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네 이야기] 내 생에 최고 힘들었던 때.

in #kr-life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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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to @cheongpyeongyull

원래 이글을 어제 쓰려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애들 재우다 같이 자버렸다. 분명히 한달 근무표가 나왔었는데 계속 바뀌고 있다. 이럴꺼면 그냥 하루하루 짜지 그러셨습니까. 병원 상황이 그래서... 라고 변명하겠지만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근무를 짜야하는데 항상 최선의 상황만 생각하고 근무표를 짜버리니.... 덕분에 연휴동안 우리 신랑은 독박 육아를 하게 생겼다. 독박이라... 독박이라고 생각하니 작년 이맘때가 생각난다.
애 넷에, 다섯째 임신한채로 내생일 다음날 신랑을 훈련소에 데려다 주고 이맘때쯤 다시 만났더랬지....

2017년 5월 3일
신랑의 퇴소식이 있는 날이다. 병무청 사람들의 말도 안되는 행정에 병적지가 김포였다는 이유로 현재 대구에 살고 있건만 해병대로 그냥 훈련소를 보냈다. 웃긴건 지금은 육군으로 근무한다는 사실...
육군은 4주 훈련이지만 해병대는 7주를 받아야한다. 그 말은 7주를 독박 육아를 해야한다는 말인거다.(물론 친정어머니가 필요할땐 도와주시긴 했다. )
대체 이 나라는 아이는 많이 낳으라면서 많이 낳아도 한 가정의 가장을 군으로 끌고 가버리는 이상한 곳이다. 그러곤 어찌 살라고 가장을 군엘 데리고 가냐 항의 했더니... 기초 수급자나 신청하라는... 병무청은 그냥 자기 일만 하면 되는 곳이다.

아무튼 퇴소식이 있어 온 가족이 출동해서 포항으로 갔다. 시댁 식구들은 다 바다 건너에 계셔 함께 하지 못했고, 장인, 장모가 사위의 퇴소식을 보러 갔다. 훈련소 퇴소식때 애 넷과 임신한 아내와 장인장모가 참석하는건 아마 우리가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열심히 간다고 갔으나, 중간에 삼호는 토하고 아이들은 멀미를 해서 중간에 쉬는 바람에 늦어졌다. 결국 퇴소식을 보지 못했다는 것. 훈련소 퇴소식이니 뭐 식구들이 안오는 사람도 있겠거니.. 했는데. 해병대 퇴소식이라 그런지 플랜카드에 대식구들이 와서 응원하고 난리도 아니었단다.
퇴소식이 끝나고 가족들이 다 훈련병들을 데리러 오는데 우리 신랑 혼자만 아무도 안와서 혼자 서있었다고 한다.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래도 수많은 사람들을 헤치고 우린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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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reunion.....

결혼 전의 모습이 되어있었다. 쌔까맣고.. 마른...
보면 울 줄 알았는데... 넘.... 그냥 인민군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서 그냥 웃었다. 그리곤 그냥 좋아서 웃었다.
우리 신랑은 상근이라 집 근처에서 출퇴근을 하게 되어있었기 때문에 퇴소식 때 오면 신랑을 집으로 데려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자대 배치를 받고 데려가는거란다. 좌절했지만 내일이나 모레나 볼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마음을 추스리고 근처로 밥을 먹으러 갔다. 호미곶도 가보고 짧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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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곤 집으로 돌아와서 그 다음날에 올 줄 알았던 신랑은 문제가 생겨서 돌아오질 못했다. 4일에도 5일에도....
어린이 날이되면 아빠랑 놀 수 있을 줄 알았던 아이들....

일호: 오늘은 어린이 날인데... 아빠가 안와... 계-속....ㅜㅜ
이호: (창밖을 물끄러미 쳐다보며..)아빤 잘있을까??

이 아이들때문에 청와대 민원 넣고, 해병대 전화하고, 국방부 홍보 페이지에다가도 글도 올리고, 정말 미친사람처럼 여기저기 찔러댔다.
5월 5일이 되면 신랑과 함께 있을수 있다는 생각에 버티고 버티고 또 버텼는데... 그게 무너져 버리니깐 더 힘들었던것 같다. 난리를 쳐서 12일에 신랑이 돌아올 수 있었다.

내 생에 최고 힘들었던 8주를 기억하며...
오늘은 다시 예전처럼 푹신해진 신랑이 옆에서 자고 있는걸 보며 이글을 써본다.
다시 일을 한지 5일째...
삼호의 어린이집에서 머리에 서캐가 발견됬다는 이야기가 들려와 엄마 미용실을 돌려 길던 머릴 다 단발로 자르고 약으로 샴푸를 시키는 일이 생겼으며.. (그래서 우리집 여자들이 다 똑같아졌다. 하나같이 똑단발... )
오호는 양쪽 귀에 중이염을 앓다가 터져서 일주일째 어린이집에 등원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나의 애정하는 이웃, 필리핀에서 책을 잘 보관하고 계시는 @bookkeeper님.. 오호는 아픕니다. ㅠㅠ)
한달 근무 스케쥴이 나왔던 병원은 하루하루 근무 스케쥴이 바뀌고 있다.

하지만 작년보다 힘들지 않다.
다 같이 있으니깐..
그리고 난 이젠 홀몸이니깐. ㅎ


안하던 일을 해서 그런지 보팅을 누를 힘 조차 없이 있었네요. 그래도 그리 오래 되지 않게 다시 왔습니다. 곧 적응하면 글도 예전처럼 쓰고 방문도 하고 댓글도 달고 할 수 있겠죵?
다같이 화이팅~
Happy 어린이& 어른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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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리자님 생각이 났는데 병원일 시작해서 뜸하시리라 싶었어요.

고마워라... 제생각을 다해주시다뇨.
좀 피곤하긴하네요.
지금도 최선을 다해 깨어 있네요. ㅎㅎ

응원합니다! 오월 오일 오남매와 행복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오월오일 오남매랑 즐겁게 보내고 신나게 일도하고 했네요.

와 아이가 넷에 임신까지 한 채로...그정도면 진짜 인간승리네요.
그런 부인분을 뒤로한 채 국방의 의무를 해야하는 남편의 마음도 아팠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군대에 부모님과 헤어지고 여자친구를 놓고 가야만 하는 현실이 무서웠던 대과거가 있네요. 님과는 질적으로 다른 비교지만요 ㅠㅠ 잘보고갑니다.

해피 칠드런스 데이 하시길!!!

전... 승리한 인간이군요?? ㅋㅋㅋㅋㅋ

ㅎㅎ 저도 남자친굴 군대에 보내본적이 있지만.....
남편까지 보내볼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네요. ㅎㅎㅎ

아이 한명 데리고 나가도 힘들다던 친구가 생각이나네욧 넷이나 데리고 가시다니 진심 대단하십니다~^.^

아이는 하나나 넷이나 다섯이나 데리고 나가면 힘듭니다. ㅠㅠ
빨리 키우는 수 밖에.. ㅎㅎㅎ

@leeja19님...
평소에도 아이 다섯을 기르는 엄마라 슈퍼맘인 줄은 알았지만, 작년에 정말 초특급울트라슈퍼맘으로 활동하셨네요.
지난 이야기인데도 눈물이 날 정도로 안쓰럽네요.

다섯 아이가 커서 엄마의 고생한 이야기를 알아주겠지요? 여기에 박제해 놨으니...ㅋ

안쓰러워해주셔서 위로가 됩니다. ㅠㅠ
작년 8주는 그저 웃지요... ㅎㅎㅎ

오랫만에 댓글 달아봅니다~ 엄마.. 가즈앗!!! ㅋ

쌤도 가즈앗!!!! ㅋㅋㅋㅋㅋ

꼭 한달스케줄 나오면 그대로 되는 일이 없더라구요ㅠㅜ 아구..오호 아파서 어째요;; 힘내세요!!

ㅋㅋ 에이카님은 정말 간호사같이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아니란걸 알면서도 자꾸 헷갈린다는...
오호는 이제 좀 좋아진듯합니다. 여전히 콧물은 비오듯 오고있지만요.. 날이 따뜻해지면 더 좋아지겠죵. ^^
힘내겠습니다!!!

ㅎㅎㅎ제가 좀 아는척은 너무 하나요?ㅋㅋ하도 아는 언니한테 이야기를 들었더니 일은 안했지만 뭔가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ㅋㅋㅋㅋ

다자녀 늘 화이팅 입니다~

그쵸??? 다자녀는 늘 화이팅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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