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만드는 의식, 어떤 선택을 할 건가요.

in #kr-gazua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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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의 피아노 곡을 듣다보면, 멜로디가 시간에 따라 직선적으로 전개되는 거 같지가 않아. 현재에 울리는 음이 과거의 음을 건드리고 미래에 음까지 파장을 미쳐. 그래서 현재의 음의 강도에 따라 새로운 음악이 매 순간 탄생하는 것 같은 느낌이야.

시간과 공간이란 우리의 뇌의 인식틀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즉 실재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 인식하기 때문에 탄생하는 것이란 생각. 경쟁해서 진보해야 하는 시간도 역시 그렇겠지?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해 과학적으로 진지하게 파고든 학자가 있었어. 로버트 란자란 분이신데, 이분의 책이 요즘 번역되어 나와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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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센트리즘.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우주를 보는 거야. 양자역학에서는 관찰자의 의식에 따라 현상이 달라 보이잖아. 관찰자가 파동이라고 하면 파동으로 보이고 관찰자가 입자라고 하면 입자라고 보인다는 거지. 즉 관찰자의 의도에 따라 현상이 달라지는 거야. 그 현상 넘어에 별다른 실재가 있는 게 아니라 말이지. 의식이 외부에 주어지는 것들에 반응할 때 어떤 걸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선택의 우주들이 펼쳐진다는 거야.

이런 아이디어는 사실 화이트헤드의 과정철학에서 익숙한 거긴 해. 화이트헤드도 모든 존재들이 일종의 선택을 한다고 보지. 인간의 의식적 선택이 아닌 보다 심층적인 선택을 한다고 봐. 주어진 여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창조적 결정을 한다고 보는 거야. 그리고 그 창조적 결단의 조화가 우주적 아름다움을 낳는다는 철학이야. 과정철학이지. 모든 건 흐르되, 지금 여기의 선택에 따라 과거의 색깔이 달라지고 미래가 달라진다는.

현대를 사는 우리 편향은 너무 직선적 시간에 익숙해져 있어. 발전해야 하고 나아져야 하고. 더 가져야 하고, 더 소비해야 하는 그런 시간에 익숙해져 있어. 그러기 위해서 불안해야 하고 두려워해야 하고. 어리석게 화도 내야 하고 말야.

좀 싱거운 웃음을 지을 수도 있을텐데 말야. 우리의 의식이 이 세상을, 이 우주를 선택하는 것이라면 말야. 모든 존재들이 함께 공창cocreation하는 것이라면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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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라는게 흔한 명칭이지만 진짜 물결 같은 음악이야 드뷔시...드뷔시의 아름다운 저녁 오랜만에 들어야겠다.

거기 우주도 저녁이야?

죽음도 허상일 수 있다니.. 참 재밌네.

응~ 이해되는 부분이면서도 체감적이진 않지?

양자역학, 과정철학, 화이트헤드...
대학 때 정말 많이 듣던 말들이네요.

확실히 철학은 나이들어 하는 건가봐요.
그때는 그렇게 어렵던 것들이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실감이 나는 말들이니..

아~반갑습니다~ 그땐 정말 어려웠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삶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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