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신비

in #kr-diary2 years ago

 집에 특이한 화분이 있다. 죽은 가지들 중 잔가지는 쳐냈지만 굵은 가지는 그대로 둔 화분이다. 그 화분에서는 아무리 보아도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을 계속 주었다. 그리고 결국 봄에 새 잎을 보게 되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이미 죽은 것 같은 밑동에서 다시 푸른 새 가지를 뻗은 것이었다. 나는 그 모습이 주는 느낌이 흥미로워서 그 뒤로도 죽은 가지들을 완전히 쳐내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음 해에 그 새로 뻗은 가지들도 다시 죽었다. 이번에는 봄이 지나도 살아나지 않았고, 집에 오는 모든 사람들이 이미 죽었다고, 죽은 식물을 집 안에 두는 건 보기 좋지 않다고 했다.
 그래도 나는 계속 물을 주었고, 폭우와 함께 그 식물은 또 다시 살아났다. 새 가지를 이틀만에 엄청나게 길게 뻗어내며 부활을 알렸다. 생명은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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