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의 일상기록 #31 / Music Box #24

in #kr-diary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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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난방할 정도는 아닌데다, 상쾌한 공기는 좋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거실 바닥이 돌 자재인지라...이제는 맨발로 다니기 조금 힘들다. 최근에 고양이 숀을 화자로 한 소설 1화에서 밝혔듯, 나는 신발을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실내용 슬리퍼도 별의별 스타일로 다 갖고 있다.

그래도 집에서는 어지간하면 안 입고 안 신는 게 최고라서 최대한 늦게 개시(?)하는 편인데...아쉽지만 이젠 집안에서도 뭔가 신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아직까지는 살짝 쌀쌀하다 싶을 정도로 얇고 무릎까지 오는 원피스 정도만 입고 집안 생활을 하기 때문에, 앵클부츠만한 높이의 털신을 신는다. 좀 따뜻해졌다 싶으면 벗고, 조금 쌀쌀하면 다시 신기를 무한반복.

이런 부츠형 털신은 주로 무게도 크기도 좀 있기 때문에, 아마도 털로 된 것들 중에서 고양이들이 눈독 들이지 않는 유일한 아이템일 것이다. 입으로 물어서 질질 끌고 다니기도, 발로 차고 다니기도 힘들기 때문.

물론 털방울이 달린 실내화는 좀 다르다. 특히 젬은 한 입에 들어오는(?) 그 방울 부분만 물어보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이 녀석은 실제로, 신발장 자리가 부족해서 베란다에 저장해두었던 내 겨울 신발 중에서도 털방울 달린 것만 귀신
같이 찾아 침을 잔뜩 묻혀놓은 전력이 있다. 그 후로는 계절이 아닌 신발은 전부 고양이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뒷베란다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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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자료 사진). 젬은 나와 제일 안 친한 녀석이기 때문에 유독 사진이 드물다.

뒷베란다는...다용도실이라고 해야 되나? 세탁기가 놓인 공간으로, 어차피 겨울에는 열어둘 이유가 전혀 없다. 일부러 집을 춥게 만들려고 맘먹은 것이 아니라면야. 그래도 언젠가는 그곳도 고양이 접근 가능 지역으로 만들어줄 의향이 있다. 일단 비시즌 신발들을 어떻게 보호할지의 문제부터 해결하고.

그건 그렇고, 요즘은 7~80년대 음악을 자주 듣고 있다. 가령 이런거.

Pilot, Magic

좋아하는 영국 시트콤에 잠시 나와서 알게 됐는데, 정말 어설픈 립싱크 같지만 노래는 재미있다.

간혹 가다가 가수 개인에도 크게 관심은 없고 목소리조차도 취향이 아니라서 그저 그렇지만, 좋아하는 곡은 꽤 많은 경우가 있다. 내겐 죠지 마이클(George Michael)이 그런 경우인데, 노래방 가면 조용한 노래 잘 안 부르는 나도 그의 Kissing a fool은 거의 꼭 부르는 편이다. 발라드는 거의 부르지 않는데도.

물론 노래방에 죠지 마이클 노래가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다가, 들어서 좋은 노래와 부르기 재미있는 노래는 완전히 별개이기 때문에 그렇다. Kissing a fool은 의외로 부르기 재미있어서 자주 부르는거고, Faith도 그런대로 재미있다. 의외로 Freedom은 노잼이고, 집에서는 얌전히 듣고만 있지 못하는 데이빗 보위(David Bowie)의 Let's dance도 클라이맥스 부분을 제외하면 부르기에 크게 재미있진 않다.

어쨌든, 요즘 들어서 제일 맘에 드는 죠지 마이클 노래는 아이즐리 브라더스 원곡의 커버곡이다. 커버곡이라지만 딱 착붙!

죠지 마이클, *For the love of you*

물론 본인이 쓴 노래 중에도 괜찮은 게 많다. 요 며칠 동안은 듀오 웸(왬?Wham)시절 노래도 좀 들어봤는데, 사실 그 당시 노래는 좀 생소했다.

Wham의 Everything she wants

거기다가 딱 아이돌 출신임이 실감되는 요 뮤직 비디오는 처음 봤다. 가사는 뭔가 빌리 진을 연상시키고, 멜로디든 편성이든 다 뭔가 부모님 세대가 젊었을 때 유행했을 법한, 어디서 들어봤는지도 모를 가요 댄스곡의 느낌도 난다. 물론 부모님 세대라는 얘기고, 젊을 때부터도 가요나 팝 안 즐기신 우리 부모님껜 해당 없음. 생각해보니 더 이전 세대 팝은 좀 좋아하신 듯 하다. 어쩌면 나도 그런 특성을 닮아서 옛날 노래들을 잘 찾아 듣는지도.

참, 요즘은 고양이들 중에서 유독 까뮤가 신경 쓰인다. 하는 행동으로 봐선 건강에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은데, 확실히 나이가 8세 정도 넘어가고 있다 보니까...식빵 굽는 자세도 가끔은 불편해 보일 때가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지 기분 좋으면 토끼처럼 깡총거리면서 와서 꾹꾹이를 하고 간다.

이 녀석은 원래 키우던 주인이 유학 가면서 내게 맡긴 아메리칸 숏헤어인데, 몬티의 첫째 마누라로 데려온 놈이다. 그 전에도 다른 주인이 있었다고 하니, 내가 세 번째(그리고 마지막) 주인인 셈. 내 기준으로는 좋지 못한 환경에서 살다온 티가 난다.

가령 지난 주인 집에서 찍은 사진이 한 장 있는데, 하얀 실을 목걸이에 연결해서 어딘가에 묶어두고 있었다. 처음엔 사진에 무슨 하얀 줄이 있나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무슨 합성도 아니고, 아무리 봐도 실이다. 그리고 그 집에 까뮤보다 더 아끼는 큰 개가 있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아마도 혹시라도 개를 자극해서 물리거나 하는 일이 생길까봐 그렇게 묶어두었겠지. 하지만 고양이를 집안에서 묶어둔다는 것은 산책을 자주 데리고 다니는 큰 개를 마당에 묶어두는 차원과는 많이 다른 것이다.

또한 까뮤는 내가 데려올 때부터 과체중이었는데, 신장이 약한 것인지 당뇨끼가 있던 것인지, 스트레스를 받으면 바로 표가 나곤 했다.

가령 길에 버려졌던 몽땅을 데려왔을 때는 거의 모든 애들이 칼리시 바이러스에 옮아 독감을 앓았었는데, 그때 요로 문제 증상을 보인 유일한 아이가 까뮤다. 결석이 있다거나, 지금까지도 감염되어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라서 수의사가 딱 집어 말할만한 문제는 없는데, 같은 바이러스에 걸렸을 때 아홉 마리 중에서 유독 얘만 그런 문제를 겪었다는 건 아마도 신장이나 요로가 취약해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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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아메리칸 숏헤어 회색 태비가 까뮤

까뮤는 내가 데리고 살면서 체중이 많이 줄었다. 혼자서 운동장 뛰듯이 헐레벌떡 뛰면서 운동하던 귀염둥이인데, 몬티의 작은 부인과 그 새끼들에 의해 지위(?)에서 밀려나면서 많이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나이도 있고, 앞으로 더 특별히 잘해줘야지.

아까 낮에는 까뮤가 어디로 사라진건지 보이지 않아서 걱정이 되었었다. 거실이 크기 때문에 아이들이 내 시야에 항상 들어오지 않는 것은 사실 흔한 일이다. 게다가 베란다나 다락에는 직접 가보지 않으면 도통 알 수가 없으니까. 근데 까뮤의 행동 반경은 상당히 좁다. 다른 아이들, 특히 루라는 놈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베란다도, 다락도 까뮤가 갈 만한 공간은 아니다. 그래서 한참 불렀는데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컴이 종료되었다. 알고 보니 까뮤가 내 PC위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케이스 디자인상 종료 버튼이 위에 달려 있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고양이가 밟아 강제 종료를 시키는 일이 생긴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잠시 부들대지만, 뭐 어쩌겠는가. 매장에 가서 고르지 않고 방문으로 모든 걸 해결한 내 탓이지. 원래는 내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봐주는 친구가 있었는데...암튼.

암튼...까뮤가 PC위에 앉은 걸 뒤늦게 알아챈 것도 무리가 아니다. 내 책상에는 일반적인 책상 다리가 아니라 뭐랄까, 말로 설명하기 힘든 널빤지 모양의 다리가 받쳐주고 있는데, 뒤쪽으로 PC를 놓을만한 공간이 있다. 그래서 굳이 고개를 책상 아래로 넣어보거나 일어나서 옆쪽으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PC가 보이지 않는다.

거기 앉아서 좋을 것도 없을 테니, 뭔가 위에 올려둬서 냥석으로 삼지 못하도록 해야겠다. PC가 필요 이상으로 열 나게 하지 않으면서 올려둘 만한 적당한 무게의 물건이 잘 생각나지 않아서 문제일 뿐.

아, 어제는 1식을 관둬야 하나 정말 심각하게 생각했다. 장시간 공복을 겪으니 위산으로 인해서인지 쓰린 현상이 있어서...근데 어제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런 현상이 없다. 바꾼 점이 있다면, 먹는 시간을 좀 늘렸다. 1시간 만에 다 먹고 나머지는 공복으로 두곤 했었는데, 이젠 그냥 천천히 먹어서 몇 시간 정도 끌기로 했다. 일단은 이렇게 가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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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가 읽어주는 일기 들음서 손좀 녹이고 감....

ㅋㅋㅋ67은 청년이다, 요놈들아!

냥등 졸귀ㅋㅋㅋㅋㅋㅋ


애들 더 데려옴 할매 일기 궁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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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옷 장착.

오호...이렇게 다양한 음악선곡을 하시며 3탄을 기다리구 계시는군염~+_+ ㅋㅎㅋㅎ

아...이런거 부를 거는 아니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가능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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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흠...표면은 아까 몇 개 주워 먹은 계란과자를 닮았군요.

ㅋㅋㅋㅋㅋ pc강종 ㅋㅋㅋㅋㅋ 중간중간 계속 저장하겠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야ㅠ

그리고 문서는 다행히 자동 저장이 되어있더라, 지금까진.

도와줘요 제이미!!

We don’t have a unique methodology to follow in real large-scale applications. Normally once the business problem is defined, a research stage is needed to design the methodology to be used. However general guidelines are relevant to be mentioned and apply to almost all problems.

꺄르르륵

일단 직역도 의역도 아닌, 의미를 파악하기 쉬운 풀이를 써둘게.

실제 상황에서의 큰 규모, 그러니까 이용자가 많은 앱에 적용할 어떤 구체적인 방법론은 없다. 비즈니스상의 문제가 먼저 해결된 후에, 연구 단계를 따로 두어서 실제 상황에서 따를 구체적인 방법론을 고안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은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을 언급할 만하고, 그러한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은 거의 모든 문제에 적용 가능하다.

감사하므니다♡♡♡♡♡♡♡♡♡♡♡

역시 제이미형 짱짱 ㅋㅋ

결국 딱 정해진 방법은 없고 비즈니스적인 문제부터 정해진 후에 어떤 방법을 쓸지를 따르라는거양

여기서 말하는 방법이란 것의 범주는 이 문단 앞에 나와 있을 듯...

앱 개발자의 이야기임?

오 !

빅데이터 공부중!

우리집 실내화는 어디갔지? 아무도 안 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지금은 발이 안 추워서 내팽개쳤어요.

죠지마이클이 부르는 라스트 크리스마스는
아직도 듣는데
그의 죽음이 안타깝네요
오늘도 좋은 선곡 잘 듣고 갑니다 ㅎㅎㅎ

아, 그것도 Wham 시절 노래죠. 거의 누구나 좋아하는 캐롤을 직접 작곡했다는 게 참 대단한 일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ㅎㅎ

제 8살 냥이도 요로증상으로 특정 먹이만 먹이고 있어요.
의사말이 일반 켓풋은 더이상 먹이면 안된다고.
냥이들은 신장이 약해서 그쪽에 특히 예민한 것 같네요.

결석이 발견된 것은 아니길 ㅠㅠ

중성화를 일찍 한 남아가 일반적으로는 가장 취약하대요. 물론 연구결과는 그렇지만도 않다지만, 그런 연구는 샘플도 부족하고...현실에서 애묘인들이 많이 지적하는 내용이니까요.

우리 까뮤는 여아지만, 제가 데려오기 전에 있던 집에서 아마 개 사료를 그냥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이 있어요. 비만이었고...그러면서 눈도 썩 좋지 못하고... 어쩌면 개를 키우다가 추가적 비용을 크게 들어지 않고 덤으로 고양이를 키운다는 생각을 했는지도요ㅠ

물론 건강한 아이도 일시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변을 보지 않는 습성이 있기는 하죠. 말을 못하니 반려 동물은 항상 잘 살펴야 하는 것 같아요.

다행이 결석이나 크리스탈화가 되거나 하진 않았더라고요.
날까로운 책 모서리 같은 걸 씹는 버릇에 입가에 상처로 좀 오래 목에 콘을 씌워 놨더니 스트레스가 길어서 생긴 것 같은데 한번 그런 증상이 생기면 평생 소변에 좋은 특별 먹이만 먹어야 된다고.
냥이가 한마리면 먹이관리가 쉬운데 두마리라 딴애 먹이를 먹기도 하고 어떨땐 둘다 소변관리용 먹이를 먹기도 하고...ㅎㅎㅎ
아파도 인간이 돌보지 않으면 그냥 당하고 견뎌야 하는 동물들이라 더 가여울때가 ......

맞아요. 환경도 동물이 자연에 따라 살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이 인간에 맞게 조성해놨으니...반려동물의 가치를 인정했다면 최대한 돌봐주어야죠.

건강 잘 챙기세요...
옛날엔 조금씩 그랬는데 식사 규칙적으로 해서 잘 모르다가 아플 때 잘 안먹히고 하다보면 속 까지 뒤집어지는 느낌 올때가 생기더라구요. 안보고 싶은 느낌이네요 쿠션에 누워있는 냥이.. 통실해 보여요.

엇 감사합니다. 분명히 봤는데 댓글을 안 달았었군요! 요즘에도 속이 안 좋으신지...전 이 일기 쓰고 나서는 속이 쓰린 문제가 아직 없네요.

제 댓글에 오타가 있네요. 안아보고 싶은 느낌이었는데 안보고 싶다고...지금은 괜찮아요...

아하, 그런가 했어요. ㅎㅎㅎ 다행입니다.

아 저도 오해 하셨을까봐 화들짝했네요.ㅋㅋ

ㅋㅋㅋㅋ마약방석 아닌강 ㅋㅋㅋㅋㅋ
울강쥐도 있움ㅋㅋㅋㅋ

군뎅 식빵굽는 자세가 머얌?_?

애들이 많아서 마약 방석 여러개를 쓰고 있어. 사이 좋은 애들끼리 같이 눕지. ㅋㅋㅋ

식빵 굽는 자세는...고양이가 웅크리고 있을 때 뒤에서 보면 척추와 엉덩이 모양 때문에, 자르지 않은 식빵을 닮아서 나온 말이야.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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