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지독한 감기 그리고 급성 편도선염

이 글은 친구에게 말하듯 편한 말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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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에 일어났더니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목이 너무 아픈 거야. 자기 전까지만해도 멀쩡했거든. 하루아침에 이렇게 아픈 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어.

큰애(5살)이 감기에 걸렸어. 근데 얘가 아직 말을 못해서 말도 대부분 못알아들어. 재우려고 눕혔는데 내 얼굴에 대고 기침을 하는 거야.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바로 정통으로 옮은 거지. 근데 큰애도 억울해. 어린이집에 다니는 작은애(3살)한테 옮은 거거든. 얘네들은 서로 감기를 옮기는데 이유는 단순해. 요구르트 있잖아, 하루에 두개씩 먹이는데 작은애가 식탐이 좀 많아. 그래서 자기꺼 다 먹고 형 걸 뺏어먹어. 형은 또 동생에게 뺏긴 거 집어오고. 그래서 빨대 하나로 둘이 번갈아 빠는 거지. ㅠㅠ 애가 뭘 알겠어. 혼내도 소용이 없어. 작은애 식탐이 장난 아니거든.

그래서 병원엘 갔지. 내과에 가려다가 이비인후과에 갔어. 처음 가본 병원이었는데, 의사가 지쳤는지 목소리도 작고 기계가 말하듯 의무적인 말만 하고는 진료를 마치더라. 나가서 목에 증기로 치료하는 거 하고 있는데 뒷사람에게도 나한테 했던 말 똑같이 하더라. 사람이 아니라 로봇인것 같았어. 의사도 참 피곤한 직업이야.

약을 먹었는데 콧물이 안 멈춰. 뭐야. 흠, 로보이 아니라 돌팔이었나? 콧물이 안 멈춰서 콧물약 추가로 먹었지. 내가 비염이라 잔뜩 사놓고 먹는 약이 있거든. 그거 먹으면 콧물이 멈춰. 졸린 게 흠이지. 암튼 이젠 졸리기 시작하는 거야. 일은 해야지 졸리지 아~~~ 어제 하루 완전 망쳤어.

큰애가 아직 말을 못해서 여러가지 불편해. 병원에선 장애가 아니라 지연이라는데 믿고 기다려야지. 그래도 요즘은 눈코입은 하더라. 많이 좋아졌어. 엄마 아빠 외엔 아무 말도 안 했거든.

아이야, 아빠는 널 믿는다. 곧 말하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