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26. 나의 투쟁 3 | 전 세계 32개국 독자가 열광한 소설

in #kr-funfun6 years ago

나의 투쟁 3.jpg

ISBN : 9788935669806

작가로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 생각해봤습니다. 매일 출근해야 할 회사가 없고, 상사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야근에 시달리며 막차를 타고 퇴근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작가로 산다면 집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출근하거나 퇴근하지 않아도 되고, 눈치 봐야 할 상사도 없습니다. 작가로 사는 일은 정말 행복하겠군요.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죠. 작가라는 직업은 글만 쓰지 않는다면 참 좋은 직업이라고요. 저는 이 말을 들었을 때 '글쓰기 그까짓 거 뭐가 어렵다고, 난 글 쓰는 건 하나도 안 어려워. 직장 다니느라 시간이 없어서 못 쓰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 소설을 읽고는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작가로 산다는 게 만만치 않더군요.

이 책 <나의 투쟁 3권>을 쓴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는 소설가입니다. 글쓰기가 생업입니다. 하지만 집에서 글을 쓴다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아이가 아직 나이가 어려서인 것도 있지만 집은 글쓰기에 적당한 장소가 아닌 것 같습니다. 3권은 2권의 스토리를 이어가는데요 원래 원서로서는 2권이라서 그렇습니다. 원서 2권이 너무 두꺼워서 한국에선 두 권으로 나눠서 냈다고 하네요. 3권은 2권에 이어 아내와 아이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내가 둘째를 출산한 다음 상황이 급변합니다. 글쓰기에 몰입하게 된 것이죠. 글을 써야 생계가 가능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아내에게 마감일이 코앞이라 밤낮으로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하고는 작업실로 옮겨갑니다. 방금 출산한 아내가 어이없어 하는 건 당연한 일. 갓 출산한 딸을 혼자서 돌봐야 하냐고 묻는 아내에게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글을 써야 한다고는 실행에 옮깁니다. 그렇게 그는 하루에 두세 시간을 자며 글을 씁니다. 오직 소설을 쓰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소설만 씁니다. 결국 그는 무사히 탈고를 했고 책은 대박이 납니다. 아, 물론 대박이 났으니 한국어로까지 번역되어 제가 읽고 있는 것이고요. ^^

그는 책에서 계속 소설 쓰기에 대해 말합니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소설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픽션이 아닌 팩트를 소설이라는 장르로 출판하고 있으니 그의 생각이 궁금해서 줄치며 읽었습니다. 그는 글이 죽음이라고 말합니다. 묘지에 서 있는 비석 같은 죽음. 그는 소설을 쓴다는 일 자체가 구역질이 났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지어내고, 인물을 만드는 일 자체가 구토가 날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허허... 소설가가 소설 쓰는 일에 구역질이 났다는 것입니다. 그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소설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읽고 나면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소설이, 현실을 모방해 지어낸 세상과 그 속에 있는 가상의 인간들이 사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만들어낸 이야기, 만들어낸 등장인물. 그는 이것을 두고 재앙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는 픽션을 쓰기 싶지 않게 됐다고 합니다.

저는 소설이라는 것에 대해 창조된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소설을 쓰고 있었고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는 생각이 완전하게 바뀌었습니다. 꼭 지어낸 이야기만이 소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의 독특한 소설 <나의 투쟁> 시리즈가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래, 내 얘기를 쓰는 거야. 살아 있는 얘기.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숨 쉬고 뛰는 이야기. 이런 생각이 들자 저는 다르게 쓰고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연습 단계이지만 조만간 새 소설을 독자님들께 보여드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의 책을 만난 건 행운인 것 같습니다. 제 글쓰기 인생을 완전히 흔들어놔버렸네요.


♡♥♡ 보팅 댓글 리스팀은 사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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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 사는 일은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저도 번역작가로 평생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첫 작품, 그 다음 작품, 또 그 다음 작품을 번역하면서 '어쩌면 전업 번역가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죠.

하지만! 그렇게 몰입하고 있을 때 일이 터졌습니다.
둘째가 자폐아랍니다.. 결국 저는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심적 여유를 잃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그럭 저럭 살고 있는데요. 나중에 시간적 여유가 다시 생긴다면 다시 번역 작가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요즘 출판 시장이 너무 어려워서 그 마저도 쉬울 지는 모르겠습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꼭 좋은 날이 올 거예요.

글을 쓴다는건 절대 쉬운일이 아니죠 ~
지어낸 이야기도 어렵겠지만,자신의 이야기를
쓴다면 좀더 생생하게 들려줄수 있을거같아요

내 얘기를 써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쉽진 않겠지만요.

!!! 힘찬 하루 보내요!

고맙습니다. ^^

오 저는 책 읽고 서평 쓰는것도 힘들어하는데 역시 전업작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봅니다...ㅠ

전업작가는 선택받은 자만 가능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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