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공존한다는 것 #3

in #kr-diary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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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아래 꼬리가 아홉이면 충분하다. 그래서 몬티와 세 아들은 중성화 수술을 했다. 번식력이 유독 뛰어난 것이 고양이인지라, 수술을 한다고 해서 남성 호르몬이 아예 멈추지는 않으며 교배 행위 자체는 가능한 상태이다.

어차피 임신의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여아들은 수술을 받지 않았다. 사실 임신의 문제 외에도 발정기가 찾아오면 이웃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울음소리를 낸다는 이유로 중성화를 감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도 나와 동거하는 이 고양이 가족 중에서 목소리를 크게 내는 아이는 없다. 남아와 달리 여아의 경우, 중성화 수술은 배를 갈라야 하는 아주 큰 수술이다. 그래서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피하고 싶었다.

게다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몬티의 둘째 부인 토니와 큰 딸 딘(딩딩이)을 제외하고는 발정기의 특징을 보이는 아이가 없었다. 최근에 와서는 막내딸 루까지도 티를 내게 됐는데, 이 아이는 좀 더 많이 우는 편이다. 게다가 아무도 하지 않는 마킹(극소량의 소변을 여기저기 뿌리기)을 한다. 이 아이는 어릴 적에도 가장 당찼는데, 발정기의 특징도 가장 튀는 것 같다.

루가 선호하는 마킹 장소는 패브릭이나 종이 소재인데, 자신에게 튀는 것이 싫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가죽이나 돌바닥 등에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희한하게도 자신이나 다른 아이들이 즐겨 앉거나 눕는 곳에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

원래 나는 거실에다가도 매트 등을 두어서 가끔 자거나 누워 뒹굴거리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런 것들이 희생이 되곤 했다. 특정 시기에만 유독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느꼈지만, 그 때는 루가 특별히 울거나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용의자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루가 울기 시작하면서 마킹 습관을 확인한 후로는 절대 옷이나 매트리스 등을 거실에 두지 않기로 했다. 새로 토퍼 담요 등을 깔고 나서 바로 빨래해야 하는 상황을 몇 번 겪고 나서 얻은 교훈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소변인 줄 알고, 혹시 건강상 문제가 생겨서 자꾸 그러는가 걱정을 했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때는 어느 놈이 그러는지도 명확히 알지 못했으니, 답답한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루가 발정기의 특징으로 울기 시작하면서, 이 아이들의 실체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 셈이다.

루와 반대로 딘은 정말 얌전하다. 작은 소리로 조금씩 우는데, 그것도 가끔 그러는 편이다.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울 때는 뭔가 '편안하게 해 달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느껴진다. 머리를 살살 만져주면, 손에 머리를 누이고 잠들곤 한다. 그러다가 아빠 몬티한테 가서 붙어서 잔다거나...루에 비하면 딘의 발정기는 너무나도 수월하다.

약 1~2주 정도의 발정기가 찾아오면 교배에 대한 자연적 욕구가 생겨서 우는 거라는데, 이는 사실 고양이들에게는 괴로운 상태라고 한다. 그래도 남아들에게 아직 약간의 남성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에 교배 행위를 가끔은 하고, 그 덕분에 그 시기가 대체로 무난하게 지나가게 된다.

이미 중성화가 된 남아들의 행동 패턴도 흥미롭다. 일찍 수술을 한 입양아 막내 몽땅은 아예 경험을 하기 전에 수술해서인지, 아예 시도도 하지 않는다. 이미 여러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본 경험이 있는 몬티가 그나마 가장 수월하게 교배 행위를 하지만, 그나마 그것도 참으로 귀찮고 피곤해 하는 티를 마구 내다가 겨우 하는 편이다. 수술 후 남성 호르몬이 아주 조금씩만 분비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둘쨰 부인 토니가 발정기를 겪을 때나 그러지, 딸들과는 그 행위를 하려들지 않는다. 동물에게는 근친 터부가 없는 것이 당연하건만, 서로 헤어진 적이 없이 계속 가족 형태를 유지해서인지 각자의 역할을 꽤나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부모 고양이는 부모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구는 것을 종종 본다.

그러나 여아의 발정기가 오면 결국 남아가 교배 행위를 해주는 편이 도움이 된다. 그래서 아이들의 이런 확실한 역할 자각이 걱정이다. 몬티의 아들 숀이나 젬조차, 같이 태어난 루보다는 다른 배(?)로 태어난 딘을 도와주는 일이 더 잦다. 만일 루가 점점 더 힘들어하는 것 같으면 수술도 고려할 수 밖에 없는데, 딘처럼 습관이 잘 자리잡길 바라면서 일단은 지켜보기로 한다. 고양이의 습관에 관해서는 오늘 내일이 다르고, 이번 주와 다음 주가 다른 것을 종종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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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성찬이구나ㅎ

역쉬 제이미님의 맛집 리뷰는 잼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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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한 집에 공존 VS 미파형과 한 지구에 공존

뭐가 더 힘들까??

난 후자.

둘이 컴뱃해라.

ㅋㅋㅋㅋㅋㅋㅋ

댓글 장인 인정!

후자때문에 인생이 고통이란걸 알게됨

곰돌이가 @newiz님의 소중한 댓글에 $0.017을 보팅해서 $0.006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3756번 $44.555을 보팅해서 $46.516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아홉마리면 그런문제도 상당이 신경 많이 쓰이실텐데 비교적 적절한 관계를 잘유지 하고 있나보군요
깜지는 7개월 쯤 수술했거든요 밖에서 감당할수 없는 사고를 방지 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가끔은 깜지의 아가를 볼수 없단생각을 하면 후회 되기도 하지만 산책시 남자애들 만날때 마다 그래도 하길 잘했단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ㅎ

다들 건강만 하면 집사들은 그저 바랄께 없지요^^

강아지 여아는 수술해서 좋은 점이 또 있죠. 유선종양 가능성이 차단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고양이는 애초에 유선종양 발병률이 굉장히 낮지만 개는 높은 편이죠.) 제가 키우던 강아지는 그걸로 아팠기 때문에 정말 후회가 되더군요...

그나저나 깜지가 여아인 걸 이제 알았습니다. ㅋㅋㅋ

대부분 그리 알고 계세요
상남자로 ㅋㅋㅋ

고양이는 유선종양 발병률이 낮은 편이었군요. 첫째만 데리고 온 후에 첫 발정기를 겪었는데 새벽 내내 너무 쩌렁쩌렁하게 울어서 결국 수술을 시켰어요. 그런데도 몇 달 후에 유선종양이 생겨서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ㅜㅜ

저런, 엄청 고생하셨네요. 큰 수술이라 변수가 너무 많을 것 같아요.

유선종양은 개에 비하면 거의 없는 편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저도 몇 안 되는 주변 고양이 키우는 분들 중에서 한 번은 본 적이 있으니...말 그대로 개보다는 낮을 뿐인 것 같아요. ㅠㅠ 비교하면 많이 낮다곤 하는데 수술 안한 개는 발병률이 제법 높은 걸로 기억하거든요.

아 ㅜㅜ 개는 꼭 시켜야겠네요.
유선종양 수술은 부위가 너무 넓어서 한 달간 거의 매일 병원에 드레싱하러 다녔어요 ㅠㅠ 그래도 수술이 잘 안되면 몇 개월 못 산다고 했는데 그게 벌써 7년 전이니. 애가 여기저기 잘 아프긴 한데 회복력도 좋아서 다행이예요.

네, 제 강아지는 그것도 급성으로 와서 수술도 불가한 상태였어요. 써니님네 첫째냥이는 그래도 어릴 때 수술을 받아서 잘 회복했네요. 다행이에요!

ㅋㅋㅋ마킹은 정말 답이없어...
닦으면 뒤에서 또 다리들고 마킹하고 ㅠㅠ..

포리는 남아였던가? 강아지 여아는 그런거 못 봤음. ㅎㅎ

다른 고양이들도 그렇겠지만, 우리 루는 몰래 안 볼 때 하니깐 더...ㅋㅋㅋ

남자애 ㅋㅋㅋ
카페트 그런거는 닦을때 어떤걸로 닦아?? 아예 세탁행인가 ㅠ

남아는 마킹 많이 하더라ㅠ

카페트는 아무리 닦아도 개한테는 냄새가 계속 나니깐 그 부분만이라도 빨아버리는게 좋긴한데...빨고 나서 한번 제거제도 뿌려봐. 난 루틴클리너라는 냄새 제거제가 효과가 좋은 것 같더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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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의쵸 공략패턴

쵸가 원딜인만큼 무조건 근접으로 유도해야함
1페이즈내선 회피 공 회피 공 방 공 회피 이런식으로 유도
가급적 거리를 벌리지말고 계속 붙어서 위방식대로 하면
생각보딘 쉬움
2페이즈가 문젠데
환영병사들 소환하는게 은근 거슬림
이때 미리받은 씨앗으로 환영정리하고
수리검을 던져 쵸를 땅에떨궈야함
그리고 인살로 마무리 지어야하니 무조건 개상남자 닥돌모드로 정신없이 뚜까패야함
위방식을 4~5반복하면 인살게이지가 차는데 그때 붙어서 마무리하면됨

ㅅㄱ

→←↙↓↘→ + A
아오소포겐~

앗 이 커맨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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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남아인데 일찍 중성화를 했어요.
살이 더 찐다던가 하는 변화도 없고...ㅎㅎ
가족이 많으니 신경쓸게 많네요.

부모님네 랙돌은 요로결석이 여러번 걸렸었는데 그런 일은
없으셨죠? 이게 중성화 일찍 한 남아에게 유독 잦대요...물론 어느 질환이나 가족력이 가장 큰 변수인 것 같구요.

신장관련질환은 물 많이 먹어야 해서...
사방에 물그릇 놓고 분수까지 설치했어요.
물은 잘 먹어서 그런 위험은 좀 줄어들 것 같아요.

아, 제 본가의 그 아이는 잘 안 마셔서 주사기로 먹여야 해요. 게다가 어릴 때부터 화장실 사용에 있어 유독 민감했답니다. 까탈스러우니까 소변을 참는 일도 있고 뭐 그랬던 듯 해요. 요로결석 엄청 힘들다던데 다행히 한 일이년 이상 재발은 안 했네요.

그 문제만 빼면 (그리고 새끼를 낳게 할 생각이 없다면) 이성을 알기 전에(?) 일찍 해주는 게 단연코 좋죠. 일찍 해버린 우리 몽땅이를 보면...현자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더군요.ㅋㅋ

그렇죠... 사냥만 좋아하는 현자... ㅋ

중성화.................ㅠㅠ 남일같지 않는건..무엇...ㅠㅠㅠ 엉엉...시키지마염...ㅠㅠ

ㅋㅋ간접적 고통이 혹시 느껴지십니꽈아.

..............지....직접적으로 느꼈기 때문에.....아는 고통입니다.....흨흨.......................아 슬프네....ㅠㅠㅠㅠ

반경 2km 내에 쥐, 벌레등은 찾아볼 수 없겠네요. +.+

가끔 방충망에 얘네가 뚫은 구멍으로 곤충 등이 들어오는데, 사냥합니다. ㅎㅎㅎ

음... 방충망 구멍은 노린걸 수도 있겠네요.. -.-;

밖에 새가 날아다니거나 해도 방충망에 매달리기 때문에...스틸로 만든 안전창을 따로 끼워놓거든요. 방충망만 달랑 있으면...잘못하면 매달릴 때 찢기면서 밖으로 추락할 수도 있어서요. 안전창엔 매달려도 상관이 없어요. 그래도 매달리면서 방충망에 작은 구멍이 몇 개 생기긴 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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