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in #kr-book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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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로벨리의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이란 책을 읽었다. 이 책은 loop quantum gravity 의 창시자가 쓴 일종의 물리학 자서전과 같은 내용으로 자신이 어떻게 양자중력이란 분야를 연구하게 되었고 어떤 방식으로 어떤 방법으로 다른 연구자들과 만나 교류를 했고 연구했으며 어떻게 현재 자신이 있게 되었는가를 기초 물리학적 지식과 함께 서술해 나간다.

그의 과학에 대한 태도와 그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물리학적 관점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비록 나와 다른 결(나는 초끈이론>> loop gravity) 이긴 하고 그의 연구물들을 읽어 본 적이 없지만(그의 교재는 한번 서문만 읽어 본 적이 있다) 이전의 리 스몰린의 책들과 또 그의 이전 책들과 달리 이번 책은 좀 더 motivation 이 잘 담아있고, 그가 연구하면서 어떤 고민을 해왔는지가 잘 서술되어 있어 상당히 교훈적이었다.

사실 미국 뿐만 아니라 국내의 대부분 이론물리학자들 중에서 양자중력을 하는 사람들은 십중팔구(아니 백중 구십구) 초끈이론을 기반으로 한 사람들이며, 여러한 초끈이론을 벗어난 pure gravity 쪽을 하는 사람들 관점에서 봐도 로벨리나 스몰린, 그리고 아슈테카르(Ashtekar- 그는 그의 이름을 딴 variable 을 도입하여 Einstein 방정식을 새롭게 개발하였고, 중력의 해밀토니안을 기술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같은 방식을 접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두 사람 정도 있다고 해야 하려나? )

저자는 중력을 기반으로 양자역학을 흡수해 서술하는 loop quantum gravity 의 창시자이자 전문가이다. 어떻게 리 스몰린과 loop gravity 를 창조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꽤나 drastic 하게 서술되어 있다. 기술적으로 wheeler-dewit equation 의 특수해의 모습이 loop 였고 즉 중력장의 모습이 loop 라는 사실로 부터, wheeler-dewit equation 보다 더 근본적인 새로운 equation 을 만들어 냈고, 그 해(loop) 를 분석하여 loop quantum gravity 의 문을 열었다.

끈이론에서 closed string 과 open string 이 있던 것처럼, loop 는 질량이 있는 물체가 없으면 closed 있으면 open 이라는 property 를 가진다. (사실 나는 loop 이론을 잘 몰라서 어떤 상태가 loop 가 closed 이고 open 인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아무튼 loop gravity 에서는 공간을 loop 로 양자화 했다고 보고 이 loop 들 간의 interaction 으로 4대 힘이 등장한다고 본다) 그리고 loop 이론에서는 volume 의 알갱이를 위해 펜로즈의 spin network 기술을 사용하며, 이를 통해 공간 알갱이(?- 역시 직관적/비직관적으로 이 알갱이란 말이 제대로 와닿지가 않는다)가 loop 들의 intersection 에 있다고 한다.

뭐 loop gravity 에 대해서 워낙 아는게 없어서 사실 뭐 살을 붙일 만한 내용들이 거의 없다. 리 스몰린과 카를로 로벨리의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번역되는 이유는(사실 끈이론 대중서들이 요새 잘 안나오고 있고, 끈 이론의 연구가 사실 잘 안되고 있다고 한다) 시장 논리로도 설명되긴 하지만 뭔가 세력 다툼, 시대 변화 등의 이런저런 요소도 있다고 본다.

아직도 대부분의 arXiv(입자물리, 수학, 컴퓨터, 생물 등등 저널에 논문을 출간하기 전에 온라인에 올려 동료들에게 연구 결과를 무료로 공유하는 웹사이트)의 이론물리학 부분에는 끈이론 관련 논문들 투성이고, loop gravity 는 사실 잘 보이지 않긴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해선 많은 일들이 있었고(저자의 말에 의하면, 우주론 등 현상론에 이 loop gravity 를 활용하는 일들도 있다고 한다) 유럽이나(저자가 있는 프랑스, 전통적 중력의 강세 독일) 그리고 리 스몰린이 있는 캐나다 에서 양자중력(여기선 loop gravity) 를 전공하는 학생들과 연구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하니 그 기세를 올리고 싶었기도 하나보다.

저자는 끈이론이나 대통일 이론, 심지어 자신이 연구하는 loop gravity 도 사변적인 이론이라는 것을 언급하며, 과학의 재미(?)에 대해 이야기하며 책을 마무리 한다. 책 중간 중간 과학자의 태도나 과학을 바라보는 관점 이런 것들을 통해 (사실 이런 것들은 어떻게 보면 원론적인 이야기 이긴 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책 중간 중간 과학철학 내용이나, 이런저런 과학자(아무래도 저자가 이탈리아 출신의 물리학자라 이탈리아 물리학자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생각해보니까 우리가 아는 교과서에 나오는 갈릴레오 갈릴레이 이런 사람들이 이탈리아 사람이 맞네? ㅋㅋ 아 그러고보니 이탈리아에 교황청이 있고 그 주변에 자연스럽게 과학이 발전한 걸까? 아니면 도시국가 관련해서 메디치 가문들의 지원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이탈리아에서 자연스럽게 과학이 발전하게 된걸까 이것도 흥미로운 공부할 주제거리이다. ) 이야기도 있어서 전문적인 내용을 몰라도 책 전체의 흐름과 방향성을 이해하는데는 크게 문제가 없는 아주 읽기 좋은 책으로 얇은 볼륨에 비해 가격이 좀 있지만 (220쪽, 그러나 A4 사이즈도 아니고 작은 cover 로 16000 이라... 생각해보면 그의 전작들도 다 조그만 볼륨에 이정도 가격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기에 짧게는 2시간 길게는 3시간이면 읽을 수 있어서 물리학에 관심있는 일반인 혹은 물리학도들에게 충분히 권할만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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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존재할 수 있나요? ㅎ

아 저기서는 물리학 이론에서 시공간의 존재하지 않고 loop를 기본 단위로 하는 물리 이론을 전개해서 그래요. 조금 복잡한 이론인데 결국 loop 들의 interaction 으로 공간이 탄생하고(공간=시공간) 그 전에는 공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공간을 만들어내는 loop 들만이 존재)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책 제목을 만든 것이죠 [엄밀하게는 공간을 quantization 해서 loop 들이 등장했다고 보고 그러한 의미에서 더 이상 기존의 공간(시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죠]

loop gravity 의 경우 상대론 이론의 입장에서 공간을 양자화 하여 저런 형태의 철학을 가지고 있지만 끈이론의 경우 양자장이론을 기반으로 하여 string 이 어떤 시공간에 살고 있다고 가정하고 string 의 quantization 을 통해 particle 들이 등장한다고 가정해서 조금 상반된 견해를 가져요

관점의 문제이기도 하고 철학의 문제이기도 하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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