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밋업 후기] 허스토리와 그 시절의 일본

in #kr-meetup6 years ago (edited)

DQmRV2tsBAGQo9p55mzvMMmGAXxjFdjumdjW5ELBWpL4z2u.png

안녕하십니까 고추참치 입니다.

사실 쓸까 말까 고민했던 밋업 후기 및 영화 감상평 입니다.

그 전에는 관심도 별로 없었던 제가 이 영화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것이 폐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던 게 첫번째 이유였고

많은 분들이 이미 후기를 남긴 주제인 것이 두번째 이유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영화에 큰 역할을 맡은 @juheepark 님께서 밋업 준비를 정말 정성을 담아서 했다는 점과 함께

허스토리 개봉이 3주차를 넘어서는 시점에서 한번 더 소개를 하여 나름 관객수를 좀 끌어올려보자 라는 정말 얄팍한 생각이 들어 후기를 작성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1.들어가며

시모노세키 재판 통칭 관부재판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전 근현대사를 통틀어 일본 재판부가 최초로 위안부를 설치하고 운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것 그 자체로 엄청난 파급을 맞이했죠.

(지금의 일본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요….)

이러한 재판결과가 나오게 된 것에는 할머니들과 변호사들, 그리고 그분들을 응원해주신 한,일 양측 국민들의 노력 외에도 정치적, 시대적 배경이 있습니다.

2.시대적 배경

일본은 총리 내각제 입니다.

1800년대 메이지 유신이후 본격적으로 민주주의를 받아드리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자민당이 집권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반발해서 60년대쯤 일본 대학생들의 공산주의 조직으로 이루어진 운동, 전공투는 자민당의 장기집권화를 반대하면서 태어났습니다.

1354689863.jpg

그들은 과격한 시위와 함께 일본국민들에게 오히려 정치혐오증을 심어주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지만 말이죠….

일본 공산주의는 이후 일본의 눈부신 경제발전과 버블경제의 시작으로 세를 잃었습니다.

이는 결국 자민당의 장기집권화를 유지하는 명목이 되었죠.

즉 경제와 정치는 떼어낼래야 떼어낼 수 없는 형제와도 같다는걸 증명합니다.

(우리나라도 항상 정치권 교체의 표어가 민생경제 살리기 였다는걸 생각해본다면….)

이 시기 일본은 버블경제의 거품이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장기침체가 시작되는 ‘잃어버린 10년’의 시작을 알리는 시대였습니다.

그렇게 경제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슬슬 정치권과 국민들의 생각도 변하게 되었죠.

이는 시종일관 위안부에 대한 입장이 확고했던 자민당이 정치적 기반이 흔들리게 되는 계기를 만들게 되었고 그동안 숨 죽여왔던 비자민당 계열의 정치 인사들의 활발할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그들은 개혁을 외치며 지금까지의 자민당과는 다른 이미지를 무기로 자민당을 위협하기 시작했으며 일본의 정치권은 새로운 분기점을 맞이하게 되죠.

dd548acc189ab67f0b31a61d9b54b5a87ede12410018d09c23fb0114f4d12aa2f3ab32dbfa3c0f0a6371b4b6538319c6e920bcafadd36e572ba26b81b7769b0216187b803c5587d99446dfd2f2730fdb.jpg

(까방권을 가진 몇 안되는 사회당 출신 총리인 무라야마 도미이치. 이 아저씨 치세에 고노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합니다.)

이러한 일본의 정치적 혼란의 시기에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위안부 피해 최초증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이후 부산여성경제인연합회의 정신대 신고전화를 개설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관부재판이 그 막을 열게 됩니다.

이후 흘러가는 이야기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제하겠습니다.

3.감상평


사실 관부재판, 저는 잘 몰랐습니다. 그냥 일본재판부가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근로정신대와 위안부 운용을 인정하는 재판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찾아본 재판과정과 결과에는 아무래도 정치적인 입김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의 법률사회는 우리나라보다 더 지독하게 보수적입니다. 야심차게 도입한 로스쿨 제도는 최근 들어 완전히 망했다.

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이며 사법시험이 여전히 존치하며 강세를 유지하는 곳이죠.

그렇기에 저는 그 시절의 시대와 함께 관부재판을 다시금 곱씹어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민당의 철권통치제제가 버블경제의 종말로 인하여 흔들리며 나타난 일본의 다른 면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례적으로 1심 재판부가 위안부 사건을 인정했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크게 듭니다.

93년 고노 내각장관이 위안부를 인정한 고노 담화 와 95년 무라야마 총리가 직접 사죄를 한 무라야마 담화가 있었음에도 90년대 일본정치사회의 그 보수적인 태도는 절대 바뀌지 않았으니 말이죠.

하지만 말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이 있는 것 과는 별개로 위안부 문제에 대해 평생토록 문제제기를 한 사람들과 올바른 양심을 가지고 그들을 후원하는 사람들.

그리고 피해자 할머니들의 포기하지 않는 의지가 있었기에 그 보수적이고 완고하고 절대적인 일본재판부에게 1심이라도 승소를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용기 있는 그들이 재판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아무리 시대적 흐름이 변했다 하더라도 재판부는 절대 인정하지 않았을 겁니다.

오직 그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기에 재판부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고 이는 1심 승소라는 결과를 만들어냈으며 지금까지 쭉 이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더불어 생각지도 못한 대배우들이 열연을 펼쳐주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KakaoTalk_20180713_201551796.jpg

시간이 꽤 흘렀지만 밋업을 주최하고 영화의 스크립트를 담당했던 @juheepark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 무더운 이 날씨에 영화관에 허스토리 보러 가시는건 어떨까요?

d3f8697bec0e71e8748d377954248441282a1b917c59f7840a5202c380281e4a3b75e67aa7cab074992cccfdacac6237587205111ab105e441aa0f8cf39dbd719c3367b641683dbc703da799d3e2a015.jpg


Sort:  

아직 보지 못했는데,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영화였군요.

맞습니다. 재판에 집중한 영화라서 꽤나 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정치권은 물론......어느 재판소에서도 이기는 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
최근의 조선학교 재판 처럼.... 😑

이런영화는 보면 속타고 눈물날까봐 선뜻 보러가질 못하네요...ㅠㅜ 그렇다고 안 볼 수도 없고...참 어려워요;

보고나면 잘 봤다고 생각이 드실껍니다!

두번 세번 보라는 말을 들어서 꼭 보려고 합니다.

손수건 하나 챙겨가세요 ㅠㅠ

후기 언제 올라오나 기다렸었는뎅~ ㅋ

역시~! 멋진 고참님~ ^^

영화는 극장에서~!

bluengel_i_g.jpg Created by : mipha thanks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감사합니다 ^^
'스파'시바(Спасибо스빠씨-바)~!

감사합니다. 영화는 극장에서!

이것은 또한 그리운 사진 이군요!

옛날 일본의 모습이죠~

고추참치님 올만입니다 ~^^

주노님 오랜만이에요! 잘지내셨나요?!

네 여름이라 더욱 바쁜듯하게 지내고 있어요.
작은아이 골프연습을 저와 그분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고참님도 잘 지내시는 듯 ^^

ㅎㅎ진짜 덥죠. 저도 스티밋내에서 이것저것 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허 스토리! 이영화 리스트에 올라있습니다. 보야지요
등산 후기 올래주세욧~~~~~~~~~~~~~~~

밋업후기도 올리기 귀찮은....

아! 안올리셔두 괜찮습니다. 죄송!!

농담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팀원들 후기 다올라오면 그때 매집해서 한꺼번에 올릴려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이 대프리카인것을 잊었어요. 얼마나 더우시겠습니까! 더운데 건강유의하십시요.

지금 진지하게 피난처를 고르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히마판님도 건강유의하시길!!!

조금전에 한국의 JTBC뉴스롬에서 나오는 뉴스에 많은 사람들이 태백산쪽으로 모빌홈을 빌려서 들어가더군요. 산속 깊숙히~~~

Coin Marketplace

STEEM 0.15
TRX 0.17
JST 0.028
BTC 69106.80
ETH 2468.44
USDT 1.00
SBD 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