비밀비법이 침ㅇㅣ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아앗... ㅎㅎ

어우 저거 뭐였더라.
일본에도 저런게 있나보군요.

저는 예전에 홀로코스트였나 몬도가네였나?
제목은 확실하지 않은데

'오지에 탐사하러 갔다가
그 지역 사람들에게 인수분해 당하는 대원들'

대충 이런 내용의 훼이크 다큐식 영화에 저렇게 음식 만드는 장면이 있었던게 너무 인상깊었습니다.물론 안 좋은쪽으로요 ㅠ

ㅎㅎ 우리나라에서도 그랬고, 남아메리카에서도 침으로 당을 만들어서 발효시켜요. 초기 술은 그렇게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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