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이도 잘 커줘서 고마워

in #kr-baby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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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대문을 기꺼이 선물해 주신 영혼의 artist @leesol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 중에는 아이 하나만 낳고 그만 낳은 친구들이 많다. 아무래도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쉽지는 않으니 더 낳을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후배 중에는 애 하나였음에도 집에서 키워주는 아주머니를 구하는 것이 힘들어 몇십대 일의 경쟁을 뚫고 힘들게 들어온 직장을 그만 두는 친구도 있었다. 6개월도 안되어 아주머니가 세번이 바뀌니 아이가 정서적으로 적응을 못하고 이상 증세를 보이자 고심 끝에 사직서를 제출할 수 밖에 없었다.

또 다른 후배는 입주 아주머니한테 월 200만원 이상을 드리니 본인 월급에서 그 금액을 빼면 남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애들 크고 나면 진짜 돈이 더 필요할텐데 지금 육아문제로 직장을 때려치우면 경단녀가 되어 나중에 직장 구하기가 더 힘들어 지니 울며 겨자 먹기로 직장을 다닌다고 했다.

그에 비하면 난 참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엄마, 아빠보다 더 금이야 옥이야 키워주시는 조부모님이 계시니 말이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만약 나도 시부모님이 안 계셨더라면 아이를 너무 예뻐하긴 하지만 셋까지 낳을 생각은 꿈에도 못 했을 것이다.

신랑도 시아버님도 아이가 두살 정도까지는 주양육자 손에 키워야 한다며 그때까지는 어린이집이나 남의 손에 키울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셨기 때문에 첫째를 낳고 서울에서 근무할때는 한달에 한두번밖에 첫째를 볼수가 없었다. 그리고 첫째는 28개월 즈음에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나마 둘째는 주말마다 엄마,아빠, 오빠가 왔다 가면 고 조그마한것이 지만 놓고간다 느낄 수도 있겠다 싶어 18개월쯤 우리가 데려와 키웠다.

이번 주말에도 시댁 문에 들어서자 마자 우리 셋째가 엄마를 보더니 할아버지 품에서 방방 뛰며 함박웃음을 지어댄다. 좋어서 난리가 났다. 지난 연휴 마지막 날에 분명히 재워놓고 갔는데 밤새 울고 보채서 아버님,어머님이 힘드셨단다.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는데 9개월 밖에 안된 녀석도 엄마가 가까이에 없다는 것이 느껴졌나 보다. 추석 연휴동안 엄마랑 내내 같이 있다가 엄마랑 아빠, 형, 누나가 갑자기 없어지니 그럴만도 하다. 그 작은 녀석도 다음날엔 별로 웃지도 않고 기분이 별로였다니 한편으로도 안스럽기도 하다.

오늘도 주말 내내 고동나무의 매미처럼 엄마한테 딱 붙어서 기분 좋게 웃어주는 고 예쁜 녀석을 떼어놓고 돈 벌러 가기 위해 다시 집으로 간다. 돈 좀 벌겠다고, 좀 더 잘 살아보겠다고 이렇게 사는게 맞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아이들도 고생이고, 나나 신랑도 고생이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고생이다. 고생 안 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나중에 고생한 보람이라도 있어야 할텐데 말이다.

그래도 이렇게 걱정 안 해도 되게 잘 키워주시는 분이 계셔서, 아프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예쁨과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잘 커줘서 너무 감사한 일이다.

아들~ 우리 다음주에 다시 만날 때 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주렴.. 사랑한다. 이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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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도 새로운 걸 하나 보여준다. 일주일 사이에도 많이 켔다. 아직 혼자서는 못 앉지만 앉혀 놓으면 한참을 앉아서 논다.

    @ 2017. 10. 15.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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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happyworkingmom님은 이름이 @happyworkingmom이신 이유가 있으셨군요! 한국도 미국도 다 아이낳고나면 육아왼 직장 사이에서 갈등하는게 당연한듯해요. 특히나 요즘은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서 사건사고가 있기에 완전히 믿을수도없는 노릇이고... 전 나라의 복지가 좋아져 임신휴직이 확대되어 이런 고민들이 사라졌으면 해요. 그래도 해피월킹맘님은 복받으셨네요~^,^

Cheer Up! 음~? 흥미로운 포스팅이군요.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가족들 모두가 힘들지만 사랑으로 돌봐주고 있어서 그런지 웃는 모습이 더 이쁘게 보이는 것 같아요...ㅎㅎ 나중에 꼭 더 행복한 일들이 많아지실거라고 믿어요 ^^

아이가 참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네요 너무 귀여워요 ~~
시부모님에 대한 감사함과 아이에 대한 사랑 고민이 글에서 묻어나네요 ~~
지금 하고 있으신 것들이 좋은 열매로 아이와 가족에게 행복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제 자리에 앉았으니 곧 혼자서 앉다가 잡고 일어나겠네요 ^^

아니.... 총각이 뭐 이렇게 잘 알아 했는데.. 직업병이시겠군요.. 매일 아이들과 씨름하시는데... 사진 각도가 너무 잘못되어 전문가님이 보셨다니 조금 부끄럽사옵니다..ㅠ.ㅜ

안녕하세요 happyworkingmom님, 아이의 웃음이 정말 순수합니다 ㅎㅎ
마음이 편치 않으시겠지만 나중을 위해서 하신 선택이시니 앞날에 좋은
일이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사는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은 ... 어떤 상황에 처한 엄마든 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가질 수 밖에 없는 맘인거 같아요 ㅠㅠ 그래도 해피맘님이 쓰신데로, 손주에게 사랑 듬뿍듬뿍 주실 조부모님이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이고 좋은 상황이신 거...

글게요.. 아마 모든 엄마, 아빠의 숙제겠죠. 그나마 아이들이 그늘없이, 큰 문제없이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마워요. 친구 중에는 어렸을 때 할머니한테 맡겨 졌는데, 아직도 소극적인 아이가 있어서 엄마가 엄청 신경 쓰더라구요. 다행이죠. 뭐~~^^

아이코, 이리 이쁘게 미소를 날려주어 엄마는 물론 엄마를 염려하는
모든 가족에게 즐거움을 더하고.....,
다음주 방문 때는 꼿꼿하게 앉아 더 멋진 미소를 날려줄껍니다.
꼬맹이의 건강과 살펴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감사합니다^^

네.. 막내라 그런지 왜 이렇게 예쁘고, 이렇게 예쁜 유아기 모습을 더 볼 일이 없다고 생각하니 더 애틋하고 그러네요. 어머니가 이불가게를 하시는데, 주변 상인들 사이에서 송중기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네요..^^

아구 예뻐라
저런 아기를떼어놓고 가실 땐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지
그래도 이 다음엔 엄마 마음 알아줄 날이 있겠지요.
그래도 시부모님께서 맡아 돌보아 주시니 감사할 일이지요.
힘 내세요.

세상 모든 부모님들을 존경합니다

요즘에 육아문제가 참 ... ㅠㅠ 글에 언급하신대로 ... 조부모님도 커가는 아이들 감당하기가 육체적으로 힘드시겠지만 ... 그래도 현실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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