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in #kr-diary5 years ago
  1. 한동안 날씨가 고약하다가 개천절에 맞추어 하늘이 개었다. 이렇게 맑은 날에 나는 하필 잠이 쏟아진다. 휴일이 오면 항상 그런 것 같다. 평일에 밀린 잠이 쏟아진다. 어릴 때는, 주말만 되면 먹고 자고, 먹고 자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신기했는데 어느새 내가 그렇게 되었다. 특히 수면과 관련된 여러가지 문제를 가진 나에게는 더욱 극단적인 형태로 발현되기도 한다. 가령 1,1,1,1,1,20과 같은 수면시간을 가질 때도 있으니. 그래도 이번 주는 잘 잔 편이다. 최소 5시간은 잘 수 있었고, 덕분에 지금 쏟아지는 잠도 단순히 낮잠을 잠깐 자고 싶은 정도지, 하루종일 쓰러져 있고 싶은 정도는 아니다.

  2. 이전에도 한번 들은 적 있었는데, 요즘 들어서는 내 모발이 얇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앞으로 한동안 못 보게 될 내 동생은, 내 모발이 너무 얇아졌다고 머리를 쓸어넘기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었지만 나는 지금 머리띠를 하고 있다.

  3. 정말 오랜 친구와 15년쯤만에 자리를 가졌다. 삶이 달라서 마주칠 일도 없었는데, 15년만에 만나도 여전했다. 아마도 한층 더 시니컬 했을 내 농담에 끊임 없이 박장대소했다. 그 친구는 나보고는 생각이 너무 많다고, 내 동생은 생각이 너무 없다고 했는데, 나는 멈춰있고 동생은 어떻게든 굴러가는걸 보니 생각은 없는 편이 나은 모양이다.

  4. 사실은 그렇다. 나는 어떤 소비자도 신경 쓰지 않을 것만 같은 디테일을 위해 한참씩 시간을 쏟곤 한다. 단지 자기만족을 위해서, 병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5. 그럼에도 창작자는 변태적인 면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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