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났다...

어제 둘째 돌사진을 찍었다.
아내님 지인의 추천으로 간 곳인데 사장님의 스킬이 좋아서 빠르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고 사진들이 전부 잘나와서 상당히 만족했다.
사진을 선택한 후 나는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었고, 아내님은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진관을 개업한지 두달 밖에 안되서 홍보가 부족한데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사장님이 물었다.

"여기서 촬영한 지인 분의 추천으로 왔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요. 제가 홍보를 해드릴게요^^"
아내님은 대답했다.

...... 아내님의 답변은 자연스러웠지만 왠지 모르게 위화감이 느껴졌다.

'응? 어떻게? 아내님이 무슨 수로 홍보해 준다는거지?'
찰나의 순간, 내 의구심 따위는 가볍게 묵살된 채 아내의 일방적인 계약이 성사되고 말았다.

"남편이 블로그를 하거든요. 거기다가 홍보해 드릴게요."

오늘 아침 행복한 돌사진을 빙자한 사진관 홍보 포스팅을 쓰려고 컴퓨터를 켰다. 평소 습관대로 받은 댓글부터 확인한다.

하아......

깊은 한숨을 내쉬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일단 내 포스팅들이 안보이도록 지인들의 블로그를 리스팀하기로 했다.

띨띨... 안돼 최근 포스팅이 정상인게 없어 ㅠㅠ
스골... 안돼 이건 미친짓이야
미파... 안돼 이 bird낀 그냥 안돼
오이... 안돼 하...C발

절망적이다.
그래도 뭔가를 해야했다.
이대로 홍보 포스팅을 썼다간 사진관 사장님이 보유한 내 가족사진이 인질이 될게 뻔했다.
일단 정상적인 형들의 포스팅을 리스팀하고, 내 포스팅이 없으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테이스팀을 썼다. 분명 사진은 맛깔나 보이지만 무미 건조한 포스팅이 되었다. 이건 누가 봐도 다운보팅 감이다 ㅠㅠ

하아......
내가 할 수 있는건 한숨밖에 없는 것일까...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간절히 기도한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그럴수만 있다면 미파에게 영혼까지 팔수도 있을텐데...

하아... me친 놈들이 벌써 댓글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