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친 여름의 일상🌞 - 2 아이

in #kr-daily6 years ago (edited)

 더위에 지친 여름의 일상 🌞

 이유 없이 피로하고 축 쳐지는 한여름,
‘아, 더워서 그런가봐’라는 핑계 섞인 말이 입에 붙은 여름 일상 정리하기



#2 아이


비디오로 지금의 나보다 어린 나이의 엄마가 나와 동생들에게 준 사랑을 느낀 것의 영향을 더해 부모가 되기 전 아이에게 사랑을 주는 걸 배우고 싶었다. 그리고 도움이 되고 싶은 순수한 마음을 더해 보육원에 방문했다.

나는 아이를 보면 너무 귀엽고 예뻐 친해지고 싶어하면서도 사실 그다지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낯을 가려 울거나, 자신에게 잘해주는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만 따르거나 하는 어쩌면 아이로서 당연한 행동들을 마주했을 때 나는 아이들에게 상처 아닌 상처를 받았던 것 같다. 말을 건네면 ‘싫어. 저리가’ 혹은 말을 아예 무시하거나, 내가 과자를 먹었다고 짜증을 내며 엄마에게 이르는 모습을 보는 건 썩 유쾌하지 않았다. ‘그래, 아이니까.’ 하고 충분히 넘어갈 수 있지만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생각하면 별로 용납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내가 엄마가 된다는 생각을 할 때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참아야 하는 모습을 먼저 떠올렸고 엄마라는 역할에 대한 준비와 시간이 꽤나 필요한 일이겠다 생각해왔다.

아이들을 만나러 가면서 ‘내가 낯설어 싫어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했다. 어릴 적 갓 태어난 막내동생을 처음 안고 인사하던 그 순간 동생은 내 품에서 울었다. 할머니는 ‘누나 품이 어색해 불편하지’ 하며 내 품에서 바로 동생을 데려갔고 그 때 나는 안는 행위가 아이에게 불편함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이후에 아이들을 안는 게 무서워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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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후원하기로 한 백일 된 아이를 만났다. 아이의 눈이 나를 온전히 담아내는 걸 보았을 때, 서툴게 전하는 나의 마음을 아이가 받아주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옹알이를 시작하는 백일 정도의 아이들부터 돌잔치를 앞두고 있는 아이들까지 신기함과 낯선 마음이 담긴 눈이 나를 보며 웃는다. 진부한 표현이라 생각했던 ‘천사 같은 아이들’이라는 표현이 와 닿는 순간이었다. 막 걸음마를 시작해 발을 띄기 시작한 아이도, 가만히 안겨 잠에 들던 아이도, 간식으로 바나나를 받아먹던 내내 내 눈을 보고있던 아이도 모두 천사다. 아이들은 내 모습과 방법에 상관없이 나의 사랑과 관심 그 자체를 소중히 받아주었다.

#주는 것과 받는 것

‘주는 것’이었다. 부모가 되고자 생각해볼 때 아이에게 줘야할 것에 대해 먼저 생각했다. 나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존재. 좋은 것을 주기 위해 필요한 경제적인 부분. 부모로서 우리 또한 선택하지 못한 유전적 질환과 외모를 혹시 나중에 아이가 원망하거나 싫어하진 않을까. 내가 과연 아이의 모든 걸 품는 사랑을 줄 수 있을까.

그런데 줄 준비가 아니라 받을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었나 보다. 최근 지인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엄마를 사랑하고 따르는 아이의 사랑을 받으면서 마치 신이 우리에게 조건없이 주는 절대적인 사랑을 처음으로 경험한 것 같다고. 어쩌면 아무런 조건 없이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내가 부모가 되었을 때 그 아이가 내게 줄 사랑이 아닐까. (물론 커가는 나이에 따른 유통기한은 있을 것 같지만)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내 아이의 사랑을 받을 준비가 되었는가. 그만한 자격은 있을까.
아이로부터 받을 절대적인 사랑과 그 바라봄에 어떤 사랑으로 보답해줄 수 있을까.
부모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배우는 작은 발걸음을 한 발짝 떼었다.


더위에 지친 여름의 일상🌞 - 1 비디오 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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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생각지도 못했어요. 항상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줘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조건없는 사랑을 주는 건 우리 아이였군요

아이가 있으신 분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제겐 아직 상상뿐이라 ㅎㅎ

하트 뿅♥뿅♥~!

bluengel_i_g.jpg Created by : mipha thanks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감사합니다 ^^
'스파'시바(Спасибо스빠씨-바)~!

진짜 공감합니다. 그 누구에게도 주어본 적 없는 조건없는 내리사랑. 그건 부모만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존재지요
그래서 애기愛気라고도 한답니다
아이 눈에 빨간 하트가 두 개 있어서 깜짝 놀랬어요~^^

오 그렇군요! 애기가 한자인 건 처음 알았어요! ㅎㅎ!!

아이를 후원하는 마음... 천사이십니다.😀👍

따스한 마음 갖고 갑니다^^

신농님 정말 좋은일 하시네요..
아이를 낳은 저도 못하는 일인데...

서서히 엄마의 길을 예행연습 하시나바요..
사실 엄마의 모성애는 하늘에서
뚝 하고 주는것 같은대요?...ㅎㅎㅎㅎ
홧팅입니다^^*

부모가 되서야 아낌없이 주던 부모님의 사랑을 알았습니다.내 아이도 지금은 그저 철부지겠지만 나중에 저와 같은 맘일꺼라 생각합니다.아이의 사랑을 받을 준비는 부모가 되는 순간, 준비가 되어 있는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천사네요, 천사!
부모가 된다는 건 참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그 이상으로 행복한 일이기도 하죠.
신농님의 아름다운 행보에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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